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兵不厭詐 (병불염사)
▶한자풀이
兵: 병사 병
不: 아닐 불
厭: 싫어할 염
詐: 속일 사


적을 속이는 것도 꺼려하지 않다
전쟁은 계략을 써서라도 이겨야 함
- <후한서>

후한의 안제(安帝) 때 서북 변방에 사는 티베트 계통의 강족(羌族)이 기습 공격을 해왔다. 안제는 무도의 태수(太守) 우후에게 강족을 섬멸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우후는 군사 수천 명을 이끌고 진격했지만 군사 숫자가 만 명도 채 안 된다는 사실을 안 강족은 물러나지 않고 결전을 치르려고 했다. 강족보다 병력이 부족한 우후가 황제에게 지원군을 요청했다는 헛소문을 퍼뜨리자 강족은 진짜인 줄 알고 퇴각했다.

우후는 도망치는 강족을 쫓아 하루 100리 길을 가는 추격전을 강행하면서 휴식을 취하는 곳마다 솥의 수를 늘려갔다. 이를 의아하게 여긴 부하에게 우후가 말했다.

“솥의 수를 늘리는 것은 행군할수록 병력이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손빈(제나라의 병법가)의 병법에는 약하게 보여 적을 속이지만 나는 강하게 보여 적을 속이는 것이다. 병법은 상황에 따라 달리 적용해야 한다. 전쟁에서는 적을 속이는 것도 꺼려하지 않아야 한다(兵不厭詐).

우후는 강족과 대치하자 약한 활을 쏘라고 지시했다. 강족이 우후의 군사를 얕보고 접근하자, 우후 군사는 즉시 강한 활을 쏘며 진격해 큰 타격을 입혔다. 이는 <후한서>에 나오는 이야기로, 병불염사(兵不厭詐)는 전쟁에서는 상대를 속이는 것도 꺼려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속임수가 미덕은 아니다. 하지만 나라의 운명이 달린 전쟁에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승리를 거둬야 한다. 전술은 큰 싸움에서 상대를 기만하는 일종의 계책이다.

작가/시인
'인문 고사성어' 저자
작가/시인 '인문 고사성어' 저자
송나라 양공의 어짊을 뜻하는 송양지인(宋襄之仁)은 반대 의미다. 양공이 싸움터에서도 인의(仁義)가 있다고 주장하며 초나라 군사가 강을 건너고 대오가 정비되기를 기다려 공격했다 대패한 고사에서 유래한 말로, 어리석은 대의명분을 내세우거나 불필요한 인정을 베푸는 것을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