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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습 길잡이 기타

    천문학 계산·모델링 쉽게 하기 위해 시작했죠

    고등학교 2학년 수학1 과목에 삼각함수 단원이 있습니다. 가장 먼저 마주치게 되는 개념은 ‘호도법’입니다. 그러나 많은 학생이 호도법을 배우는 이유에 의문을 품곤 합니다. “왜 각을 360도로 측정하지 않고, 굳이 호도법을 도입하는 걸까요? 90도가 편한데 왜 굳이 π/2로 표현하는 거죠?”라는 질문을 받곤 합니다. 이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겠습니다.바퀴를 360도로 정의하고, 360으로 나눈 것을 1도로 재는 육십분법은 고대부터 사용된 각도 측정 방법의 하나입니다. 그러나 이 방법을 처음 누가 정의했는지, 언제부터 이렇게 사용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이 방법은 고대 문명부터 사용해왔지만, 구체적인 기원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고대 문명에서는 천문학적 현상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데 이 방법을 사용했으며, 중세 유럽에도 동일한 방법이 계승되어 사용했습니다. 이러한 관행은 오늘날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그런데 갑자기 누가 호도법에 의한 각도의 단위인 라디안을 사용했을까요. 라디안을 처음으로 사용한 사람은 뜻밖에도 수학자가 아닌 제임스 톰슨이라는 물리학자입니다. 아이디어를 제공한 사람은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인 로저 코츠이고요. 천문학을 연구하면서 육십분법은 걸림돌이 되기 때문입니다.로저 코츠는 천문학의 계산이나 모델링 작업을 보다 간편하게 만들기 위해 호도법을 도입했습니다. 모든 연구에서 각도와 선분의 길이 단위가 다르기 때문에 불편했습니다. 이에 따라 각도도 선분의 길이와 비례해서 재는 방법에 대해 로저 코츠가 제안한 것입니다. 반지름의 길이와 호의 길이가 같을 때는 반지름의 길이와 상관없이 각도는 일정합니다. 이를 1라디안으로

  • 임재관의 인문 논술 강의노트

    인문·사회 주제에 대해 비교·평가하는 연습을

    오늘은 최근 4개년간 상위 12개 대학에서 출제한 논술 출제 주제와 물음 방식을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기본적으로 통합논술 주제 출제의 교과적 특성을 이해해볼까요? <표 1>은 대학교육협의회에서 발표한 자료의 일부입니다.이처럼 각 대학은 인문논술 출제를 통합사회와 일반사회 및 도덕에서 주로 출제하고 있습니다. 일반적 시각으로 볼 때, 고1 때 계열 구분 없이 배우는 통합사회를 제외하고 ‘생활과 윤리’, ‘윤리와 사상’, ‘사회문화’가 논술 선택자에게 유리하다는 통설이 크게 틀린 말은 아닐 수 있겠습니다. 실제로 교수 현장에서 본인이 선택하지 않은 과목의 개념에 대한 이해가 없거나 부족해 기본적인 개념에 대해 질문하는 학생을 종종 만나는데, 아마도 수능에서 선택하는 과목 위주로 공부를 집중하다 보니 그렇겠지요? 점점 지식의 편중과 격차 현상이 커짐을 느낍니다.하지만 자신의 선택과목이 생윤, 윤사, 사문이 아니더라도 그것 때문에 크게 걱정하거나 논술의 진입장벽으로 느끼지 않아도 됩니다. 실제로 출제되는 주제들에 대해 문제를 풀 때 배경지식을 절대적으로 요구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대부분의 개념 정보가 지문에서 제공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선행지식을 갖고 있느냐보다는 보편적인 인문사회적 주제에 대해 반복적으로 숙고하고 비교·평가 등의 사고를 해보면서 자기가 쓴 글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점검하는 기회를 갖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학교마다 출제 주제에서 원칙을 명시하고 있지는 않고, 기본적으로는 통합교과 내에서 출제하는 기조가 있으므로 보편적으로 기반이 되는 주제들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어

  •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吹毛覓疵 (취모멱자)

    ▶한자풀이吹: 불 취  毛: 털 모  覓: 찾을 멱  疵: 흠 자남의 약점을 악착같이 찾아내려는야박하고 가혹한 행동을 이르는 말  - <한비자>다산 정약용은 “곱게 보면 꽃이 아닌 풀이 없고 밉게 보면 잡초가 아닌 풀이 없다”고 말했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옷은 없다. 남의 눈 속 티끌은 들보만큼 커 보이고, 자신의 들보만 한 흠집은 티끌처럼 보이는 게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인지상정은 사람이면 누구나 갖는 보통의 정서나 감정을 가리키는 말이다.취모멱자(吹毛覓疵)는 ‘털을 입으로 불어가며 털 속에 있는 작은 흉터를 찾아낸다’는 뜻으로, 남의 약점을 악착같이 들춰내려는 야박하고 가혹한 행동을 이르는 말이다. <한비자(韓非子)> 대체편(大體篇)에 나오는 “털을 불어 작은 흉터를 찾는다(吹毛而求小疵)”에서 비롯했다. 취모구자(吹毛求疵)라고도 쓴다. 구(求)보다는 멱(覓)의 뜻이 더 강하다. 취(吹)에는 분다는 뜻과 부추긴다는 뜻이 함께 있다. 취모멱자는 “털어서 먼지 안 날 사람이 어디 있느냐”는 우리말 속담과 뜻이 서로 닿는다.중국인들은 말도 안 되는 모함을 하는 경우 “달걀에서 뼈다귀를 찾는다”는 말을 흔히 쓴다. 억지로 남의 작은 허물을 들춰내려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세상의 이치는 단순하다. 내게서 나간 것이 돌고 돌아 내게로 돌아온다. 내가 뱉은 험담은 돌고 돌아 내게로 다시 돌아오고, 내가 한 덕담 역시 돌고 돌아 내게로 돌아온다. “남을 대할 때는 봄바람처럼 따뜻하게 대하고, 자신을 돌아볼 때는 가을 서리처럼 냉정히 돌아보라”는 말이 있지만 실상은 정반대인 게 대다수의 처세다.혀는 뼈가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의사는 '처방하고' 환자는 '처방받는다'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기소된 오재원에게 두산 선수 8명이 수면제를 대리 처방해준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경찰이 전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에게 수면제를 대리 처방해준 혐의를 받는 두산 베어스 소속 등 야구 선수 8명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습니다.” 전 국가대표 야구 선수를 둘러싼 충격적인 마약 사건 소식이 지난 4월 내내 이어졌다. 이 사건과 관련해 ‘대리 처방’ 기사가 연일 전해지면서 우리말의 ‘비정상적’ 사용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능동과 피동 구별 안 해 ‘우리말 왜곡’독자들은 “두산 선수 8명이 수면제를 대리 처방해준 사실”, “대리 처방해준 혐의”, 이런 대목에서 뭔가 탁 걸리는 게 있을 것이다. 선수들이 ‘대리 처방’해줬다는 게 무슨 뜻일까? 진료 시 ‘처방’은 의사가 한다는 것을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에겐 이 대목이 이상한 것이다. 사건 초기에 많은 언론보도에서 ‘후배 선수들이 대리 처방했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사실은 “대리 처방받아준” 것이다. 이를 ‘처방하다’로 해 우리말 용법을 왜곡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사건의 의미를 파악하는 데 방해물로 작용했다. 커뮤니케이션 실패의 단서가 된 것이다.‘처방하다’는 능동사고 ‘처방받다’는 피동사다. 우리말에서는 능동사를 피동사로 쓰고 싶을 때 ‘-이/-히/-리/-기’ 같은 피동접미사를 붙인다. 또는 ‘-하다’ 동사류는 ‘-하다’ 부분을 ‘-받다/-되다/-당하다’ 같은 피동접미사로 바꿔 피동사를 만들기도 한다. ‘처방하다’와 ‘처방받다’는 한국인이라면 굳이 설명하

  • 학습 길잡이 기타

    코사인 법칙은 피타고라스 정리의 확장판

    수학 공부를 할 때 어떤 개념을 깊이 이해하고 다각도로 바라보는 것은 중요한 공부법입니다. 연습하는 유형 위주로만 공부한다면 학교 내신에는 유리할 수 있겠지만, 정작 수능형 문제에는 적응하기 어려운 것과 같은 이유입니다.오늘 소개할 내용은 수학 성적에 유의미한 변화를 만들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다만 따로따로 라고 생각한 것들을 큰 맥락과 흐름에서 이해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흥미로울뿐더러 통합적 이해에 한 발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중학교 1학년 때 삼각형의 결정 조건에 대해 배웁니다. 이는 삼각형의 합동 조건과 같은데, ① 삼각형 세 변의 길이를 알거나(SSS), ② 두 변의 길이와 그 끼인 각의 크기를 알거나(SAS), ③ 두 각의 크기와 그 끼인 변의 길이를 안다면(ASA) 그 삼각형 나머지 각의 크기와 변의 길이도 확정된다는 의미입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데, 정작 구하라고 하면 ‘어떻게 하는 거야?’ 싶은 것도 많죠.그중 가장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는 것은 위 조건 중 ①번의 SSS입니다. 세 변의 길이를 알면 삼각형이 결정됩니다. 무슨 짓을 해도 세 각의 크기는 바뀔 수 없이 하나로 고정되는 것입니다. 물론 이를 구할 수 있고요. 세 변의 길이만으로 삼각형 각각의 각의 크기를 구할 수 있다니, 새삼 아주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습니까?물론 삼각형을 그려놓고 각도기로 그 크기를 재서 구하는 방법도 있습니다만, 이런 방법은 수학자들이 원하는 것이 아니죠. ‘이론적으로’ 그리고 ‘완벽한’ 방법이 필요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학교 3학년 때 배우는 삼각비가 필요합니다. 특히 그중에서도 코사인을 사용합니다. 이는 직각삼각형

  • 영어 이야기

    장단점 또는 찬성과 반대를 말할 땐 'pros and cons'

    The conflict between HYBE Co. its label behind globally popular girl group NewJeans has sparked a debate on the pros and cons of the K-pop’s multi-label system.Their clash has brought to the surface the challenge facing the K-pop industry’s multi-label system, pioneered by HYBE, the company behind global sensation BTS. In the Korean entertainment industry, a label refers to a subsidiary under an entertainment company.Bang Si-hyuk, founder and chairman of HYBE, introduced the multi-label system after acquiring leading music agencies. Its local peer JYP Entertainment Corp. has also adopted the model, followed by SM Entertainment Co. last year. The multi-label model has been credited for the strong performance of K-pop idols and for generating a steady stream of profits for their parent companies.글로벌 인기 걸그룹 뉴진스의 소속사와 모회사인 하이브의 갈등으로 K팝 멀티레이블 제도의 장단점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이들의 충돌로 글로벌 센세이션을 일으킨 방탄소년단(BTS) 회사인 하이브가 K팝 업계에 처음으로 도입한 멀티레이블 제도에 대한 문제점이 표면화됐다. 한국 연예계에서 레이블이란 대형 엔터테인먼트사 산하에 있는 자회사를 말한다.하이브의 설립자이자 회장인 방시혁 대표는 유수의 음반 기획사를 인수한 뒤 멀티레이블 제도를 도입했다.국내 경쟁사인 JYP엔터테인먼트도 이 모델을 채택했고, 지난해에는 SM엔터테인먼트도 멀티레이블 제도를 채택했다.그동안 멀티레이블 제도는 K팝 아이돌의 큰 성공과 모회사에 꾸준한 수익을 내주는 모델로 평가되었다.해설최근 불거진 뉴진스 소속사이자 하이브 산하 레이블인 어도어 대표와 하이브와의 갈등은 K팝 업계에 자리 잡은 멀티레이블 제도에 대한 문제점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화제가 되었습니다.멀티레이블 제도

  • 최준원의 수리 논술 강의노트

    수능 전 논술로 경쟁률 유리…조건 충족시 합격가능성 높아

    홍익대학교는 수능 전에 논술고사를 치르기 때문에 비교적 논술 경쟁률이 낮아 그만큼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학교 중 하나다. 다만, 출제 범위가 미적분, 기하, 확률과통계를 모두 포함하고 있고, 실제로도 출제 범위에서 고르게 출제되므로 자신의 선택과목 이수 여부와 학습 계획을 고려해 응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특히 23학년도 이후로 1번 문항은 주로 기하에서 출제되고, 2번 문항은 확률과통계를 다루며, 3번 문항은 미적분에서 출제하는 등 출제 유형이 고정되어(문항 번호는 바뀔 수 있음) 이에 맞춰서 학습 계획을 세워 대비한다면 좀 더 효과적으로 홍익대학교 수리논술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홍익대학교 수리논술 대비전략 주요 포인트◀1. 시기별 학습 전략 세워 대비해야- 이수한 선택과목(기하/확률과통계)의 개념을 상반기 중에 복습- 수능전 고사를 치르므로 8-9월에 집중 대비해야2. 문항별 학습 전략 세워 대비해야 … 문항별 출제 유형 고정- 23‘ 이후 문항별 출제범위가 정해짐- 1번 문항-기하, 2번 문항-확률과통계, 3번 문항-미적분

  • 학습 길잡이 기타

    수학자들, 수백 년 머리 싸움 끝에 '근의 공식' 발견

    이차방정식 ax²+bx+c=0 (a≠0)의 근의 공식입니다. 중학교 3학년 때 배우는 이차방정식에서는 인수분해, 제곱근, 완전제곱식을 이용해 이차방정식을 풉니다. 이후 이차방정식의 근의 공식을 배우는데, 이 공식을 이용하면 간단한 계산으로 이차방정식의 근을 구할 수 있어 편리합니다.고등학교 1학년 때 나오는 삼차·사차방정식은 인수분해, 치환, 인수정리, 조립제법 등의 방법을 이용해 풉니다. 하지만 계산이 복잡하고 인수분해가 되지 않는 삼차·사차방정식을 어떻게 풀지를 고민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이차방정식의 근의 공식과 같이 삼차·사차방정식을 쉽게 풀 수 있는 근의 공식이 있는지 궁금해집니다.결론적으로 말하면, 삼차·사차방정식에도 근의 공식이 있습니다. 이 공식은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할 때 배운 기억이 있는데, 삼차방정식의 근의 공식만 해도 A4 용지 1페이지가 넘어갈 정도로 길고 복잡합니다.삼차방정식의 해법은 다음 공식을 이용한다.a³+b³+c³-3abc=(a+b+c)(a²+b²+c²-ab-bc-ca)=(a+b+c)(a+bw+cw²)(a+bw²+cw)여기서 w는 방정식 x³=1의 허근 중 하나이므로 w³=1, 1+w+w²= 0 을 만족한다.…(후략)삼차·사차방정식의 근의 공식은 누가, 어떻게 발견했을까요? 이 공식을 발견하기 위한 여러 수학자의 노력은 수학사에서 아주 유명한 이야기입니다.볼로냐 대학의 교수였던 스키피오네 델 페로(1465~1526)는 1500년경 x³+mx=n 꼴의 이차항이 없는 삼차방정식을 풀 수 있는 공식을 발견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학문적 도전을 하는 사람들과의 결전을 위해 공식을 숨기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임종 직전에 제자인 피오르(1506?~?)에만 가르쳐주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