[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和而不同 (화이부동)
▶한자풀이
和: 화할 화
而: 어조사 이
不: 아닐 부
同: 같을 동


여러 사람과 두루 화합하되
바른 뜻은 꺾지 않는다는 의미
-《논어(論語)》

공자가 살던 춘추시대는 정치적으로 혼란했다. 주(周) 왕실의 권위가 흔들리면서 곳곳에서 제후국의 패권다툼이 생기고, 의(義)보다는 이(利)를 좇는 자들이 많아졌다. 공자의 극기복례(克己復禮)는 사사로운 욕심을 극복하고 예(禮)로 돌아가자는 것으로, 속세의 삿됨을 나무라는 뜻이기도 하다. 극기복례는 공자가 강조한 인(仁)의 핵심이다.

《논어》 자로편에는 ‘군자는 화이부동(和而不同)하고 소인은 동이불화(同而不和)한다’는 공자의 말이 나온다. 화이부동(和而不同)은 화합하되 자기의 소신이나 의로움까지 저버리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반대적 의미인 동이불화(同而不和)는 겉으로는 화합한 듯하지만 속으로는 딴 뜻을 품고 있다는 의미다. 군자는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모나게 행동하지 않지만 바르지 않은 생각까지 동조하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반면 소인은 교언영색으로 상대의 비위를 맞추지만 안팎이 다른 태도를 취한다는 거다.

작가/시인
작가/시인
공자는 군자와 소인을 대비시켜 군자적 태도가 인간이 추구해야 할 덕목임을 강조했다. ‘군자는 권세가 생기면 덕을 어떻게 베풀까를 고민하고, 소인은 권세가 생기면 권력을 어떻게 휘두를까를 생각한다’ ‘군자는 곤궁함을 굳게 견디지만, 소인은 곤궁해지면 나쁜 짓을 생각한다’ 등에는 공자의 인간철학이 담겨 있다. 연관된 고사성어 부화뇌동(附和雷同)은 ‘우렛소리에 맞춰 함께한다’는 뜻으로, 자신의 뚜렷한 소신 없이 그저 남이 하는 대로 따라가는 것을 이른다.

공자는 ‘얼굴빛을 바꾸고 말을 꾸미는 자에게는 인(仁)이 드물다’고 했다. 참된 인품은 안과 겉이 엇비슷해야 한다. 마주볼 때는 얼굴을 환히 하고, 뒤돌아서면 혀에 독을 품는 것은 소인의 전형적 태도다. 무리의 삿된 생각에 내 생각을 물들이는 것 또한 바른 처신이 아니다. 둥글되 나를 잃지 말고, 뒤돌아서서 낯빛을 바꾸지 말자.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和而不同 (화이부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