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 기자의 세계사 속 경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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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13) 고령화사회에 꼭 필요한 직업, 간병인
고령화의 척도가 되는 고령 인구의 나이는 65세다. 즉, 65세 이상의 인구 비율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해당 사회의 고령화 정도가 판가름나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인구는 6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전체 인구가 4900만명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인구의 약 12%가 고령 인구인 셈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고령화는 어느 정도 단계에 와 있는 것일까? 일반적으로 한 사회의 고령화는 ‘연소사회’ ‘성숙사회’ ‘고령화사회’ ‘고령사회’ ‘초고령사회’의 단계를 거친다. 연소사회는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4% 이하인 경우를 말한다. 연소사회에서 고령 인구가 증가해 그 비중이 4~7%에 이르면 성숙사회가 되고, 고령 인구 비중이 7~14%에 달하면 고령화사회에 들어선 것으로 간주한다. 고령 인구 비중이 더욱 높아져 14%를 초과하면 고령사회에 해당하고, 20%를 넘어서면 해당 사회는 고령화 단계의 마지막인 초고령사회에 올라서게 된다. 이런 분류 기준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의 고령화는 세 번째 단계인 고령화사회에 위치한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고령화의 ‘속도’에 있다. 미국 영국 프랑스 스웨덴 일본 등은 우리보다 앞서 고령화사회를 경험한 국가들이다. 특히 프랑스와 스웨덴은 19세기에 고령화사회에 진입했고, 가장 늦었던 일본도 이미 1970년에 고령 인구 비중이 7%를 넘어섰다. 이들 국가가 고령화사회를 지나 고령사회로 진입하는 데에는 적게는 24년, 많게는 100년 이상의 기간이 걸렸다. 미국의 경우 1942년에 고령화사회에 들어선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7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고령화사회에 머무르고 있으며 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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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12) '마음'을 얻는 사람들, 브랜드 매니저
웰빙열풍이 한창이던 2005년, 두부시장에는 엄청난 지각변동이 시작되고 있었다. 풀무원이 장악하고 있던 포장두부 시장에 막강한 경쟁자가 등장한 것이다. 상대는 바로 식품대기업 ‘CJ 제일제당’이었다. 프리미엄 이미지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풀무원은 다양한 경쟁자들의 도전을 받아 왔지만 두부시장에서 적수가 될 만한 기업은 없었다. 하지만 CJ의 출현은 달랐다. 실제로 CJ가 두부시장에 진출한다는 소식 자체만으로 풀무원의 주식은 3개월 만에 약 40% 가까이 하락했다. 10명의 직원으로 시작해 시장을 장악한 풀무원의 신화가 도전받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 CJ는 3년간의 연구를 통해 소포제를 넣지 않은 건강한 두부라는 점이 강조된 ‘행복한 콩’이라는 브랜드로 시장에 진출했다. 소포제는 두부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거품을 제거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물질인데, 인체에는 무해하지만 인공 첨가제이기 때문에 CJ의 홍보 전략은 소포제를 사용하는 풀무원 두부가 소비자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유해한 식품처럼 보일 수 있게 만들었다. 이러한 전략은 매우 큰 효과를 보였다. CJ가 두부시장에 진출한 직후인 2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에 비해 무려 80% 가까이 하락한 것이다. CJ가 풀무원의 장기 독주를 멈추게 하는 일은 어렵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브랜드중심의 경쟁력 강화를 전략으로 내세운 풀무원의 반격이 시작됐다. 풀무원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소포제를 넣지 않은 ‘고농도-콩가득두부’ 브랜드를 출시했다. 동시에 첨가제가 포함된 두부의 선택은 건강의 문제가 아니라 진한 맛과 약한 맛에 대한 선호의 문제라는 점을 홍보해 CJ의 차별화 전략을 희석시켰다. 그리고 이에 더해 CJ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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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11) 자유무역 확대에도 '관세사' 는 여전히 유망 직업
얼마 전 대학 강의 때 일이다. 잠시 쉬는 시간에 졸업을 앞둔 두 학생의 대화 내용을 우연히 듣게 되었다. 그 중 한 학생이 다른 친구에게 FTA 등 자유무역의 기조는 앞으로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상황에서 관세율이 낮아지거나 혹은 폐지되는 국가가 많아지기 때문에 관세사는 이제 사양직업이라고 설명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는 실제 사실과는 전혀 다른 판단이다. 사실 이 두 친구뿐만 아니라 많은 경우 특정 직업에 대해 명확히 알지 못한 채 해당 직업을 판단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관세율이 낮아지거나 관세가 폐지되는 추세라는 판단은 틀리지 않다. 관세란 해외로부터 수입하는 재화에 부과된 조세를 말한다. 역사적으로 관세는 거의 모든 국가에서 가장 오랫동안 그리고 가장 널리 활용해 왔던 무역 정책 수단 중 하나였다. 많은 국가들이 관세를 활용한 이유는 다음과 같은 이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수입품에 관세를 부여하여 국내 가격을 상대적으로 싸게 유지할 경우 국내 산업을 보호할 수 있거나, 아직 미숙한 단계에 있는 산업을 외국의 경쟁압력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 관세를 식량 등 국가 안보와 직결된 산업 내지 품목에 부과하여 중요한 국가 기반 산업을 보호하기도 한다. 또한 관세를 부과하여 특정 산업이 보호될 경우 해당 분야의 산업에서 유발될 수 있는 실업을 방지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많은 국가들이 오랫동안 관세를 대외 무역 정책의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 무역관세 철폐로 높이는 개방성 1948년 이후 GATT 체제하의 다자간 무역협상을 통해 전 세계는 점차적으로 관세를 인하하는 방향으로 무역 기조를 변화시켜 왔다. 근래에는 관세의 중요성이 쇠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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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10) 육아 도우미는 자녀교육의 '시장화'
주말 오후 TV 프로그램이 아빠와 아이들로 채워지고 있다. 한쪽에서는 아빠와 아이가 여행을 떠나고, 다른 한편에서는 이틀 통안 자녀들을 돌보는 아빠의 모습이 브라운관을 통해 전해진다. 일에 쫓겨 자녀들과 소원해진 아빠들을 TV가 나서 가족의 중심으로 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최근 육아와 자녀교육에 관심이 많은 아빠들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친구 같은 아빠’를 의미하는 ‘프렌디(Frendy)’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을 정도다. 이렇다보니 기업들 사이에서도 아빠 육아를 타깃으로 한 마케팅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문화센터에는 아빠와 아이가 함께 참여하는 강좌들이 마련되고 있고, 의류업체들은 다양한 색감과 스타일의 부자 또는 부녀 커플룩을 주력상품으로 내놓고 있다. 이런 현상은 아빠 육아가 대세가 되어 버린 요즘의 세태를 반영하지만 역설적으로 그동안 아빠들이 육아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동안 육아는 엄마들의 몫이었다. 아빠들은 육아보다는 그저 일을 열심히 했다. 성(gender)에 따른 부부 간의 철저한 역할 분담은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후로 계속되어온 자연의 섭리와도 같았다. 그렇다면 왜 육아는 엄마가 맡고 아빠는 밖에 나가 일을 해온 것일까? 기회비용따져 생산제품 결정 경제학에 비교우위라는 개념이 있다. 상품을 더 적은 기회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예를 들어 보자. 갑과 을, 두 사람이 의자와 옷을 생산하고 있다. 1시간 동안 일하면 갑은 의자 1개 또는 옷 3벌을 만들 수 있다. 갑은 1시간 내내 의자를 만들면 옷 3벌을 포기해야 하고, 옷만 만들면 의자 1개를 포기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갑은 옷을 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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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9> 바쁘지만 여유로운 사람들 '세무사'
최근 해외 유명 만화사이트 ‘도그하우스 다이어리’는 나라별 대표분야 세계지도를 만들어 공개했다. 네덜란드는 ‘가장 키 큰 나라’, 미국은 ‘노벨상 수상자와 잔디깎기 중 사망’과 같이 각 나라를 대표하는 가장 유명한 것들로 만들어진 이 지도에서 한국을 표현하는 단어는 바로 ‘일중독(workaholics)’이었다. 외국인 눈에 비친 한국을 대표하는 특징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인 주당 평균 근로시간이었다. 불과 50여년 전 최빈국이었던 한국이 경제규모(GDP) 세계 15위, 교역규모 7위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밑바탕에는 우리나라의 ‘일중독’ 성향이 깊숙이 자리 잡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몇 해 전부터 계속해서 주목받고 있는 OECD 통계는 한국의 일중독 성향을 다시 되돌아보게 한다. OECD에 따르면 한국의 취업자당 노동생산성 순위는 34개 OECD 국가 중 23위에 불과하다. 연평균 근로시간 순위가 두 번째로 높은 점을 감안하면 매우 비효율적인 모습임을 알 수 있다. 연간 2000시간이 넘는 근로시간은 더 이상 국가 경제의 발전에 온전히 기여하는 요인으로 간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비효율적인 근로현황은 개인의 생활에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직업을 선택할 때 개인적인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단지 일을 덜 하고 여가를 많이 누리기 위함이 아니라 가정을 꾸리고 안정적인 생활을 누리는 것이 삶의 질적인 측면에서도, 장기적인 국가 전체의 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경제적 여유 없이 개인적인 삶의 안정을 꾀하기란 쉽지 않다. 항상 여가시간이 넉넉하면서도 이를 누리기에 충분한 급여를 받을 수는 없다. 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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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7> 전업 블로거, 네트워크 효과가 관건!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연말마다 ‘올해의 인물’을 선정해 발표한다. 전 인류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거나 위대한 업적을 남긴 인물을 기리기 위해서다. 2006년의 경우 ‘You’, 바로 ‘당신’이 올해의 인물로 선정됐다. 여기서 ‘You’란 특정인이 아닌 자신이 만든 콘텐츠를 인터넷에 올리고, 이를 사람들과 공유한 전 세계의 보통사람들을 의미한다. 타임은 선정 배경에 대해 평범한 당신들 덕분에 디지털 민주화의 발판이 마련됐다고 밝혔다. 즉 인터넷에 글을 쓰고 정보를 올리는 방법이 쉬워지면서 인터넷이 여론 형성의 창구가 되었고 이렇게 조성된 여론이 기존 미디어만큼이나 현실 세계에 영향력을 미친 점을 높게 평가한 것이다. 타임은 이런 사회적 현상을 기념하기 위해 당시 발행한 잡지의 표지에 반사판을 붙여 독자들이 자신의 얼굴을 비춰볼 수 있도록 했다. 한편 타임은 디지털 민주화의 배경으로 ‘웹2.0’ 도입을 지목했다. 웹2.0은 누구나 인터넷 정보를 손쉽게 생산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한 사용자 중심의 인터넷 환경을 말한다. 웹2.0 도입으로 개인은 인터넷 정보의 단순 소비자에서 직접 정보를 제작하고 유통하는 생산자까지 활동 영역을 확대하게 됐다. 그러다 보니 인터넷에서 글을 쓰는 개인이 기자이자 편집자인 동시에 발행인이기도 한 ‘1인 미디어’의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고, 이를 통해 여론이 형성되고 세상이 변모하기 시작한 것이다. '1인 미디어' 시대 디지털 민주화의 대표적 사례가 바로 ‘블로그(blog)’다. 인터넷을 찾아보면 웹페이지를 제작하고 운영하는 방법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는 글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글도 웹페이지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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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6> '규모의 경제'로 결혼비용 절약하는 웨딩플래너
최근 한국소비자원의 조사에 따르면 1인당 평균 결혼 비용이 5000만원을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결혼 적령기의 회사원 연봉을 뛰어넘는 액수다. 더 놀라운 점은 신혼집 마련 비용이 제외된 금액이라는 점이다. 결혼 비용에서 가장 부담스러운 항목인 신혼집 마련 비용은 전셋집의 경우 평균 1억5400만원이라고 하니 결혼에 소요되는 평균 총비용은 2억원이 넘는 셈이다. 한편 2010년 이후 해마다 약 32만 명이 결혼하고 있다. 여기에 1인당 평균 결혼 비용을 반영하여 결혼 시장 규모를 추산하면, 신혼집 마련 비용을 제외하고도 그 규모가 무려 16조원에 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혼도 일종의 산업인 것이다. 결혼 시장 규모가 급속도로 커지면서 결혼산업은 보다 복잡해지고 있다. 웨딩드레스, 사진 촬영, 예물 등 결혼 관련 상품이 다양해지고 이를 공급하는 업체들이 빠른 속도로 늘어났다. 이는 업체 간 과다한 경쟁으로 이어져 허위·과장 광고 등 부정확한 정보가 시장에 만연하게 되는 결과를 야기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실질적으로 중요한 상품이나 가격 정보보다는 주변의 소문이나 인터넷 공간에서의 평판에 의존하여 결혼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 나의 상황과 조건에 맞는 선택을 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인기를 얻어 부상하고 있는 직업이 바로 ‘웨딩플래너’다. 웨딩컨설팅 수요 지속적 증가 통계청의 ‘한국표준직업분류’에서는 웨딩플래너를 ‘결혼식을 설계해주고 합리적인 견적을 뽑아주며 혼수, 신혼여행, 웨딩드레스, 신부화장, 사진촬영 등 결혼준비의 많은 과정을 직접 동행해주는 사람’으로 정의하고 있다. 정보가 불완전하더라도 결혼 준비를 여러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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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8> 1억 이상 연봉에 정년 65세가 보장된 직업 '도선사'
‘평균 연봉 1억5000만원! 정년 65세 보장.’ 이런 문구를 마주치게 되면 설레는 마음으로 들여다보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하지만 한 채용 관련 전문가들에 따르면, 최근의 악화된 고용 상황을 고려할 때 구직자들에게 이런 문구를 보여 주면, 허황된 내용 내지 과장된 내용으로 치부하며 거들떠도 안보기 쉽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직업은 엄연히 존재한다. 65세까지의 정년과 어마어마한 고액 연봉이 함께 보장된 이 직업은 바로 도선사(導船士)다. 항구 출입하는 선박 안내 도선사란 간단히 말하자면, 항구를 출입하는 선박들을 안내해 주는 사람들을 말한다. 해당 지역의 항구에서 오랫동안 활동하던 선박들은 풍향, 파도, 날씨 등에 따라 배를 어떻게 운항해서 정박해야 하는지를 비교적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해외 선박은 낯선 항구의 상황을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배를 정박하기 위해서는 해당 지역 안내자의 도움을 받아야만 입출항을 할 수 있다. 이때 이러한 배들이 항구에 원활히 정박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수행하는 전문가가 바로 도선사다. 현재 국내에는 부산, 인천, 울산을 비롯해 경기 평택, 강원 동해, 전북 군산, 전남 목포·여수, 경북 포항, 경남 창원 등의 항구에서 250명 내외의 도선사가 활동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2012년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국내 대표 직업 759개 중 도선사의 연봉은 전체에서 세 번째로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1위는 기업체 고위 임원으로 평균 1억988만원을 나타냈으며, 2위는 국회의원으로 1억652만원, 그 다음 세 번째가 1억539만원을 기록한 도선사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발표한 면허를 소지해야 하는 직업 중 월평균 소득이 가장 많은 직업 역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