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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烏之雌雄 (오지자웅)
▶한자풀이 烏: 까마귀 오 之: 갈 지 雌: 암컷 자 雄: 수컷 웅까마귀의 암수를 구별하기 어려운 것처럼시비나 선악을 가리기가 어려움을 이름-<시경><시경(詩經)>은 춘추시대의 민요를 중심으로 하여 엮은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시집이다. 공자가 311편을 간추려 정리한 것으로 전해진다. ‘소아(小雅)·정월’ 편은 모두 13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소인배들에 의한 정치적 혼란 상황과 그로 인해 충직한 사람들이 겪어야 했던 고통을 한탄한 내용들이다. 5장에는 정월(正月)이라는 시가 실려 있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산을 일러 낮다고 하지만, 산등성이도 있고 언덕도 있네. 백성의 거짓된 말을 어찌하여 막지 못하는가? 저 옛 늙은이 불러 꿈을 점쳐 물어보네. 저마다 자기가 성인이라 하는데, 누가 까마귀의 암수를 구별할 수 있으리오(謂山蓋卑 爲岡爲陵 民之訛言 寧莫之懲 召彼故老 訊之占夢 具曰予聖 誰之烏之雌雄).”보통 새들은 수컷이 암컷보다 깃털도 화려하고 몸통도 더 크지만, 까마귀는 암수가 그 형태나 빛깔이 거의 똑같고 몸통도 수컷이 조금 더 클 뿐이어서 서로 구별하기 어렵다. 세상이 혼란할수록 참과 거짓, 흑과 백을 구별하기 어렵다.여기서 유래한 수지오지자웅(誰之烏之雌雄)은 “누가 까마귀의 암수를 구별하겠는가”라는 말로 옳고 그름, 선하고 악함, 현명하고 어리석음 등을 명확하게 가리기 어려운 경우를 비유하는 말로 사용된다. 흔히 오지자웅(烏之雌雄)으로 줄여 쓴다.혜안(慧眼)은 사물을 꿰뚫어보는 안목과 식견이다. 참과 거짓, 백과 흑을 구별할 줄 아는 눈이다. 삿된 욕심은 혜안을 흐린다. 흑을 백으로 보고 거짓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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杜漸防萌 (두점방맹)
▶한자풀이杜: 막을 두 漸: 차차 점 防: 막을 방 萌: 싹 맹애시당초 싹이 나오지 못하게 막다좋지 못할 일의 조짐을 사전에 제거함- <후한서>후한 화제(和帝) 때의 일이다. 조정의 고위관직은 두태후(竇太后)의 친정 식구들이 전부 차지하고 권력을 독점해 다른 대신들은 들러리에 불과했다. 그 폐해를 알면서도 후환이 두려워 모두 입을 닫았다.물이 끓으면 넘쳐 흐르는 법. 임금에게 직언하는 대관(臺官) 정홍(丁鴻)이 분노를 참지 못하고 나섰다. 그는 유창하면서도 논리정연한 언변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었는데, 황실 외척의 국정농단이 방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생각했다. 기회를 잡은 정홍이 주위 신하들을 물리친 채 목숨을 버릴 각오로 황제를 독대해 진언했다.“폐하, 그릇된 일도 즉각 바로잡으면 쉬이 풀리지만, 뒤로 미루면 점점 손댈 수 없게 되어 끝내 수습 불능에 이르고 맙니다. 송구스럽게도 지금 조정의 사정이 그러하오니, 폐하께서 바로 두점방맹(杜漸防萌)하시어 두씨 일족의 국정농단을 바로잡지 않으시면 큰 후환이 될 것입니다.”화제가 정홍의 간언을 받아들였다. “내 잘 알겠소. 그럼 어찌하면 좋겠소.”정홍이 해법을 제시했다. “두씨 일족을 조정에서 내치시고, 폐하께서 친정(親政)을 시작하시어 태후마마의 국정 간섭을 막으십시오. 이와 함께 어질고 유능한 선비들을 등용해 빈자리를 채우고 폐하를 보필하게 하시면 나라가 곧 안정될 것입니다.”화제는 정홍의 의견을 따라 다양한 개혁조치를 시행했다. <후한서>에 전해오는 고사다.두점방맹(杜漸防萌)은 애초에 싹이 자라지 못하게 막음으로써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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唯唯諾諾 (유유낙낙)
▶ 한자풀이唯: 오직 유 唯: 오직 유 諾: 대답할 낙 諾: 대답할 낙어떤 요구를 저항 없이 바로 승락하다상대에게 잘보이기 위해 시비를 따지지 않음 - <한비자>한비자(기원전 280~233)는 춘추전국시대 법가의 대표적 인물이다. <한비자>에는 팔간(八姦) 편이 있는데, ‘여덟 가지 간악함’이라는 뜻으로 국가나 군주의 권력을 위협하는 음모를 설명하고 있다.귀부인이나 총애하는 여인처럼 한 침상을 쓰는 자들(同床), 근신이나 광대처럼 군주 곁에서 모시는 자들(在旁), 군주가 친애하는 친인척이나 조정 관리들(父兄)로 인한 음모, 군주가 누각이나 연못을 꾸미거나 어린 미녀나 동물을 애호하는 데 빠져 재앙을 키우는 것(養殃), 간신이 백성에게 선심을 써서 군주보다 인기를 얻는 것(民萌), 변설과 말재간으로 군주를 흔드는 것(流行), 간신이 자기 무력을 키워 군주의 위엄을 넘보는 것(威强), 주변국을 이용해 간신이 다른 군주에게 아부하여 대국을 섬기게 만들고 자기 권세를 군주보다 키우는 것(四方) 등 여덟 가지다.그중 재방(在旁)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무엇을 재방이라 하는가. 광대(優笑)나 난쟁이(侏儒), 좌우의 근신처럼 군주의 곁에 머무는 자들이다. 이들은 군주가 명하지 않아도 ‘예, 예’ 하고 시키지 않아도 ‘알겠습니다’ 한다. 미리 생각하여 군주의 뜻을 받들고 군주의 안색을 살펴 군주의 마음보다 앞서는 자들이다. 이들은 모두 똑같이 응하고 대답하며 똑같은 말과 똑같은 술수로 군주의 마음을 움직이는 자들이다. 신하가 금옥(金玉)이나 애호하는 물건으로 이들을 사적으로 섬기고 밖으로 이들을 위해 불법을 행하여 군주에게 나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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優孟衣冠 (우맹의관)
▶한자풀이優: 뛰어날 우 孟: 맏 맹 衣: 옷 의 冠: 갓 관'우맹이 의관을 차려입다'는 뜻으로 그럴듯하게 꾸며 진짜처럼 행세함 - <사기>춘추시대 초나라의 악인(樂人) 우맹은 풍자하는 말로 사람들을 잘 웃겼다. 재상 손숙오가 그의 현명함을 알아보고 잘 대해주었다. 손숙오는 병석에 누워 죽기 전에 아들에게 “내가 죽고 나면 너는 틀림없이 빈곤해질 터이니, 우맹을 찾아가 ‘제가 손숙오의 아들입니다’라고 말하거라”라는 유언을 남겼다.몇 년이 지나자 그의 아들은 과연 곤궁해져서 생계 수단으로 땔나무를 팔았다. 아들은 우맹을 찾아가 “저는 손숙오의 아들입니다. 부친께서 돌아가실 때 빈곤해지면 당신을 찾아가라고 당부하셨습니다”라고 말했다. 우맹은 이때부터 손숙오처럼 의관을 갖추고 몸짓과 말투를 흉내 내기 시작해 1년쯤 지나자 손숙오와 똑같이 행동할 수 있었다.우맹은 장왕이 베푼 주연에 참석해 만수무강을 축원했다. 장왕은 매우 놀라며 손숙오가 환생한 것으로 여기고 그를 재상으로 삼으려고 했다. 그러자 우맹은 아내와 상의한 뒤 3일 뒤 다시 오겠다고 했다. 3일 뒤에 돌아온 우맹이 장왕에게 말했다.“아내가 초나라 재상은 할 만한 것이 못된다고 하였습니다. 손숙오 같은 분은 충성을 다하고 청렴하게 생활하며 왕이 패자(覇者)가 될 수 있도록 보좌하였습니다. 그러나 그의 아들은 송곳을 꽂을 만한 땅도 없이 가난하게 살면서 땔나무를 팔아 연명하고 있습니다. 손숙오처럼 되느니 차라리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이 낫습니다.”이에 장왕은 잘못을 사과하며 손숙오의 아들을 불러 침구(寢丘) 땅 400호를 봉토로 주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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弋不射宿 (익불사숙)
▶한자풀이弋: 주살 익 不: 아니 불 射: 궁술 사 宿: 묵을 숙밤에 잠들어 있는 새는 쏘지 않는다이익을 위해 무자비한 행위를 하지 않음- <논어><논어(論語)> 술이 편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공자께서는 낚시질은 하되 그물질은 하지 않으시며 주살질은 하되 잠자는 새는 쏘지 않으셨다(子 釣而不綱 不射宿).”공자는 젊은 시절 집이 가난해 직접 물고기를 잡고 사냥을 한 적이 있다. 이때 공자는 낚시나 화살로 한 마리씩 필요한 만큼만 잡았고, 촘촘한 그물을 물에 가로질러 쳐서 무분별하게 물고기를 잡지는 않았다. 또 밤에 몰래 잡을 생각으로 나뭇가지 위에 잠들어 있는 새를 쏘아 죽이지 않았다. <논어>의 주석서인 <논어집주(論語集註)>와 <논어주소(論語註疏)> 등에서는 공자의 이 같은 행동을 그의 인자함(仁)으로 풀이했다. 부모를 봉양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물고기를 잡지만 많은 것을 탐하지 않고, 제사 음식을 마련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사냥을 하지만 함부로 살생을 많이 하지 않는 것이 옳다는 말이다.<논어>에는 옳은 정사(政事)란 무엇인지 묻는 당대 제후인 왕들의 질문에 대한 공자의 현명한 의견과 그가 제자들에게 가르치고 당부하는 훈계의 말이 많지만, 공자의 작은 행동 속에서 본보기로 삼을 만한 어진 마음과 훌륭한 인품을 엿보고 배우고자 한 제자들의 기록도 있다. 이익을 보면 그 이익이 의로운지를 먼저 생각하라는 견리사의(見利思義)가 대표적이며, 위의 이야기 또한 그중의 한 예다.익불사숙(不射宿)은 ‘활로 사냥을 해도 밤에 잠들어 있는 새는 쏘아 맞히지 않는다’는 뜻으로, 유교의 성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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畏首畏尾 (외수외미)
▶ 한자풀이 畏: 두려워할 외 首: 머리 수 畏: 두려워할 외 尾: 꼬리 미목을 움츠리고 꼬리를 사리다남이 아는 것을 아주 두려워함 - <춘추좌씨전>춘추시대에 진(晉)나라와 초(楚)나라는 서로 패권을 다투면서 주변의 약소국들을 위협했다. 기원전 610년에 진나라 영공(靈公)이 소국들을 소집했는데, 정(鄭)나라는 이웃한 초나라의 눈치를 보느라 참석하지 못했다. 이에 진나라는 정나라가 초나라 편에 설 것이라 판단하고 정나라를 공격할 채비를 했다. 이 소식을 접한 정나라의 공자 가(家)는 진나라의 대신 조돈(趙盾)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우리 군주는 그동안 귀국의 군주를 잘 섬겨왔으나 지금 귀국에서는 ‘너희는 아직 내 마음에 차지 않는다’라고 말하고 있으니, 우리나라는 이제 망할 일만 남았습니다. 옛사람이 말하기를 ‘머리가 어찌 될까 두려워하고 꼬리가 어찌 될까 두려워한다면, 온몸에 걱정스럽지 않은 곳이 어디 있겠는가(畏首畏尾 身其餘幾)’라고 했고, 또 ‘사슴은 죽을 때 소리를 고르지 않는다’라는 말도 있습니다. 소국이 대국을 섬김에 대국에서 덕을 베풀면 소국이 도리를 지키지만, 덕을 베풀지 않으면 사슴처럼 되고 맙니다. 쇠몽둥이에 맞아 험한 곳으로 도망치느라 다급한 마당에 고운 소리를 낼 겨를이 어디 있겠습니까?”공자가 편찬한 것으로 전해지는 <춘추>의 대표적 주석서 중 하나인 <춘추좌씨전>에 전해오는 이야기다.정나라는 지금까지 진나라를 잘 섬겨왔지만 지나치게 핍박당하면 하는 수 없이 초나라에 의탁해 진나라에 맞설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이에 진나라는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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愚夫愚婦 (우부우부)
▶한자풀이愚: 어리석을 우 夫: 남편 부 愚 : 어리석을 우 婦: 아내 부어리석은 남편과 어리석은 아내평범한 남녀나 백성을 이르는 말 - <서경> <서경>은 고대 중국의 요순(堯舜) 임금 시절부터 하(夏)나라, 은(殷)나라, 주(周)나라에 이르기까지 각 제왕의 정치와 관련한 글을 모은 것이다. <서경> 오자지가(五子之歌)는 ‘다섯 형제의 노래’라는 글로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순임금에게 천하를 물려받은 우(禹)임금이 하나라를 세웠는데, 그 아들인 계(啓)가 왕위를 계승하고 그다음으로 계의 아들인 태강(太康)이 군주가 되었다. 그러나 태강은 유람과 사냥을 즐기며 백성과 나라를 돌보지 않았다. 어느 날 낙수(洛水) 남쪽으로 사냥을 나간 태강은 백성을 살피지 않는 군주를 달갑게 여기지 않은 제후국 유궁(有窮)의 후예(后)에게 쫓겨 돌아오지 못하게 되었다. 낙수 북쪽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던 다섯 아우와 모친은 원망의 마음으로 하나라 왕조의 시조인 우임금의 훈계 내용을 담은 노래를 불렀다.“백성은 나라의 근본이니, 근본이 튼튼해야 나라가 편안하다. 내가 천하의 백성을 둘러보건대, 아무리 어리석은 남자, 어리석은 여자라 하더라도 한 사람이 나를 이길 수 있느니라(予視天下 愚夫愚婦 一能勝予). 임금 한 사람이 여러 번 인심을 잃었으니, 백성들의 원망을 어찌 꼭 밝게 드러내야 알겠는가. 원망이 드러나기 전에 미리 조처해야지.”우임금의 훈계를 빌려 자신의 향락에만 빠져 백성을 돌보지 않은 태강의 잘못을 지적한 것이다. 군주의 위치에 있으면서 덕행을 베풀지 않고 백성 한 사람 한 사람을 귀하게 여기지 않아 나라 전체를 위기에 빠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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吮癰舐痔 (연옹지치)
▶한자풀이吮: 빨 연癰: 종기 옹舐: 핥을 지痔: 치질 치고름을 입으로 빨고 항문을 혀로 핥다역겨운 일을 하면서까지 아첨함을 비유 -<장자>송(宋)나라 조상(曹商)이란 자가 왕명을 받아 진(秦)나라에 사신으로 가게 되었다. 떠날 적에는 송나라 왕에게서 몇 대의 수레를 얻었을 뿐이었는데, 진나라 왕이 그를 좋아하여 수레 100대를 하사했다. 귀국 후 조상은 장자(莊子)를 만나 자랑스레 말했다.“가난한 시골 마을의 비좁고 지저분한 뒷골목에서 살면서 짚신을 삼아 겨우 입에 풀칠하고, 비쩍 마른 목에 누렇게 뜬 얼굴을 하고 사는 것은 내가 잘하지 못하는 일이네. 그러나 한 번 만승 대국의 군주를 깨닫게 해서 나를 따르는 수레가 100대나 되게 하는 것은 내가 잘하는 일이라네.” 조상의 말을 들은 장자가 나무라듯 말했다. “진나라 왕이 병이 나서 의사를 부를 때 종기를 터뜨리고 부스럼을 없애주는 자는 수레 한 대를 얻고, 치질을 핥아서 치료해준 자는 수레 다섯 대를 얻는다고 하더군. 치료해준 부위가 밑으로 내려갈수록 수레를 더 많이 얻은 것이니, 그래 그대는 진나라 왕의 치질을 치료해주었단 말인가? 얼마나 했으면 수레를 그렇게 많이 얻었단 말인가? 그만하고 물러가시게!”<장자> 열어구에 나오는 이야기다.연옹지치(癰痔)는 ‘고름을 입으로 빨고 항문을 혀로 핥다’는 뜻으로, 더럽고 역겨운 일을 하면서까지 아첨하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같은 고사에서 유래한 지치득거(痔得車) 또한 ‘왕의 치질을 핥아주고 수레를 얻는다’는 말로, 연옹지치와 의미가 같다. 상대방의 종기를 빨아준다는 뜻의 사자성어로는 연저지인(疽之仁)도 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