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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의 바이두 차단 전략이 가져온 결과는
2006년 알리바바는 중국 시장에서 이베이를 몰아내고 승리했다. 판매자에게 거래 수수료를 물리지 않는 정책이 핵심이었다. 문제는 경쟁에서 이긴 이후 무료 정책은 알리바바 성장의 발목을 잡았다. 공짜는 기업모델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거래수수료를 책정할 수도 없었다. 플랫폼의 네트워크 효과는 언제라도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음을 알고 있었다. 결국 알리바바는 광고모델을 통한 수익 창출로 방향을 선회했다.광고에 초점을 맞추자 중국의 구글이라 불리는 ‘바이두’와의 경쟁이 시작됐다. 바이두는 사용자가 제품을 검색하면 웹 크롤러를 통해 알리바바의 재고와 웹 페이지를 검색해 사용자에게 알리바바의 제품 페이지를 연결해줬다. 알리바바의 웹 접속량 가운데 10% 이상이 바이두로부터 넘어왔다. 사실상 바이두가 알리바바와 사용자 간에 중개상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었다. 마윈은 바이두의 중개 없이 사용자가 곧바로 알리바바 플랫폼으로 진입하기를 원했다. 결국 마윈은 바이두를 차단했다. 더 이상 바이두에서는 알리바바의 제품검색 결과가 보이지 않았다. 이 조치는 효과를 발휘했다. 중국에서는 누구든 제품검색을 위해서는 당연히 접속해야 하는 플랫폼이 됐고, 오늘날 알리바바는 중국 전자상거래의 90%를 담당하고 있다. 승자독식과 플랫폼 독점플랫폼 경쟁에서 비슷한 사례는 흔히 찾아볼 수 있다. 2013년 알리바바는 자사 플랫폼에서 경쟁사인 텐센트의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위챗의 사용을 중단시켰다. 텐센트 역시 알리바바의 지불 플랫폼인 알리페이를 위챗에서 사용하지 못하도록 차단했다. 이런 경쟁은 승자독식으로 끝나기 마련이다. 물론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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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비즈는 기술 아닌 시장구조의 변화
하드웨어 시대가 가고 소프트웨어 세상이 온 줄로만 알았다. 넷스케이프 설립자인 마크 앤드리슨은 2011년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를 통해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전체 경제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기술적·경제적 전환기를 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새로운 소프트웨어 경제를 선도하는 기업을 언급했다. 그 기업들은 애플과 페이스북, 트위터, 링크트인, 구글, 아마존 등이었다. 플랫폼 비즈니스의 부상2011년 앤드리슨은 미처 파악하지 못했지만, 그가 언급한 기업들은 그저 인터넷 기반으로 형성되고 운영되는 형태가 아니었다. 모두 플랫폼 기업이었다. 인터넷을 활용해 효율성을 높이는 정도가 아니라 이전의 기업과는 전혀 다른 모델을 활용해 인터넷의 잠재력을 진정으로 활용하는 기업들이었다. 애플이 미국에서 가장 시가총액이 높은 기업에 오른 것은 2012년이었다. 당시 이미 전통적인 기업들이 플랫폼과의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인터넷 시대의 등장으로 소프트웨어가 새로운 경제동력으로 부상했지만, 돌이켜보건대 경제 혁신을 추동한 것은 플랫폼이었다. 이는 미국에만 국한된 현상도 아니다. 그 영향력은 개발도상국에서 두드러졌다. 상업적 인프라가 취약했던 개발도상국에 인터넷 접속이 확대되자 인터넷을 중심으로 산업이 재구축되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이 대표적이다. 텐센트와 바이두가 일부 국영산업을 제외하고 시가총액이 가장 높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 2014년 9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타오바오와 티몰 플랫폼은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80%를 지배한다. 선형구조 vs 다방향 구조중요한 것은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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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은 소득 불평등 뿐만 아니라 혁신도 가로막아
자본주의 경제체제는 경쟁에 의존한다. 경쟁은 기업을 정직하게 만들고, 고용 기반을 확대하고, 혁신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생산성이 인접 분야로 확대되도록 만들고, 사회 모든 구성원이 자기 재능을 활용해 생계를 유지할 기회를 제공한다. 경쟁은 경제를 보호하고, 민주주의가 유지·발전하도록 돕는다. 경쟁이 존재하는 한, 어느 한 기업이 모든 권력을 장악할 만큼 충분히 몸집을 키우지 못하기 때문이다. 최소한 이론적으로 반박할 수 없다. 현실에 만연한 독점현실은 이론과 같지 않다. 페이팔의 공동 설립자인 피터 틸은 ‘경쟁은 루저들이나 하는 짓’이라는 표현으로 오늘날의 독점화 경향을 찬양한다. 물론 독점은 빅테크 기업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아마존 반독점의 역설》의 저자이자 얼마 전 미국 공정거래위원장에 선임된 리나 칸의 계획대로 모든 것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독점화 문제는 시장 곳곳에 여전히 존재한다. 언뜻 다양한 브랜드 간의 경쟁이 치열해 보이는 안경 시장이 그중 하나다. 이탈리아 기업 룩소티카는 레이벤, 보그, 프라다, 샤넬, 올리버 피플스 등 수십 개 브랜드의 안경테를 만든다. 2018년에는 세계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프랑스 렌즈 제조업체 에실로와 합병해 에실로룩소티카를 출범시켜 렌즈 시장까지 장악했다. 이들의 공급량은 연간 10억 개가 넘는다.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2019년에는 다양한 안경 소매업체를 소유한 네덜란드 기업 그랜드비전의 75%를 인수하면서 안경 시장의 세계적인 독점 기업으로 올라섰다. 생리대, 사무용품, 항공산업, 심지어 서체 분야에서도 비슷한 독점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특히 미국에서 이런 독점이 가속화한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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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성공기준은 투자자가 설정하는 가치
기업은 이익을 내야 한다. 하지만 오늘날 많은 스타트업에 수익이 첫 번째 목표는 아니다. 이는 가장 앞서간다는 평가를 받는 유니콘기업만 봐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19년 10개이던 유니콘기업의 절반이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이런 추세는 2020년 13개, 2021년 15개로 늘어난 현재도 크게 다르지 않다. '생산성의 시대에서 효율성의 시대로 경제의 룰이 바뀌고 있다'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성장에서 수익으로오랜 기간 미국을 중심으로 한 투자자들은 기업 적자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많은 스타트업은 ‘블리츠 스케일링(blitz scaling)’을 그들의 행동원칙으로 삼았다. 블리츠 스케일링이란 링크트인 설립자 리드 호프먼이 처음 사용한 용어로, 기습공격을 의미하는 blitzkrieg와 규모 확장을 의미하는 scale up의 합성어로,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엄청난 속도로 회사를 키워 압도적인 경쟁우위를 선점하는 기업의 고도성장 전략을 의미한다.이런 기조는 2019년 말 공유오피스 스타트업인 위워크의 상장이 실패하면서 약화되기 시작했다. 2010년 뉴욕에서 창업한 위워크는 2014년 1억 5000만달러의 투자를 받으며 유니콘기업으로 올라섰고, 소프트뱅크비전펀드의 투자를 받아 기업가치는 200억달러를 넘어섰다. 이후 소프트뱅크는 위워크 지분 29%를 확보하면서 기업가치를 470억달러까지 인정했다. 그 어떤 기업보다도 블리츠 스케일링을 성공적으로 이뤄낸 기업이었다. 하지만 급격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그 손실액은 막대했다. 매출 18억달러에 손실액이 19억달러였다. 월가 벤처투자자들은 막대한 투자금을 쏟아부어 만든 매출 증가보다 유의미한 수익성을 요구했다. 2018년 5월 우버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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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진화의 비밀은 소비자에게 있다
언어학자이자 사전 편찬자였던 존 민슈는 영어 사용자를 위한 스페인어 사전과 문법서 두 권을 출판하려 했지만 필요한 자금을 모을 수 없었다. 민슈는 출판 예정인 다국적 사전의 정기 구독자를 모집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모았다. 총 417명의 구독자를 확보해 1618년 11가지 언어로 된 사전 《언어에 대한 안내서 Ductor in Linguas》를 발간할 수 있었다. 서적 외에 런던에서는 구독 극장, 구독 강의도 존재했다. 현대의 개념으로는 크라우드 펀딩에 가까웠지만, 정기적으로 대가를 지급하고 서비스를 받는다는 점에서 최초의 구독 서비스라고 할 수 있었다. 기업과 고객 관계의 재정립17세기의 구독 서적과 극장, 강의는 오늘날 아마존 킨들과 넷플릭스, 그리고 온라인 공개수업인 MOOC로 진화했다. 오늘날 ‘구독’이라는 단어는 그 자체로 일종의 비즈니스 행위 혹은 모델이다. 구독 모델이란 기업과 구독자 사이의 약속으로, 일정 기간 기업이 제공하는 구독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구독자가 정기적으로 비용을 지불하기로 약속한 것을 의미한다. 전통적인 일회성 구매 모델에서 기업과 고객은 일회성 매매 관계였다. 기업은 고객에게 상품을 판매하고, 고객은 기업에 비용을 지불한다. 즉, 한쪽은 돈을, 다른 한쪽은 물건을 건네는 관계로, 거래가 종료되는 동시에 기업과 고객의 관계 역시 기본적으로 종료된다. 반면 구독 모델에서 기업과 고객 관계의 본질은 거래가 아니라 서비스에 있다. 기업과 고객 사이에 이뤄지는 최초의 거래는 양측의 관계가 종료됐음이 아니라 시작됐음을 의미한다. 기업과 고객 간의 관계가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월간, 분기 혹은 연간 단위로 이어진다. 기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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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도 애플도…파트너 기업들과 동반성장
문제는 생태계다. 디지털 전환시대에 위협적인 것은 개별회사가 아니라 이들이 구축한 생태계다. 디지털 시대의 경쟁우위는 소비자 이익을 위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생태계를 구축한 기업들에 주어진다. 생태계는 디지털 시대에 처음 등장한 개념은 아니다. PC 시대에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인텔칩을 사용하는 주변 기기 제조업체들의 생태계를 구축했다. 이들 생태계에서는 주변 기기 제조업체들의 호환기술이 함께 작동돼야 했기에 동반성장의 발판이 되었다. 모바일 시대로 넘어오면 그 자리를 애플이 차지했다. 아이폰을 통해 소비자의 필요를 충족하는 앱을 제공할 수 있었기에 다른 휴대폰 경쟁자보다 앞설 수 있었다. 생태계와 동반성장디지털 시대의 생태계는 과거와 달리 선형적이지 않다. 기업이 공급하는 제품 혹은 서비스에 따라 다양한 파트너들과의 연결을 통해 차별화돼 있으며, 기하급수적이고 다차원적이다.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는 소셜미디어 웨이보, 차량 공유 리프트, 물류 차이냐오와 같은 다양한 파트너와 생태계를 구축한다. 이렇게 형성된 생태계가 성숙해 선순환이 시작될 경우 고객은 물론 파트너 기업 등 생태계의 모든 참여자가 폭발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네트워크 효과가 발생한다.2019년 4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회장은 주주들에게 보내는 연례보고서에 흥미로운 숫자를 언급했다. 이는 창출하고자 하는 이익이나 주가가 아니라 지난 20년간 아마존이 다른 판매자들로부터 얻은 매출 증가율이었다. 1999년 아마존 전체 매출의 3%에 불과했던 수치는 2018년 58%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일찌감치 생태계의 중요성을 간파한 아마존은 다른 판매자들이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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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경제시대는 교육의 틀을 바꿀 수 있는 기회
자동차 내부의 복잡한 기계 장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구체적으로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운전을 위해 알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컴퓨터 역시 마찬가지다. 학교에서 기본작동에 대해 가르치기도 하지만, 교육이 컴퓨터의 폭넓은 활용에 기여했다고 보기 어렵다. 스마트폰을 정식 교과목으로 가르치는 학교는 없다.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사용법을 그저 습득했다. 인공지능(AI) 세상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코딩으로 대표되는 로봇 및 AI와의 소통기술은 변화될 세상에 유일하게 필요한 기술이 아니며, 절대적으로 많이 필요한 기술도 아니다. 기술편향적 교육의 탈피미래는 오직 STEM. 즉 과학, 기술, 공학, 수학이라는 네 과목에만 달려 있다는 주장이 자주 보인다. 이러한 주장의 이면에는 일자리 수요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미래에는 일상생활에 로봇 및 인공지능의 쓰임이 높아지고, 그만큼 일자리 수요 역시 커진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는 매우 협소한 관점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인생에는 일보다 훨씬 많은 것이 있기 때문이다. 인생을 살면서 해야 할 일은 직업적인 차원보다 훨씬 많다. 로봇 시대라는 이유로 교육이 기계적인 영역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안 되는 이유다.세계적 미래학자이자 기술 분야의 권위자인 게르트 레온하르트는 기술적인 측면에 편향되어 있는 STEM 과목의 균형 회복을 위해 CORE를 제안했다. CORE란 창의성(Creativity)과 독창성(Originality), 책임성(Responsibility), 공감(Empathy)의 머리글자를 합친 것이다. 이를 통해 인간적인 특징에 초점을 맞춘 과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데이비드 코스비 카네기멜런대 교수와 공동 저자들도 《하버드 비즈니스》에 발표한 논문 &ls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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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시대 공유경제는 새로운 사회적 부를 창출
공유경제는 경제를 공유하지 않는다. '공유경제'의 정확한 의미는 시기에 따라 달랐다. 공유경제가 처음으로 등장한 것은 1980년대였다. 중국 경제학자인 리빙옌 교수와 미국의 마틴 와이츠먼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각각 '사회주의 원가 범위 기초 연구(1981)'와 '공유경제(1984)'에서 공유경제이론을 언급했다. 이들이 생각한 공유경제는 이익의 분배와 관련한 공유였다. 노동자와 자본가가 기업의 이익을 어떻게 분배할 것인지를 통해 경제성장의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오늘날의 공유경제와는 사뭇 다른 개념이었다. 공유경제의 개념공유경제가 다시 등장한 것은 2000년대 초반이었다.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이자 ‘인터넷과 사회를 위한 버크먼 클라인 센터’ 공동 이사인 요차이 벤클러는 그의 책 《네트워크와 부》를 통해 ‘사회적 생산’이라는 개념을 공유경제로 설명했다. 인터넷을 통한 정보화 시대의 시작이 개인 간 협업을 가속화해 특정 기업의 독점적 생산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생산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은 위키피디아,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등으로 구현됐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공유’에 불과했다.이후 공유는 ‘협력’의 개념과 연결되어 공유경제는 ‘협력소비’로 확장된다. 문자 그대로 개인이 아닌 그룹소비라는 의미다. 다수의 소비자가 그룹을 형성하면 개인일 때보다 가격협상에 우위를 가질 수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많은 소비자는 공동구매를 바탕으로 자동차나 부동산, 비행기와 같은 고가 자산을 공유했고, ‘트립 어드바이저’와 같은 사이트를 통해 숙박 경험을 공유했다. 옥스퍼드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