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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글기자

    현실에 갇히지 않는 이상을 가져야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realist)가 되자. 그러나 가슴속에 불가능한 꿈을 가지자.”(체 게바라)모든 생물체 중 오직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것, 그리고 가장 아름다운 것이라고 여겨지며 인류의 발전, 널리 보면 문명의 주요 원동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 ‘이상’이다. 밤하늘을 수놓은 별들 사이에 빛나는 인공위성, 날개가 없어도 하늘을 날고 싶었던 인간의 꿈을 실현시킨 비행기만 봐도 인류가 오직 현실만을 바라보고 살았다면 지금과 같은 세상의 발전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그런데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이념과 명분이라는 이상에만 매달리던 사람들이 고집과 독단으로 사고를 쳐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친 사례는 셀 수 없이 많다. 가령 극단적인 전체주의, 군국주의, 민족주의 등을 이상으로 섬기는 자들의 경우 전쟁, 테러, 독재와 같은 반인륜적 행위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것이 예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현실주의와 이상주의가 적절한 공생을 이루며, 이상의 실현에 대한 추구와 현실적인 실현 가능성에 대한 고려가 균형을 이루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고 또한 현실적인 태도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틀린 방향으로 가고 있다.최근에 현실주의자들은 “포기할 것은 포기하자. 포기하고 남은 것을 더 제대로 즐기면 된다”라고 말하고, 우리는 이것을 스스로와의 타협이라고 부른다. 환경이 좋지 않고, 아무리 궁핍해도 하고 싶은 마음만큼은 버리지 말아야 함에도 우리는 그 마음마저도 ‘포기’하고 있다. “어쩔 수 없다. 이게 현실이다”라는 명분으로 합리화된 전쟁, 빈부 격차, 기아 문제도 너무 많다. 이런 현실에 맞서 우리 모

  • 생글기자

    '북 콘서트'로 책에 더 가까이 다가가자

    광양여자고등학교는 이번 달에 제4회 북 콘서트(book concert)를 끝마쳤다. 올해부터 시작된 교내 북 콘서트 대회는 현재까지 잘 진행되고 있다. 교내 북 콘서트는 자율적으로 친구들과 한 팀을 꾸려 팀별로 자유롭게 책을 선정한 뒤, 팀원들 앞에서 발표하는 것을 말한다.북 콘서트를 준비하면서 선정한 한 권의 책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게 되고, 다양한 책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발표를 듣는 이 또한 책을 새롭게 알게 되고 나중에 또 그 책을 찾아 읽어보는 효과를 가져온다. 북 콘서트를 추진한 선생님은 아이들이 책에 더 흥미를 느끼고 다가가며, 무엇보다 친구들과 함께 협동하면서 북 콘서트에 참여함으로써 도전정신을 가지게 하고 싶었다고 말씀하셨다. 아직 횟수가 적은 북 콘서트이지만 주변의 반응 또한 좋고 선생님들도 와서 들으실 정도로 좋은 시간이 되고 있다.참가자들은 ‘과학이 우리에게 어려운 이유’ 등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발표했다. 북 콘서트를 들으면서 평소에 잘 알지 못했던 ‘과학’에 대한 지식과 시간을 내서 읽어보고 싶은 책들을 많이 알게 됐다. 또 북 콘서트에 참가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감상문을 쓰고 함께 들었던 친구들과 책에 대해서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책을 폭넓게 이해할 수 있었다.요즘은 어디를 둘러보나 모두 자그마한 휴대폰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다. 길을 가며 휴대폰을 봐서 사고가 날 정도로 사람들은 책보다 휴대폰을 많이 보지만 휴대폰은 우리 뇌의 활동을 적게 하고 심각한 중독을 불러올 수 있다. 반면, 책을 읽으면 상상력을 키우고 자기계발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독서는 스트레스를 해소해주고 뇌의 활동이 커지며 다

  • 생글기자

    남북관계 변화에 관심 가져야

    올해는 북한과의 관계에서 많은 발전이 있었다. 남북은 2007년 이후 11년 만에 정상회담을, 그것도 세 차례나 회담을 가졌다. 또한, 지난 11일 청와대는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의 송이버섯에 대한 답례로 제주 감귤 200t을 선물했다고 한다. 오랫동안 꽁꽁 얼어붙어 있던 남과 북의 관계가 점점 우호적인 관계로 발전해나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일들이다.남북관계를 좋게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관심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남북관계의 흐름에 발맞추어 현장체험학습으로 경기 파주에 다녀왔다. 파주는 북한과 매우 가까운 지역으로 맨눈으로도 북한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현장체험으로 도라산 전망대, 제3 땅굴, 임진각에 다녀왔다. 도라산 전망대에서는 남한과 북한이 동시에 보인다. 제3 땅굴은 1978년 10월 17일 적 갱도를 관통해 판문점 남방 4㎞ 지점에서 발견된 땅굴로, 남한과 북한의 관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다. 제3 땅굴은 군사분계선과 매우 가까운 곳으로 민간인에게 통제되다가 2000년대 초반에 민간인 출입이 가능해졌다. 임진각은 6·25전쟁과 분단의 아픔을 담고 있는 곳이다. 남한과 북한을 실제 오가던 경의선이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위 세 장소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남한과 북한의 관계에 정말 많은 외국인이 관심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분단의 당사자인 우리나라 국민보다 외국인들이 더 많을 정도로 분단에 관심을 두고 알아나가려고 한다. 또한, 남한과 북한은 먼 곳이 아닌 바로 옆에 있는 한 민족이라는 것을 되새기게 한다. 이 광경을 보면서 평소 관심을 두지 않고 있던 것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도 분단의 아픔을 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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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脫)코르셋'을 바라보는 두 시각

    ‘탈(脫)코르셋’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탈코르셋’은 1차적으로 보정속옷을 뜻하는 코르셋을 탈피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16세기 유럽의 귀족 여성들은 당시 사회가 만든 미(美)의 기준에 맞추기 위해 코르셋을 착용했다. 당시 여성들은 코르셋 때문에 장기가 비정상적으로 변형되는 등의 문제를 겪었다. 이로 인해 코르셋은 여성이 받는 사회적 억압이라는 의미를 상징적으로 갖게 되었다. 따라서 탈코르셋은 사회가 만들어 놓은 미(美)의 기준으로부터 탈피하고, 남 시선을 의식해 억지로 꾸미는 것을 멈추고자 하는 취지로 시작된 사회적 운동을 의미한다. 최근 일부 SNS 사용자들은 탈코르셋 해시태그(#)를 붙여 자신이 탈코르셋을 했다는 것을 인증하기도 한다. 이들은 긴 머리를 짧게 자르거나 화장품을 버리는 것, 치마를 입지 않는 것 등을 통해 자신의 의지를 드러낸다.이들은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남성들의 시선에서 벗어나고, 나아가 성평등 사회를 이루기 위해 탈코르셋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회가 말하는 ‘여성적’인 행동을 하는 것만으로도 여성의 인권은 더 낮아진다는 것이다. 뷰티 유튜버 배리나는 지난 6월 ‘나는 예쁘지 않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업로드했다. 해당 영상은 4개월 만에 조회수 400만 회를 기록했고, 많은 네티즌이 귀를 기울였다. ‘나는 예쁘지 않다. 그러나 예쁘지 않아도 된다. 예뻐지기 위해 자신을 혹사시킬 필요는 없다’라는 문구는 많은 네티즌의 공감을 샀다.탈코르셋에 대한 관심과 동조가 커질수록 반대 의견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들은 ‘내가 예뻐지고 싶어서 하는 행동인데 남이 무슨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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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몰카 공포증'이 없는 사회를 소망하며…

    촬영죄란 카메라나 그 밖의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수치심 등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하거나 그 촬영물을 배포, 판매, 상영하는 등의 죄를 말한다. 사회와 기술이 발전하면서 전자기기들 또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최근에는 집중해서 보지 않으면 알아차리지 못할 만한 크기의 렌즈를 가진 초소형 카메라가 판매되고 있다. 또한 몰래 촬영을 할 목적으로 제작된 차 키, 볼펜, 시계, 단추, USB 등의 모습을 한 카메라 또한 시중에서 비싸지 않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필요에 맞게 좋은 방향으로 사용한다면 아무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이것을 악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 문제이다.불법 촬영 수단들이 발전하면서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죄는 다른 성범죄들에 비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불법 촬영된 영상들은 대부분 인터넷을 통하여 유포되기 때문에 2차 피해가 심각하고, 범죄의 흔적을 쉽게 지울 수 없다. 사람들 사이에서는 몰래카메라의 줄임말인 ‘몰카’와 공포증을 뜻하는 ‘포비아’의 합성어인 ‘몰카 포비아’라는 말이 퍼지고 있다. 화장실이나 사람이 많은 곳에서 몰래카메라에 찍힐까 두려워하는 현상을 뜻한다. 불법 촬영이 사람들의 생활과 밀접해 있고, 표적이 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생활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에 따라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의 처벌 수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여기에 불법 촬영물을 삭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가해자에게 청구할 수 있다. 하지만 불법 촬영의 특성상 유·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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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한은 북측에 어디까지 허리를 숙여야 하나

    지난 9월 평양회담 당시 방북한 남한 측 기업인에게 이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지금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갑니까?”라는 무례한 발언을 내뱉은 것으로 전해져 파문이 일고 있다. 이는 처음 있었던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국민의 분노를 사고 있다. 본인들은 남한 초청자들을 맞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는데, 우리 측 기업 총수들이 빈손으로 왔다고 기분이 상해 대놓고 면박을 준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식사 자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이 있었다. 이 위원장의 무례한 발언은 지난달 29일 국정감사에서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밝힌 것이다.이 위원장이 남한 측 간부들과 만남을 가질 때 호전적인 발언을 한 것이 비단 이번뿐만은 아니다. 지난 10월5일 고위급회담 당시 시계가 고장 나 늦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에게 “시계도 관념이 없으면 주인 닮아서 저렇게 (늦게) 된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이 위원장의 무례한 발언은 이번이 네 번째가 되며 남한에 대한 북한의 태도에 공식적으로 항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이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여야가 진위 공방을 벌이고 있지만 남한의 대처와 북한에 대한 저자세에 대해서는 비판이 적지 않다.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은 지난 1일 이 위원장의 ‘냉면 발언’에 관해 국가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며 정부 차원의 사과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은 ‘냉면 발언’ 소식을 접한 뒤 이 위원장의 계속되는 무례한 발언에 “누구를 위한 대북정책인가”, “자존심 상하는 발언에 꼼짝 못 하는 정부”와 같은 분노가 섞인 글들을 SNS에 게시했다. 이 위원장의 발언만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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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꼰대'라는 이미지에 대한 위험한 편견

    최근 한 케이블방송 채널에서 젊은 연예인들을 출연시켜 그 사람에게 ‘꼰대’ 기질이 얼마나 있는지를 몰래카메라 방식으로 촬영한 후 10대, 20대, 30대 대표로 참석한 패널단에 보여주고 그들의 투표 결과를 통해 출연자가 꼰대인지 아닌지를 판명해보는 오락프로그램이 방송되고 있다.꼰대는 표준국어대사전을 찾아보면 늙은이를 이르는 은어, 또는 선생님을 이르는 학생들의 은어로 표기돼 있다. 요즘 학생이나 젊은 층은 자신의 경험을 일반화해 그것만이 옳다고 주장하며 남을 가르치려 드는 행동을 일컬어 ‘꼰대스럽다’고 하고, 온라인에서는 꼰대력을 측정하는 테스트도 등장했다. 이를테면 내가 틀렸을 리 없다, 내가 아는 것은 상대방도 당연히 알아야 한다, 묻지도 않은 걸 자꾸 가르친다(TMI: Too Much Information), 남이 틀린 건 반드시 지적한다 등의 문항에 대해 ‘맞다 vs 아니다’를 표시하는 식이다. 은어 꼰대에서 파생된 신조어와 이런 테스트가 매체를 타고 빠르게 퍼지면서 기성세대들은 꼰대, 오래된 것은 나쁜 것, 버려야 할 것이라는 이미지가 고착되고 있는 상황은 청소년들에게 기성세대에 대한 편견과 왜곡된 인상을 심어줄 수 있어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다.사람마다 다를 수 있는 의견이나 성향의 차이를 두고 세대를 나눠 꼰대라 칭하면서 한쪽은 옳고 다른 한쪽은 틀렸다는 식의 흑백논리로 다투는 일은 우리가 자신을 제한된 생각의 틀에 가두는 일이다. 앤드루 클레먼츠가 쓴《프린들 주세요》라는 책에서는 기발한 아이디어가 많던 한 아이가 따분한 선생님의 수업에 대항해 ‘펜’을 ‘프린들’이라고 불렀고, 그 엉뚱한 신조어가 전국적인 인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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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헨리 조지'식의 '토지 공유화' 경계해야

    옛날에 ‘하늘 아래 왕의 땅이 아닌 곳이 없다(普天之下莫非王土·보천지하 막비왕토)’는 말이 있었다. 과거에 국가는 토지를 국민 전체의 복리 증진을 위한 공동 기반으로서 공적 재화임을 고려해 그 소유와 처분에 대한 적절한 유도와 규제를 가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오늘날은 극소수 사회주의 국가를 제외하고는 토지를 공적 재화가 아니라 사적 재화로 규정하는 토지사유화를 인정하고 있다.진보성향의 국내 지식인들에게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진 미국의 사상가 헨리 조지(1839~1897)는 토지가 사유화되면 지주가 토지의 자유로운 이용을 제한하고 노동자들의 생산물 중 많은 부분을 지대로 빼앗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원천적인 권리가 침해된다면서 토지에 대한 천부적 공유권 회복을 위해 지대를 100% 징수하는 토지단일세를 통해 토지를 ‘공유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그는 어린 나이에 학업을 중단하고 선원으로 일하다가 대륙횡단철도 개통 소식을 듣고 금을 찾아 서부로 향했다. 그곳에서 대륙횡단철도를 따라 땅값이 급등하고, 입지 좋은 땅을 소수의 지주들이 장악하고 있는 현상을 목격했다. 어릴 적 그의 경험이 지대에 대한 불신을 키웠다고 볼 수 있다. 그의 논리 중 하나는 땅 없이는 노동, 자본, 산업이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토지에 대한 사유권 인정을 공기나 물에 대한 사유권 인정에 비유했다. 공기가 사유화된다면 노동의 산물에 대한 사유권 행사는 고사하고 생존 그 자체가 위협받는다는 것이다. 그는 또 토지를 가진 사람과는 아무도 공정한 거래를 할 수 없게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사유화된 토지를 몰수해 국유화하는 것은 결코 최선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