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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지털 이코노미

    디지털시대에 주목받는 아날로그의 가치

    디지털 전환시대의 경영전략을 고민하는 세미나였다. 국내외 유명 인사들이 총출동한 세미나의 무게감을 증명하듯 많은 기업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임원이 많이 참여하는 만큼 중후한 느낌의 만년필 기업도 그중 하나였다. 세미나의 시작은 스폰서 기업들의 홍보 영상으로 시작되었다. 무대 앞에 설치된 대형 3D 사이니지에는 화려한 디지털 기술로 표현된 만년필 광고가 등장했다. 모든 것이 0과 1로 표현되는 새로운 세상을 고민하는 자리의 시작은 전통적인 아날로그 상품인 만년필이었던 것이다. 디지털 세상에 사라지지 않는 아날로그사람들이 ‘서점’이라는 단어를 꺼내는 경우는 서점이 문을 닫을 때뿐이었다. 물론 대형 체인서점들은 계속해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그마저도 신규로 문을 여는 경우는 드물다. 우연히 들른 동네에 작은 서점을 발견하면 마치 유적지를 발견한 듯 신기한 느낌이다. LP판도 마찬가지다. 어느 순간부터 음반협회는 LP판의 판매액을 통계에 포함하지 않았다. 전체 규모에서 숫자의 반올림 오차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CD에 대체되기 시작했던 LP판은 스트리밍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아이튠즈가 등장하면서 완전히 종적을 감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디지털화되면서 달라진 유사한 사례는 수없이 많다. 필름도 대표적이다. 디지털카메라의 등장으로 필름을 찾아보기 어려워지더니,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필름을 구경해보지도 못한 세대가 많아지고 있다.최근 이들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 1995년 아마존의 등장 이후 서점을 비롯한 많은 오프라인 매장은 사라져버렸다. 전자상거래 혁명이라고 일컬어질 만큼 동일한 물건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빠른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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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혁신을 위한 조직 시스템 설계의 필요성

    성공 스토리는 언제나 극적이다. 눈보라 치는 파리 시내에서 택시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다 새로운 시스템을 고안해 내고, 대학에서 동문관리 앱을 구축하던 친구들은 세계 최대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만들어낸다. 이들은 자주 상하구분 없는 ‘소통’ ‘개방’ 등의 조직문화를 강조한다. 격의 없는 논의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해 낸다는 것이다. 많은 기업이 이를 받아들이고, 심지어 정부나 국회에서도 비슷한 문화를 차용하고자 노력한다. 문제는 겉모습만 바뀌었을 뿐 달라지는 점이 크지 않다는 데에 있다. 현실에서 무시받는 혁신적 아이디어많은 혁신은 소위 ‘미친 아이디어’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주위를 아무리 둘러봐도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등장했을 때 기업이, 최고경영자(CEO)가 이를 이해하며 다양한 수단과 자원을 쏟아붓는 경우는 볼 수 없다. 오히려 획기적 아이디어의 주창자들은 조직 내에서 무시받거나 심지어는 ‘특이한 사람’으로 분류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문제는 중요한 시기에 이러한 아이디어를 알아보지 못할 경우 기업이 흔들릴 수도 있다는 점이다. 한때 세계 무선전화 시장을 제패했던 노키아가 대표적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 지구상 스마트폰의 절반 이상을 팔았던 노키아는 혁신 기업의 상징이었다. 조직문화 역시 개방적이고 혁신적이었다. 해야 하는 일 외에 각자 관심 있는 일에 일부의 시간을 할애할 수 있었고, 실수에도 관대했다. 이러한 문화 덕분에 몇몇 엔지니어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물건을 만들 수 있었다. 전체가 터치스크린으로 덮여 있으며, 인터넷이 가능한 전화기였다. 연구진은 이 새로운 형태의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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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전환시대 기술의 의미

    과학은 근대 세계를 이끌어가는 핵심 동력이다. 모더니즘 사상은 과학이 기술을 낳고, 사회 변화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역사를 되돌아보면 과학은 기술혁신과 무관했다. 과학적 발견은 르네상스 시대의 화약 무기나 궁전 건축기술 개발과 무관했고, 네덜란드 상업시대에 목재를 사용한 조선술이나 설탕 정제업을 발전시키지 못했다. 산업혁명 시기의 증기 추진식 공장 역시도 과학에 의해서 만들어졌다고 이야기하기 어렵다. 이런 현상을 과학사학자 L. J. 핸더슨은 “증기기관이 과학에 진 빚보다 과학이 증기기관에 진 빚이 더 크다”고 표현한다. 과학과 기술과학은 많은 기술 분야에서 분명 유용하지만, 기술개발을 위한 필수도, 핵심요소도 아니다. 공학, 경제학, R&D 예산과 함께 기술을 구성하는 한 부분이다. 제2차 세계대전 중 미국이 주도하고, 영국과 캐나다가 공동으로 참여했던 원자폭탄 개발 프로그램인 ‘맨해튼 프로젝트’에서도 원자과학자들이 중심인 듯 보이지만, 실제 예산의 많은 부분은 실물을 만들어내기 위한 이스트먼 코닥, 유니언카바이드, 앨리스 차머스, 듀폰 등의 기계공정과 대량생산에 투입됐다. 이처럼 과학자 외에도 엔지니어, 자본가, 정부, 노동자, 소비자 모두가 과학만큼이나 기술개발에 중요한 요인들이다. 특히 자연발생적이지 않은 물질의 속성을 살펴보는 경우 기술이 전혀 새로운 과학적 연구대상을 발견하는 경우도 흔하다. 기술과 사회·문화언제부터인가 기술은 경제성장의 바람직한 도구로만 평가돼왔다. ‘과학은 발견하고, 산업은 적용하며, 인간은 순응한다’는 1933년 시카고 세계박람회의 구호가 이를 대변한다. 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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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전환을 통한 질적 성장의 추구

    파푸아뉴기니의 바이닝족을 이해하는 데는 100년 가까운 시간이 필요했다. 관심을 갖던 연구자 대부분이 우울증에 걸려 연구가 계속될 수 없었기 때문이다. 1920년대의 유명 인류학자인 그레고리 베이트슨, 1960년대의 제러미 풀 모두 마찬가지였다. 원인은 지루함이었다. 그들의 문화는 지독하게 지루했던 탓에 바이닝족과 함께 생활하던 연구자들은 우울증에 빠져 귀국할 수밖에 없었다. 미래 사회의 최대의 적, 지루함바이닝족의 사회는 매우 따분했다. 신화나 종교, 지배계층도 없었고, 모든 사람이 평등하고 누구나 일에 열중했다. 문화라고 부를 만한 것이 없었다. 따분한 이들 문화의 형성 원인은 1990년대 들어서야 비로소 밝혀졌다. 인류학자 제인 파잔스는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없고, 놀면 벌을 받는 점에 주목했다. 이들 사회에서는 가능한 한 빨리 한 사람을 일꾼으로 육성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던 탓에 문화가 존재하지 않게 된 것이다. ‘호모 루덴스’라는 용어로 놀이가 인간의 본질이라고 역설한 네덜란드 역사학자 요한 호이징가의 통찰과 같은 맥락이다. 놀이가 이야기를 만들고, 문화를 창조한다는 것이다. 일에 집중하는 사회에서는 혁신이나 창조성, 문화를 창출할 수가 없다. 쓸모없는 일자리의 증가4차 산업혁명 기술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한다는 공포는 이제 더 이상 새롭지 않다. 케인스 시대의 일자리 절반이 이미 기계와 로봇에 의해 대체됐다는 주장부터, 20년 후일지, 40년 후일지는 모르지만 로봇에 의한 일자리 소멸은 확실한 현상이라고 주장한다. 많은 경제학자가 이에 동의하면서도 역사적으로 50년 혹은 100년 단위로 기간을 잘라 보면 경제가 성장할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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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전환으로 경쟁방식이 변화된 물류산업

    글로벌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은 ‘현대판 로마’에 비유된다. 고대 지중해를 장악했던 로마의 힘은 군사작전에 필요한 인원과 물자를 보급하고 지원하는 최상의 시스템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아마존 역시 물류혁신으로 오늘날의 경쟁력을 창출했다. 심지어 아마존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제프 베이조스는 아마존을 ‘로지스틱스 회사’라고 규정한다. 이들 경쟁력이 제품 판매가 아니라 인공지능 스피커를 통한 고객 정보 수집, 로봇으로 자동화된 전 세계 200개 이상의 물류창고, 미국 전역에 존재하는 수천 대의 자사 트럭, 개인에게 택배 업무를 위탁하는 아마존플렉스 그리고 드론을 통한 택배 서비스 등의 물류 서비스에 있음을 알 수 있다. 로지스틱스의 역사물류를 비롯해 공급망 전체를 지칭하는 ‘로지스틱스’는 원래는 군사용어였다. 군사 활동에 필요한 사람과 무기, 장비, 식량 등을 관리하고, 필요한 곳에 보급·수송하는 일련의 기능을 의미했다. 군대에 쓰이던 용어가 경제활동에 쓰이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후반부터다. 과거에는 말과 낙타를 이용한 육상운송이 매우 제한적이었던 탓에 대륙을 정복한 통치자는 운하를 정비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선박을 통하면 대량의 화물을 실어나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선박에 의존하던 운송은 내연기관이 등장하면서 크게 달라졌다. 내연기관을 사용한 철도와 트럭이 등장하자 땅 위에서의 운송능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해 각국은 앞다투어 철도와 도로망을 정비하기 시작했다. 불과 백년 만에 철로 길이는 백만 킬로미터를 넘어섰다. 게다가 내연기관을 장착한 증기선도 등장하면서 기상 상황에 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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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디맨드 비즈니스와 혁신의 역설

    백성들이 어리둥절하고 있을 때 한 꼬마가 소리쳤다. “임금님이 벌거벗었다!” 안데르센의 동화 《벌거벗은 임금님》 이야기다. 옷을 좋아하는 임금님에게 두 명의 재봉사는 총명한 사람만이 볼 수 있는 화려한 옷감으로 특별한 옷을 만들어주겠다고 제안한다. 그들은 텅 빈 베틀만 연신 움직여댔지만, 신하들은 자신들이 자격 없는 사람으로 여겨질지 몰라 아주 훌륭한 옷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보고했다. 임금 역시 옷이 보이지 않았지만, 신하들과 같은 마음으로 보이지 않는 옷을 입고 신하들의 찬사를 받은 후 기념 행진을 시작했다. 네트워크 효과와 독점 추구오늘날 플랫폼 비즈니스를 바라보는 관점은 마치 재봉사의 말을 믿은 임금 및 신하와 유사하다. 어떤 측면을 비판하려다가도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을까 주저하게 된다. 이는 플랫폼 비즈니스는 혁신적이라는 이미지에 기반한다. 하지만 실상은 꼭 이와 같지 않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노동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면서 가치를 창출한다. 과거에는 신뢰할 만한 제3자의 중개가 있더라도 거래 상대방인 서비스 공급자(노동자)와 소비자가 서로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없었던 탓에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날 평점이나 리뷰, 별점으로 이뤄지는 서비스 평가는 거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준다. 이로 인해 소비자는 안심하고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서비스 공급자는 소득을 얻을 수 있다.하지만 비즈니스 이면에서 평가시스템은 노동자를 통제하고, 소비자와 노동자를 다른 플랫폼으로 옮겨가지 못하게 하는 수단이 된다. 노동자는 다른 플랫폼에서 평판을 다시 쌓으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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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랫폼 노동의 빛과 그림자

    플랫폼 노동은 디지털 경제 시대의 소리 없는 동력원이다. 전체 노동자의 아주 일부가 주문형 플랫폼 기업을 위해 일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전통적인 일자리 대부분이 문을 닫은 오늘날 플랫폼 노동을 통해 일상생활을 힘겹게 이어가고 있다. 이는 한편으로 플랫폼 노동에 의존하는 경제가 얼마나 위험한지 알 수 있는 계기이기도 하다. 국가를 막론하고 플랫폼 노동자들의 감염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는 점이 대표적이다. 이들 업무의 성격상 대부분이 재택근무가 불가능하고, 자가격리의 여유가 없어 감염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위기에 취약한 플랫폼 노동자일반적인 임금근로자는 아프면 언제든지 병가를 낼 수 있다. 계약에 의해 병가 중에도 급여를 받을 수 있고, 아프다는 이유만으로 해고 대상이 되지 않는다. 정부는 기업이 노동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재원을 마련해 재정적인 지원을 한다. 하지만 일한 만큼 벌고, 재무적 회복탄력도가 낮은 플랫폼 노동자는 아프다고 편하게 쉴 수 없다. 영국 왕립인력개발원 조사에 따르면 플랫폼 근로자 중 절반 가까이는 예상하지 못한 상황으로 현재의 소득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생활비를 밀리지 않고 살 수 있는 기간이 한 달 이하거나 최대 두 달이다.재택근무도 불가능하다. 플랫폼을 통해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물건을 나르고, 음식을 배달하는 일은 집에서 할 수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팬데믹으로 학교가 문을 닫고 홈스쿨링이 장기화되면 이들 플랫폼 노동을 주업으로 삼는 가정은 심각한 소득 감소를 경험한다. 케임브리지 경제학자들이 시행한 최근 조사에 따르면 연간 2만달러 미만을 버는 노동자들은 4만달러 이상 소득의 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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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전환시대에 확산되는 플랫폼 노동

    개똥계의 우버가 등장했다. 앱 기반 개똥 치워주기 서비스 ‘푸퍼(Pooper)’가 그것이다. 반려견의 용변을 사진으로 찍어 보내면 푸퍼 스쿠퍼(개똥 치우는 사람)가 와서 치워준다는 것이다. 푸퍼는 스쿠퍼를 모집하는 광고에서 플랫폼 노동의 장점을 설명한다. “푸고 싶은 만큼 푸세요. 자율적으로 일하면서 푸는 만큼 버세요.” 흥미로운 사실은 푸퍼 앱이 가짜라는 점이다. 앱을 활용한 플랫폼 노동에 중독된 사회를 한 마케팅 회사가 비판하기 위해 만든 예술 프로젝트였다. 플랫폼 노동의 확산푸퍼 앱을 기획한 사람들은 직접 해도 되는 아주 사소한 일까지 플랫폼 노동을 활용하는 세태를 비판하기 위해 앱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문제는 가짜인 줄 모르고 스쿠퍼로 가입한 사람이 상당수였다는 점이다. 플랫폼 노동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확산되는지 살펴볼 수 있는 단면이다. 실제 통계도 이를 뒷받침한다. 플랫폼 노동이 가장 활발한 미국의 실업률은 4~5%가량으로 완전고용 상태지만, 비공식 노동을 하는 사람은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2017년 기준으로 부업을 하는 노동자 비율은 28%까지 상승했다. 소득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고 하지만, 미국 성인 가운데 3명 중 1명은 공식적인 직업만으로는 생계유지가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현상의 이면에는 소득의 변동폭이 커지는 현실이 있다.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32%가 매월 소득이 달라지고, 13%는 이런 급변성 때문에 생활비가 부족한 달이 있다고 응답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득을 보충해야 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플랫폼 노동의 확산 속도는 매우 빨라지고 있다. 산업의 변화와 플랫폼 노동모든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