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관의 인문 논술 강의노트

효율성·형평성 기출문제 풀이
[2025학년도 논술길잡이] 문제 읽고 답 구상, 답안과 대조하면 효과적
지난 시간에 이어 사회적 정의로서의 효율성과 형평성에 관한 문제를 다뤄보겠습니다. 효과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문제를 읽고 답을 스스로 구상해본 후 답안과 대조해보시기 바랍니다.

[문제] <제시문 1>~ <제시문 5>는 정의(正義)와 관련된 견해를 담고 있다. 이 제시문들을 서로 다른 두 입장으로 분류한 후, 각각의 핵심 논지를 서술하시오.

<제시문 1> 정의 관념의 핵심을 이루는 형평성(equity)은 통상 합당한 자신의 몫을 갖는 것 또는 모든 사람에게 마땅히 받아야 할 것을 준다는 ‘응보(應報)’의 의미를 담고 있다. 적절한 응보란 관련된 구성원에게 어떤 행위와 상황에 상응하는 보상이나 처벌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컨대 자본주의에서 적절한 보상은 재능과 결단력, 개인적 투자, 리스크 부담, 고된 노동, 그리고 실적과 관계된다. 한편 사람들이 자신의 몫을 다하지 못하거나 타인의 노력에 무임승차할 때, 또는 사기에 가담하거나 어떤 방식으로든 사전에 계약한 협약에 따라 살아가지 못할 때, 그들은 사실상 타인을 착취하는 것이며 타인에게 해악을 끼치는 것이다. 자본주의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열심히 일한 사람과 게으른 사람에게 동등한 보상을 하는 것이 형평에 어긋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제시문 2> 효율성의 가치는 윤리체계의 한 구성요소이지만 반드시 유일하다거나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법을 집행하는 법원은 효율성 이외의 다른 사회적 가치를 효과적으로 증대시킬 능력을 갖추고 있지 않다. 법의 해석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정의(正義)는 효율성 개념에 기반을 둔 것이며, 이는 법을 지배하는 가치임이 분명하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현실에서 불의라고 생각하는 경우를 살펴보자. 그것은 재판도 없이 유죄로 간주하거나, 정당한 보상도 없이 사유재산을 수용당하는 경우, 또는 부주의한 운전자가 손해를 끼친 피해자에게 손해배상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경우 등이다. 법이 이러한 행위를 부당하다고 판단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사회적 자원의 낭비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자원이 희소한 세계에서 자원의 낭비는 부도덕한 것으로 여겨져야 하기 때문이다.

<제시문 3> 평등한 기회란 가능하면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계획하는 데 방해가 되는 것으로부터 동등하게 자유로워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각자 자유를 행사하는 것이 다른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데 방해가 되거나 이를 제한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한다. 이 같은 기회의 균등에 위배되는 사례를 찾기는 어렵지 않다. 고용주나 지주가 사람을 인종, 성, 나이에 따라 차별한다면 그것은 명백히 기회균등을 위반하는 행위다. 또한 어떤 아이들은 시설도 좋고 실력 있는 교사들이 가르치는 학교에 다니고 어떤 아이들은 이와 비교도 안 되는 학교에 다닌다면 기회가 불균등한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이 차가 없어서 집 근처 구멍가게에서 물건값을 비싸게 지불해야 한다거나, 융자받을 때 자신의 차종, 성 혹은 거주 지역 때문에 비싼 이자를 내야 한다면 이때 기회는 균등하지 않다.

<제시문 4> 사람들은 자신들이 시민으로서 행복에 대한 동등한 권리를 지니고 있으며, 따라서 국가로부터 마땅히 동등한 관심과 존중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인식은 종종 형식적인 정치적 권리의 평등을 실현하는 차원을 넘어 삶의 조건 문제까지 포괄한다. 예를 들어, 시민의 권리를 누리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기본적 재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성립될 수 있다. 기본적 재화를 소유한다는 것은 모두가 자신의 권리행사에 필수적인 만큼 교육을 받고 빈곤에 의해 결정적으로 방해받지 않을 정도의 생활을 누린다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문제 제기는 결국 한 사회 내에서 자원의 배분을 둘러싼 논의로 이어진다. 사회적·경제적 불이익을 바로잡고 모든 이에게 성공할 기회를 공평하게 나눠주는 정책을 펴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제시문 5> 대부분의 사고는 과실(negligence)이라고 하는 법의 항목에 해당한다. 사고의 발생 확률과 예방에 드는 비용이라는 두 가지 개념을 활용해 1947년 러니드 핸드(Learned Hand) 판사는 명철한 분석을 법률에 적용했다. 핸드 판사의 과실 구분 방법은 다음과 같다. 상해를 입을 확률을 P, 상해로 인한 총피해액을 L, 예방에 드는 비용을 C라고 할 때 총피해액의 기댓값이 예방에 드는 비용을 초과할 경우, 즉 P × L > C일 경우에만 과실을 인정한다는 것이다. 이는 공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한계편익이 한계비용을 초과하는 한도 내에서만 안전설비에 투자하도록 법원이 유도함을 의미한다. 사람은 원한다면 대부분의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대다수 사람은 약간의 위험부담을 감수한다. 그 위험부담이 어떤 때에는 지나치게 높고 어떤 때에는 무시해도 좋을 정도로 낮은지를 결정함에 있어서 핸드의 공식은 참으로 유용하다. 해설 및 답안[해설] 이 문제에서 정의란 사회 구성원 사이에 형평성을 실현하는 것이라는 입장(제시문 1, 3, 4)과 사회의 효율성을 성취하는 것이라는 입장(제시문 2, 5)으로 분류해 각 입장의 내용을 요약해야 합니다.

우선 형평성의 관점에 해당하는 각 제시문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 정의의 기초로서 형평성, 즉 사회의 각 구성원이 각자에게 합당한 보상을 받는 것이 정의임

3: 정의는 사회 구성원 모두가 자신의 삶을 계획하고 추진하는 데 필요한 기회를 균등하게 갖는 것임

4: 현대사회에서 형평성의 의미는 사회 구성원 모두가 국가로부터 동등한 관심과 존중을 받는 것. 이는 구체적으로 사회 구성원 간에 이에 필요한 기본적 자원을 균등하게 배분하는 것임

한편 효율성 관점에서는 다음과 같은 두 제시문을 정리할 수 있습니다.

2: 효율성, 즉 자원이 희소한 세계에서 자원을 아끼는 것이 정의로운 것임.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정의의 일차적 취지임

5: 법원이 과실을 구분할 때 비용과 편익을 비교하여 비용이 편익에 비해 클 경우에만 과실로 인정하는 것은 효율성 정의를 실천하는 한 예임

[답안] 정의와 관련해 제시문 1·3·4는 형평성을 지지하는 제시문으로, 제시문 2·5는 효율성을 지지하는 제시문으로 분류할 수 있다. 우선 형평성을 지지하는 입장은 형평성을 적절한 응보라는 개념으로 이해한다. 관련된 구성원에게 상황과 행위에 걸맞은 보상을 해주는 것이 형평성을 달성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또한 형평성은 기회균등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이러한 형평성은 기본적인 자원배분의 형평성과 연결되어 논의할 수도 있다. 오늘날 시민들은 행복에 대한 동등한 권리를 국가로부터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정치적 권리를 넘어 삶의 조건 문제까지 포괄하는 양상을 띤다. 각자의 기본적인 행복이 방해받지 않을 정도의 부를 요구하는 입장은 기본적인 자원의 공평한 분배를 요구하는데, 이는 각자가 성공할 기회를 균등하게 가지는 데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2·5의 입장은 경제적 원리를 기반으로 효율성의 정의를 내세운다. 이에 따르면 법을 지배하는 가치도 효율성이다. 법이 불의라고 규정하는 각종 행위는 사회적 자원의 낭비를 일으키기 때문에 규제된다. 또한 효율성은 핸드의 공식처럼 과실을 구분하는 데도 사용된다.

임재관 대치유클래스 임재관입시논술 원장
임재관 대치유클래스 임재관입시논술 원장
이 공식은 과실을 비용과 편익 측면으로 정확하게 구분 지음으로써 사회가 한계편익이 한계비용을 초과할 때만 안전설비에 투자하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대부분의 사고인 과실을 사회가 효율적으로 예방할 수 있게 함으로써 정의를 달성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