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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이웃을 '따라 배우고 싶은 사람'으로 대하자

    을 읽으면 신중한 언어생활을 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된다. 아울러 세상에 왜 이렇게 나쁜 사람이 많은지 화가 나고, 그런 사람에게 속수무책 당하는 사람들이 답답하고, 자신의 이득만 챙기는 이기적인 사람들에게 훈계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생각만 할 뿐 실천에까지 이르지는 못한다. 따라 하기 힘들지만 존경심을 불러일으키는 김예원 변호사는 ‘자기 스스로 권리 옹호가 불가능한 피해자’들을 10년 넘게 무료로 대리해왔다. 그는 의료사고로 한쪽 눈이 없이 자랐다. 부모님의 응원으로 기죽지 않고 열심히 공부해 변호사가 됐고, 피해자를 더 잘 돕기 위해 사회복지사 자격증과 성폭력전문상담원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누구보다 바쁘게 법정을 오가지만 무료 변론이다 보니 강의나 집필, 연구용역, 자문을 통해 수입을 보전한다. 정신을 차리기 힘들 정도로 분주하지만 피해를 당하고도 대응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으면 곧바로 출동해 시위도 하고, 철저한 준비로 재판에 임한다. 세 아이의 엄마인 김예원 변호사는 갓난아이를 맡길 데가 없어 아이를 안은 채 법정에서 변호하기도 했다.세심한 언어 사용 필요에는 여러 유형의 사람이 등장한다. 아직 사회를 잘 모르는 청소년, 정신적으로 약한 사람, 지체장애인,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아이 등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너무도 많다. 안타까운 것은 이들을 속이고 괴롭히고 등쳐먹는 악한 인간들이 훨씬 많다는 점이다. 김예원 변호사는 다양한 사례를 들어 보호해야 할 사람과 멀리해야 할 악한 사람을 구분해 보여준다. 지적장애가 있거나 사회를 잘 모르는 청소년들은 피해를 당하고도 대응을 못

  • 사진으로 보는 세상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 발표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국어와 수학, 탐구영역 선택과목이 없어지고 모든 수험생이 공통과목에 응시하며, 고교 내신 평가체계가 기존 9등급에서 5등급 상대평가로 바뀐다는 내용이 담겼다. 서울 주요 대학의 정시모집 인원을 40% 이상 유지하는 ‘정시 40% 룰’도 대입 안정성을 위해 유지하기로 했다. 강은구 한국경제신문 기자

  • 경제 기타

    팀별 성과 측정하면 서로 감시하는 긍정효과 생겨

    비대칭적 정보로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는 상황과 그로 인해 나타나는 문제점에 대해 지난주에 설명했는데, 이번 주에는 시장실패를 야기하는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한 방법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는 본질적 이유는 대리인의 감춰진 행동이므로 이러한 행동이 나타나지 못하도록 대리인의 행동에 대한 적절한 감시와 유인 설계가 필요하다. 도덕적 해이는 발생하는 시장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이 때문에 시장별로 구분해 대리인에 대한 감시와 대리인에게 유인을 제공하는 방법을 살펴봐야 한다. 서비스 상품은 비용을 나중에 지급해야상품시장 중 서비스의 공급 과정에서 나타나는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서는 서비스 공급자의 행위에 대한 감시와 서비스를 사용하는 비용의 지급을 최대한 나중에 해야 한다. 서비스 구매자가 자신에게 맞는 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서는 서비스의 공급 과정을 자주 살피면서 자신이 원하는 것에 대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 만약 서비스 사용료를 서비스의 공급 이전에 지급하면 서비스 공급자는 더 이상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이유가 사라지게 되어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서비스를 구매하는 입장에서 도덕적 해이의 발생으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서비스 사용료를 가능한 나중에 지급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현실을 보면, 운동시설이나 놀이공원 같은 대다수 서비스가 사용료를 미리 받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서비스 공급자들의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서비스 이용자는 서비스를 제공받는 과정에서 자신이 원하는 바를 적극적으로 요구해야 한다. 노동시장에서

  • 과학과 놀자

    어둡고 험준…착륙 속도 조금만 안 맞아도 추락

    인류가 달에 닿은지도 반세기가 지났다. 하지만 달은 여전히 인류에게 쉬이 닿을 수 없는 존재다. 지난 8월 20일 러시아가 쏘아 올린 무인 착륙선 '루나 25호'도 달에 착륙하지 못하고 달 표면에 추락해 완전히 파괴됐다. 지난 4월 일본 민간 기업이 개발한 ‘하쿠토-R 미션1’의 달 착륙선도 월면과 충돌해 통신이 두절됐으며, 2019년에도 이스라엘의 민간 달 탐사선 ‘베레시트’와 인도의 ‘찬드라얀 2호’가 달 착륙을 시도했지만 실패로 끝났다. 반세기 전의 기술로도 성공했는데, 인류는 왜 아직도 달 착륙에 애를 먹고 있는 걸까. 반세기 전과 지금 달 탐사에서 가장 다른 점은 착륙지다. 과거 미국과 러시아의 달 착륙선은 주로 달의 적도 부근에 착륙했다. 당시는 ‘달’이라는 가까운 존재에 누가 먼저 닿는지가 관건이었기 때문에 착륙 난이도가 가장 중요했고, 평지가 많고 밝은 달의 적도 부근이 착륙지로 선택됐다. 지금은 달 탐사의 목표가 완전히 달라졌다. 달에 착륙하는 순위를 경쟁하던 시대가 저물고, 달에서 자원을 발굴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이에 따라 목표 착륙지도 바뀌었다. 어둡고 험준한 ‘달의 남극’이다. 달의 남극엔 햇빛이 전혀 들지 않는 ‘영구 음영 지역’이 있어 얼음, 즉 물이 존재한다. 물을 구할 수 있다면 인류가 거주할 수 있음은 물론, 분해해서 수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로켓 연료를 지구에서 조달하지 않아도 된다. 이는 화성 또는 다른 외계 행성으로 나아갈 기지로 최적의 조건이다. 문제는 달의 남극이 달에서 가장 착륙하기 까다로운 지역이라는 점이다. 크레이터가 많아 험준하고, 운석이 달 표면에 충돌하며 만들어낸 미세먼지 때문에 시야 확보도 어렵다. 장

  • 경제 기타

    국가·기업 이해관계 따라 관세·비관세로 경쟁하죠

    미국 상무부가 “한국의 값싼 전기 요금이 사실상 철강업계에 보조금을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라며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에 상계관세를 부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정부가 상계관세 최종 판정에서 값싼 전기료를 이유로 관세를 부과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의 전기요금 인상 유보가 통상 문제로까지 비화한 것이다. - 2023년 10월 6일자 한국경제신문 - 미국 정부가 한국이 산업용 전기료 가격을 낮게 유지함으로써 철강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불공정’ 교역을 했다며 1.1%의 상계관세를 물리기로 했다는 기사입니다. 기업들은 미국의 판정에 석연찮은 점이 있다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제소를 준비하는 등 대응에 나섰습니다.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세계경제에서 관세와 무역장벽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지도 20여 년이 흘렀는데, 마치 벌금 같은 상계관세를 물리기로 했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요. 오늘은 자유무역의 시대에도 존재하는 무역정책들에 대해 공부해보겠습니다. 무역정책을 이해하려면 우선 자유무역과 보호무역의 개념을 이해해야 합니다. 자유무역은 정부가 무역에 개입하지 않는 상태를 말합니다. 각국이 비교우위의 원리에 따라 완전한 자유무역을 하면 세계경제 전체의 생산량이 극대화되고, 모든 나라의 후생도 커질 것이란 것이 자유무역주의자의 생각이지요. 반면 보호무역은 정부가 특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무역에 개입하는 것을 뜻합니다. 자유무역 이론은 현존하는 국가 간 자원, 산업구조, 사회 발전도 등의 격차를 고려하지 않기에 후발 국가들이 경제를 성장시키려면 국가가 무역에 개입해 자국 산업을 보호하거나, 해외시장에서 자국

  • 역사 기타

    이기면 남는장사…배상금 뜯어내며 침략전쟁

    그때까지만 해도 일본은 성실한 모범생이었다. 1868년 메이지유신부터 이토 히로부미가 서구식 내각 제도를 수립하고 초대 총리로 취임하는 1885년까지 일본은 하루도 쉬지 않고 근대화에 매진했다. 성실하게 두 번의 내전(보신 전쟁·세이난 전쟁)을 치렀고, 성실하게 구미(歐美)를 베끼며 내치를 다졌다. 이제 그만 성실해도 되련만 이들에게 뒤늦게 ‘중2병’이 찾아오면서 일본은 갑자기 성실한 불량 학생이 된다. 정한론(征韓論)으로 시작된 힘 자랑과 욕심 채우기를 전쟁이라는 최악의 방식으로 펼친 것이다. 외우기 편하게 이들은 10년 단위로 큰 전쟁을 치렀다. 1894년 청일전쟁, 1904년 러일전쟁, 1914년 세계대전이다. 전쟁 목록은 이게 다가 아니다. 큰 전쟁 사이마다 작은 전쟁이 있었다. 청일전쟁과 러일전쟁 중간에 타이완 정복전쟁과 의화단 전쟁을 치렀고, 러일전쟁 후에는 대한제국을 합병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의병 투쟁을 진압했다. 이후에도 일본의 전쟁 주도 성장은 계속된다. 세계대전이 휴전 상태로 접어든 1918년에는 시베리아로 출병해 1922년까지 주둔했고(남들은 다 철수), 1931년에는 만주사변을, 1937년에는 중일전쟁을, 1941년에는 대망의 대동아전쟁을 일으켰다. 말 그대로 전쟁으로 흥했다가 전쟁으로 망한 ‘전흥전망’의 나라가 19세기 말, 20세기 중반의 일본이다. 전쟁이 이익이 된다는 사실은 아편전쟁에서 배웠다. 자기들이 먼저 침략해놓고 상대가 반항하면 이를 진압한 뒤 배상금을 받아내는 수법이다. 청일전쟁에서 일본이 챙긴 배상금은 랴오둥반도를 반환하면서 받은 환부금 포함 3억6000만 엔이다. 일본 1년 국가 예산의 3~5년 치인데(재정 규모가 7000만 엔에서 1억 엔까지 책마다

  • 시사 이슈 찬반토론

    '긴축재정' vs '확장재정'…경제 어렵다며 예산지출 확대 맞나

    ‘건전재정 vs. 확장재정’.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를 거치며 한국에서 잦았던 경제정책의 논쟁거리다. 경제에서만이 아니라 정치 쪽에서도 계속된 상반된 주장이다. 한쪽은 경제가 어려운 만큼 정부 역할을 더 확대하자는 것이다. 즉 정부의 지출을 늘려가자는 게 확장재정론이다. 정부 소유의 국가적 부존자원이 없는 한국에서 지출 예산을 키우는 방안은 세금을 더 걷거나 나랏빚(국채)을 더 내는 것뿐이다. 예산지출 증가가 복지를 확장하고 경제 발전에 마중물이 된다는 논리다. 반면 긴축을 하자는 건전재정론은 정부 지출을 줄여 공공의 효율화를 꾀하자는 것이다. 천문학적인 국가채무를 줄이지는 못할망정 더 치솟지 않도록 일정 수준에서 관리해 더 어려운 시기를 준비하고, 미래 세대가 짊어질 부담도 줄이자는 것이다. 전년 대비 2.8% 증가한 2024년도 정부 예산안이 국회 심의를 기다린다. 예산지출을 줄일 때인가, 더 늘일 상황인가. 긴축재정 주장은 여전히 유효한가.[찬성] 불황 때 재정 확대로 서민 지원해야…미국도 정부 주도 '뉴딜'로 대공황 극복경제가 어려울 때일수록 재정 역할은 더 중요해진다. 부동산 담보대출 증가로 가계 빚은 사상 최대 규모이고, 코로나19 충격으로 산업 구조조정이 미뤄지면서 기업의 부실과 부채 역시 무서울 정도로 커졌다. 소비와 투자 확대가 중요하지만 민간 부문에서 그럴 여력이 확 줄어든 것이다. 민간 주도의 내수(소비+투자) 확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 그것이 재정의 중요한 기능이다. 정부의 지출예산 확대는 경제 살리기에서 마중물 역할을 한다. 대공황 때인 1933년 미국의 뉴딜 정책은 정부가 나서서 지출을 확대함

  • 교양 기타

    적을 잡으려면 왕을 먼저 잡아라 [고두현의 아침 시편]

    전장에 나아가며(前出塞·6) 두보 활을 당기려면 강궁을 당겨야 하고 화살을 쓰려면 긴 것을 써야 하느니 사람을 쏘려면 먼저 말을 쏘아야 하고 적을 잡으려면 먼저 왕을 잡아야 한다. 사람을 죽이는 데도 한계가 있고 나라를 세움에도 경계가 있는 법. 능히 적의 침략을 막을 수 있다면 어찌 그리 많은 살상이 필요한가. * 두보(712~770) : 당나라 시인 두보는 ‘출새(出塞)’라는 제목의 시를 9수 짓고 나서 후에 5수를 더 지었습니다. 여기에 ‘전출새(前出塞)’와 ‘후출새(後出塞)’라는 제목을 붙였죠. 전출새는 토번(吐蕃, 지금의 티베트) 정벌 등 당 현종의 영토 확장 전쟁을 풍자한 시입니다. 적을 잡으려면 먼저 왕을 잡아야 한다는 게 핵심 주제인데, 그만큼 애꿎은 병사와 백성의 목숨을 살리고 전쟁의 피해를 줄이자는 내용입니다. ‘가짜 화살’로 적장을 제거한 지혜이른바 ‘금적금왕(擒賊擒王, 적을 잡으려면 우두머리부터 잡아라)’은 병법 36계의 공전계(攻戰計) 제18계에도 등장하지요. ‘장순전(張巡傳)’에 나옵니다. 장순이 안록산의 반란군에 맞서 수양성을 지킬 때였죠. 적장 윤자기(尹子琦)는 13만 대군으로 성을 포위했습니다. 장순의 군사는 고작 7000여 명. 군량마저 바닥나 성이 함락될 위기에 놓였습니다. 장순이 병서의 ‘금적금왕’을 떠올렸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았고, 수많은 적군 가운데 적장을 찾기란 어려운 일이었지요. 그래서 묘책을 냈습니다. 그는 부하들에게 쑥대와 볏짚으로 ‘가짜 화살’을 만들어 적에게 쏘게 했습니다. 화살을 맞은 적들은 어리둥절했죠. 건초 화살을 집어든 적군 병사가 누군가에게 달려가더니 무릎을 꿇고 화살을 바쳤습니다. 이 모습을 본 장순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