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從容有常 (종용유상)
▶한자풀이

從: 따를 종
容: 얼굴 용
有: 있을 유
常: 항상 상


얼굴색과 행동에 변함이 없다
군자의 몸가짐을 비유하는 말
-<예기(禮記)>從容有常

공자는 “얼굴색을 꾸미고 말을 번지르르하게 하는 사람은 인(仁)이 적다고 했다. 예로부터 이상적인 인간상을 군자(君子)라고 했는데, 이를 강조하고 몸소 실천하려고 애쓴 사람이 공자다. 군자는 최고의 인격과 선을 갖춘 사람이다. 군자는 희로애락(喜怒哀樂)이라는 감정의 변화를 얼굴에 쉽게 드러내면 안 된다. 공자는 얼굴은 곧 인격을 나타내는 것이고, 변하지 않는 얼굴색을 지니는 게 군자의 미덕이라고 했다.

떠들지 않고 소리 없이 얌전한 것을 두고 조용하다고 하는데, 여기서 조용은 한자 ‘종용(從容)’에서 온 것이다. 말 그대로 얼굴을 따른다는 뜻이다. 마음과 얼굴빛이 따로인 경우 표리부동(表裏不同)한 사람이 된다. 얼굴로는 반기고 말로는 친한 척하지만, 속으로는 해칠 생각을 품고 있는 구밀복검(口蜜腹劍)도 표리부동과 뜻이 이어진다.

‘유상(有常)’은 군자로서 변하지 않는 상도(常道)를 말한다. 작은 일로 처신이나 말이 우왕좌왕하지 않고 늘 중심이 있음을 이른다. 두 말을 합한 종용유상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얼굴색이나 행동거지가 변하지 않으며, 자신의 소신대로 정도(正道)를 걷는 것을 의미한다. 공자는 <예기(禮記)> 치의 편에서 종용유상을 통치자의 바른 자세라고 했다. 백성을 다스리는 자의 행동거지는 항상 조용하면서 법도에 어긋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종용유상의 몸가짐으로 나라를 다스려야 백성은 그의 덕에 감화되어 불변의 충성심을 보인다고 했다.

<시경(詩經)>에도 도읍의 유력가가 지방에 내려와 살면서 늘 황색 옷을 입고 조용한 안색으로 사람을 대하면 칭찬과 존경을 받는다고 써 있다.

신동열 작가/시인
'인문 고사성어' 저자
신동열 작가/시인 '인문 고사성어' 저자
처변불경(處變不驚)은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놀라지 않고 가볍게 처신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종용유상과 함의가 비슷하다.

말과 처신은 묵직한 게 좋다. 가벼우면 잔바람에도 쉬이 여기저기로 날아다닌다. 안색이 곧 인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