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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기타

    (17) GDP로 엿보는 '중개인'의 필요성

    직업사전을 보면, 중개인이라는 단어가 붙은 직업들이 많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보험중개인, 선물중개인, 용선중개인, 부동산중개인, 주식 중개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개인이라는 직업이 존재하고 있다. 이런 각 분야의 중개인들이 하는 업무 내용은 각각 다르다. 예를 들어, 보험 중개인의 경우에는 여러 보험회사의 상품들 중에서 보험계약자에게 가장 적합한 보험상품을 추천하여 보험회사와 보험계약자 사이를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한다. 용선중개인은 흔히 선박 중개인이라고도 하는데, 화물을 배송하기 위해 선박을 필요로 하는 화주와 자신이 소유한 선박을 통해 운송할 화물이 필요한 선주 사이를 연결해 주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처럼 중개인마다 하는 업무 영역과 내용은 다소간에 차이가 있지만, 그들이 하는 본질적인 역할은 거래를 체결하길 원하는 다수의 판매자와 구매자 중에서 서로 거래 조건과 내용이 유사한 대상들을 찾아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하는 데 있다. 중개인 업무의 본질적인 측면이 이처럼 두 거래 주체를 연결시켜준다는 사실로부터 우리는 한 가지 의문을 갖게 된다. 새로운 재화나 서비스를 생산하지 않는 이러한 중개인의 업무도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경제활동을 볼 수 있는지 하는 부분이다. 이에 대한 해답은 GDP 계산 방식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 GDP란 일정 기간(보통 1년) 동안 한 나라 안에서 새로이 생산된 모든 재화와 서비스의 시장 가치를 화폐 단위로 환산하여 더한 값이다. GDP의 개념은 ‘어느 나라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 생산 활동에 참여했느냐’에 상관없이 그 나라 안에서 만들어낸 모든 것을 계산한다. 이러한 점에서 GD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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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15초의 미학' 광고와 신호발송

    누구나 한번쯤은 마트 안 진열대 앞에서 서성거린 적이 있을 것이다. 무엇을 살지 고민하면서 말이다. 더 정확하게는 유사한 상품들 중에서 어떤 것을 구매할지 결정하는 순간을 말한다. 상품을 고르는 일은 삶을 좌우하는 일생일대의 중요한 선택은 아니다. 하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 짬뽕과 짜장면 중 어느 것을 먹을지 선택하는 것만큼이나 고민되는 순간이 상품을 고를 때다. 사람들은 무슨 이유로 상품을 고를 때 고민에 빠지게 될까? 시장에는 기능과 효능이 비슷한 상품들이 무수히 많이 존재한다. 그 중에는 겉모습까지 흡사해 사용해보지 않고서는 차이를 구별하기 힘든 상품들도 많이 있다. 일례로 약국만 가도 비슷한 성분과 효능을 가진 의약품들이 수십 종에 이른다. 우유와 같은 식료품도 마찬가지로, 맛도 비슷하고 생김새도 대동소이하다 보니 고르기가 여간 까다롭지 않다. 전자 제품도 디자인만 조금 다를 뿐 기능 면에서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상품들이 부지기수다. 이렇다 보니 사람들은 어느 것이 자신의 선호에 맞는 상품인지 가늠하기 어렵고, 또 어느 것이 불량 상품인지 구분하기도 쉽지 않다. 이때 사람들의 선택의 고민을 어느 정도 해결해 주는 것이 있으니, 상품을 선전하는 ‘광고’가 바로 그것이다. 하루 수천개 광고 노출 광고란 기업이 상품 판매를 증가시키기 위해 상품의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행위를 말한다. TV 광고가 대표적이다. 현행법상 지상파 TV 프로그램은 방송 시의 10분의 1 이내에서 광고를 편성하도록 되어 있다. 광고 1편이 15초라고 가정하면 1시간짜리 프로그램의 경우 24편까지 광고를 내보낼 수 있는 것이다. 2012년 현재 우리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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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외환시장의 꽃 '외환 딜러'

    원시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배불리 먹는 것이었다. 하지만 인간은 끝없는 욕망을 지닌 존재다. 배부르게 먹는 일이 어렵지 않게 된 후 점차 맛있는 음식으로 배를 채우기를 원했다. 곡물을 가진 사람은 고기를 원했고, 고기를 가진 사람은 곡물을 원했다. 이것이 바로 화폐가 출현한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다. 서로가 가진 물건을 맞교환하는 물물교환 경제에서는 양쪽이 모두 만족하는 거래가 성사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내가 원하는 물건을 가진 상대를 찾기도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상대를 찾았다 하더라도 상품에 대한 평가가 서로 달라 교환이 어려웠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매개체가 바로 ‘화폐’다. 물물교환 경제에서 화폐경제 시대로 접어들면서 사회는 급속도로 발전하기 시작한다. 거래의 편리함이 생겨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모두가 먹는 문제에만 종사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었다. 화폐를 넉넉하게 가지고 있다면 누군가가 농사를 지어 내놓은 곡물이나 사냥을 한 사냥감을 구입하면 됐으므로 학문을 하고,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는 일에도 시간을 활용할 수 있었다.  통화를 사고파는 직업   화폐를 매개로 한 경제활동의 무대를 국내로 한정하기에는 너무 좁았다.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거나, 생산이 가능하더라도 상대적으로 많은 비용이 발생하는 상품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해 준 것은 외국과의 교역이었다. 눈을 해외로 돌리면 더 다양한 상품을 보다 유리하게 사고팔 수 있어 생활수준이 비약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 하지만 외국과의 교역은 국내에서의 경제활동과는 달리 조금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했다. 물물교환 시대가 아닌 이상 해외 상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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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국가가 인정한 전문직업군 '프로게이머'

    많은 국가들이 자국의 노동력 규모와 취업자 및 실업자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고용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통계자료를 정기적으로 만들고 있다. 일자리는 해당 개인과 가족의 생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노동력이라는 중요한 생산요소가 원활히 활용되고 있는지에 따라 해당 국가의 경제성장, 국제수지 상황 등에도 커다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고용통계는 여타의 경제지표보다 그 관심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특히 고용통계는 한 국가의 인구를 경제적 측면에서 분류하여 구분할 필요가 있다. 때문에 고용통계는 한 국가의 전체 인구가 아닌 노동 투입이 가능한 ‘15세 이상 인구’를 노동가능인구라 하여 가장 광의의 개념으로 설정하고 있다. 또한 15세 이상이라 할지라도 경제활동에 참여하여 노동력을 제공할 수 없는 군인과 수감자는 노동가능인구에서 제외하여 실질적인 노동력으로써 가치가 있는 대상만을 고용통계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이처럼 고용통계는 국가 전체의 인구 규모보다는 생산활동 참여가 가능한 인구의 규모를 측정하고, 이를 다시 경제활동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 사람을 경제활동인구로, 그리고 경제활동에 참여할 의사가 없는 사람을 비경제활동인구로 구분하고 있다. 그런데 시장 상황이 급변함에 따라 다양한 새로운 직업이 탄생하면서 동일한 경제활동을 수행하였지만 고용통계상에서 과거와 달리 분류되어야 하는 경제활동이 생겨나고 있다. 특정 경제활동의 경우에는 이를 고용 통계상에서 어떻게 분류해야 하는지 애매한 경우 또한 더러 있는 듯하다. 그중 대표적인 사례가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일 것이다. 온라인 전자게임 전문선수 프로게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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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고령화사회에 꼭 필요한 직업, 간병인

     고령화의 척도가 되는 고령 인구의 나이는 65세다. 즉, 65세 이상의 인구 비율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해당 사회의 고령화 정도가 판가름나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인구는 6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전체 인구가 4900만명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인구의 약 12%가 고령 인구인 셈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고령화는 어느 정도 단계에 와 있는 것일까? 일반적으로 한 사회의 고령화는 ‘연소사회’ ‘성숙사회’ ‘고령화사회’ ‘고령사회’ ‘초고령사회’의 단계를 거친다. 연소사회는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4% 이하인 경우를 말한다. 연소사회에서 고령 인구가 증가해 그 비중이 4~7%에 이르면 성숙사회가 되고, 고령 인구 비중이 7~14%에 달하면 고령화사회에 들어선 것으로 간주한다. 고령 인구 비중이 더욱 높아져 14%를 초과하면 고령사회에 해당하고, 20%를 넘어서면 해당 사회는 고령화 단계의 마지막인 초고령사회에 올라서게 된다. 이런 분류 기준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의 고령화는 세 번째 단계인 고령화사회에 위치한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고령화의 ‘속도’에 있다. 미국 영국 프랑스 스웨덴 일본 등은 우리보다 앞서 고령화사회를 경험한 국가들이다. 특히 프랑스와 스웨덴은 19세기에 고령화사회에 진입했고, 가장 늦었던 일본도 이미 1970년에 고령 인구 비중이 7%를 넘어섰다. 이들 국가가 고령화사회를 지나 고령사회로 진입하는 데에는 적게는 24년, 많게는 100년 이상의 기간이 걸렸다. 미국의 경우 1942년에 고령화사회에 들어선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7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고령화사회에 머무르고 있으며 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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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마음'을 얻는 사람들, 브랜드 매니저

    웰빙열풍이 한창이던 2005년, 두부시장에는 엄청난 지각변동이 시작되고 있었다. 풀무원이 장악하고 있던 포장두부 시장에 막강한 경쟁자가 등장한 것이다. 상대는 바로 식품대기업 ‘CJ 제일제당’이었다. 프리미엄 이미지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풀무원은 다양한 경쟁자들의 도전을 받아 왔지만 두부시장에서 적수가 될 만한 기업은 없었다. 하지만 CJ의 출현은 달랐다. 실제로 CJ가 두부시장에 진출한다는 소식 자체만으로 풀무원의 주식은 3개월 만에 약 40% 가까이 하락했다. 10명의 직원으로 시작해 시장을 장악한 풀무원의 신화가 도전받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 CJ는 3년간의 연구를 통해 소포제를 넣지 않은 건강한 두부라는 점이 강조된 ‘행복한 콩’이라는 브랜드로 시장에 진출했다. 소포제는 두부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거품을 제거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물질인데, 인체에는 무해하지만 인공 첨가제이기 때문에 CJ의 홍보 전략은 소포제를 사용하는 풀무원 두부가 소비자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유해한 식품처럼 보일 수 있게 만들었다. 이러한 전략은 매우 큰 효과를 보였다. CJ가 두부시장에 진출한 직후인 2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에 비해 무려 80% 가까이 하락한 것이다. CJ가 풀무원의 장기 독주를 멈추게 하는 일은 어렵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브랜드중심의 경쟁력 강화를 전략으로 내세운 풀무원의 반격이 시작됐다. 풀무원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소포제를 넣지 않은 ‘고농도-콩가득두부’ 브랜드를 출시했다. 동시에 첨가제가 포함된 두부의 선택은 건강의 문제가 아니라 진한 맛과 약한 맛에 대한 선호의 문제라는 점을 홍보해 CJ의 차별화 전략을 희석시켰다. 그리고 이에 더해 CJ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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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자유무역 확대에도 '관세사' 는 여전히 유망 직업

    얼마 전 대학 강의 때 일이다. 잠시 쉬는 시간에 졸업을 앞둔 두 학생의 대화 내용을 우연히 듣게 되었다. 그 중 한 학생이 다른 친구에게 FTA 등 자유무역의 기조는 앞으로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상황에서 관세율이 낮아지거나 혹은 폐지되는 국가가 많아지기 때문에 관세사는 이제 사양직업이라고 설명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는 실제 사실과는 전혀 다른 판단이다. 사실 이 두 친구뿐만 아니라 많은 경우 특정 직업에 대해 명확히 알지 못한 채 해당 직업을 판단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관세율이 낮아지거나 관세가 폐지되는 추세라는 판단은 틀리지 않다. 관세란 해외로부터 수입하는 재화에 부과된 조세를 말한다. 역사적으로 관세는 거의 모든 국가에서 가장 오랫동안 그리고 가장 널리 활용해 왔던 무역 정책 수단 중 하나였다. 많은 국가들이 관세를 활용한 이유는 다음과 같은 이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수입품에 관세를 부여하여 국내 가격을 상대적으로 싸게 유지할 경우 국내 산업을 보호할 수 있거나, 아직 미숙한 단계에 있는 산업을 외국의 경쟁압력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 관세를 식량 등 국가 안보와 직결된 산업 내지 품목에 부과하여 중요한 국가 기반 산업을 보호하기도 한다. 또한 관세를 부과하여 특정 산업이 보호될 경우 해당 분야의 산업에서 유발될 수 있는 실업을 방지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많은 국가들이 오랫동안 관세를 대외 무역 정책의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 무역관세 철폐로 높이는 개방성  1948년 이후 GATT 체제하의 다자간 무역협상을 통해 전 세계는 점차적으로 관세를 인하하는 방향으로 무역 기조를 변화시켜 왔다. 근래에는 관세의 중요성이 쇠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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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육아 도우미는 자녀교육의 '시장화'

    주말 오후 TV 프로그램이 아빠와 아이들로 채워지고 있다. 한쪽에서는 아빠와 아이가 여행을 떠나고, 다른 한편에서는 이틀 통안 자녀들을 돌보는 아빠의 모습이 브라운관을 통해 전해진다. 일에 쫓겨 자녀들과 소원해진 아빠들을 TV가 나서 가족의 중심으로 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최근 육아와 자녀교육에 관심이 많은 아빠들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친구 같은 아빠’를 의미하는 ‘프렌디(Frendy)’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을 정도다. 이렇다보니 기업들 사이에서도 아빠 육아를 타깃으로 한 마케팅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문화센터에는 아빠와 아이가 함께 참여하는 강좌들이 마련되고 있고, 의류업체들은 다양한 색감과 스타일의 부자 또는 부녀 커플룩을 주력상품으로 내놓고 있다. 이런 현상은 아빠 육아가 대세가 되어 버린 요즘의 세태를 반영하지만 역설적으로 그동안 아빠들이 육아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동안 육아는 엄마들의 몫이었다. 아빠들은 육아보다는 그저 일을 열심히 했다. 성(gender)에 따른 부부 간의 철저한 역할 분담은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후로 계속되어온 자연의 섭리와도 같았다. 그렇다면 왜 육아는 엄마가 맡고 아빠는 밖에 나가 일을 해온 것일까? 기회비용따져 생산제품 결정 경제학에 비교우위라는 개념이 있다. 상품을 더 적은 기회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예를 들어 보자. 갑과 을, 두 사람이 의자와 옷을 생산하고 있다. 1시간 동안 일하면 갑은 의자 1개 또는 옷 3벌을 만들 수 있다. 갑은 1시간 내내 의자를 만들면 옷 3벌을 포기해야 하고, 옷만 만들면 의자 1개를 포기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갑은 옷을 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