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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지털 이코노미

    작고 빨랐던 페이스북은 어떻게 거대공룡이 되었나

    디지털 세상에서 독점은 지속될 수 없어 보였다. 끊임없이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인터넷 브라우저 시장을 장악했던 넷츠케이프는 익스플로러의 등장으로 하루 아침에 자취를 감추었고, 폭발적인 유행세를 보였던 소셜 미디어의 선구자 마이스페이스는 페이스북의 등장으로 사라졌다. 클릭 한 번으로 어디든 접근가능한 디지털 세상에서 독점의 전제가 되는 진입장벽은 과거의 유물로 여겨졌다. 더는 규모의 경제가 중요해 보이지 않았고, 작고 빠른 배가 성공하는 세상인 줄로만 알았다. 디지털 시대의 독점혼돈의 시대가 끝난 2010년대에 들어서자 세상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3년 된 회사는 중년, 5년 된 기업은 죽음에 근접했다’는 디지털 시대의 도식은 이제 성립하지 않았다. 작고 빠른 배를 대표하던 구글과 아마존, 페이스북은 쇠퇴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몸집이 커져만 갔다. 2000년대 초반 수십 개나 되던 검색엔진은 모두 사라지고 하나만 남게 되었으며, 물건을 사려고 방문하던 수백 개의 웹사이트 역시 모든 상품을 보유하고 있다는 하나의 웹사이트로 집중되었다. 거인이 된 이들 기업에 도전하는 신생기업은 찾아볼 수 없게 됐다.페이스북의 인스타그램 인수는 디지털 세상의 경쟁구도가 달라졌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건이었다. 인스타그램의 등장은 페이스북의 입지를 약화시키기에 충분했다. 소셜 네트워크에 사진과 비디오 컨텐츠를 연결하여 공유하는 인스타그램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었고, 사업 시작 18개월 만에 사용자는 3000만 명을 넘었다. 인터넷 시대의 원칙에 따르면 당시 설립 8년 차인 페이스북은 강력한 도전자의 등장으로 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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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은 혁신에 성공하고 일본은 실패하는 이유는

    독점은 혁신의 결과지만, 그다음 혁신의 방해 요인이 되기도 한다. 1970년대 일본은 혁신의 주인공이었다. TV와 라디오 같은 미국 제품의 복제품을 값싸게 만들던 소니와 파나소닉, 도시바는 기존 제품을 살짝 변형해 전 세계 소비자를 사로잡았다. 소니의 ‘워크맨’이 대표적이다.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일본 기업의 활약을 찾아볼 수 있다. 미국 기업 아타리가 ‘퐁’으로 개척한 비디오게임 시장을 일본 회사들이 장악한 것이다. ‘스페이스 인베이더’ ‘파쿠맨(팩맨)’ ‘동키콩’ 등 시대를 대표한 비디오게임들이 등장한 것이 바로 이 시기다. 독점과 혁신일본의 성공은 오래가지 못했다. 중앙집권적 기술 발전 계획에 몰두한 탓이다. 1970년대 성공의 여세를 몰아 전 세계 컴퓨팅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5세대 컴퓨터’, 즉 슈퍼컴퓨터 제작을 시도했지만 완전히 실패하고 말았다. 이후 일본 정부는 새로움보다는 안정성을 택했다. 전자산업은 일본전신전화회사(NTT)와 일본전기주식회사(NEC)를 중심으로 한 하드웨어에 중점을 둔 시스템에 초점을 맞췄다. 일종의 조합주의를 고수하며 자국 통신 독점 기업의 힘을 계속해서 키워준 것이다. 이런 일본의 전략으로 한때는 첨단 이동전화 시스템 분야에서 하드웨어와 디자인은 미국을 뛰어넘은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인터넷이 확산되기 시작한 2000년대 초반부터 일본 산업은 힘을 쓰지 못했다. NTT와 NEC에 의한 이중독점 체제가 유지되는 일본 이동전화산업에서 독립 통신과 인터넷 기업은 고개를 들 수 없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시도는 시장을 독점하는 두 회사에 방해되지 않는 정도까지만 허락됐다. 결국 1990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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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두 달리던 플랫폼 기업이 실패하는 이유는?

    최초의 기업이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이는 플랫폼 비즈니스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차량공유 선두기업은 우버가 아니라 사이드카였고, 숙박공유에서는 에어비앤비 이전에 VRBO가 있었다. 페이스북 이전에 마이스페이스가 있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선두기업이 플랫폼 경쟁력의 원천인 네트워크 효과 창출에 유리함은 분명하지만, 주요 요인들을 이해하지 못할 경우 한순간에 주도권을 놓칠 수 있다. 잘못된 가격정책플랫폼 비즈니스의 핵심인 네트워크 효과는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의 싸움에서 결정된다. 수요자만 많아도, 공급자만 많아도 네트워크 효과는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잘못된 가격 책정은 플랫폼 기업이 실패하는 첫 번째 요인이다. 2012년 1월에 시작된 사이드카는 승차공유의 선두주자였다. 승객들은 앱을 통해 승차를 요청하고, 가까이에 있는 운전자는 이를 수락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최초의 서비스였다. 특이하게도 승객은 운임을 운전자에게 제공하지 않아도 됐다. 운수업에 적용되는 규제를 피하기 위해 운임을 기부로 포장했기 때문이었다. 단지 운행이 끝나고 나면 앱은 승객에게 평균 기부액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운전자에게 얼마를 ‘기부’할지 알려줬다. 사이드카는 결제를 기부로 정의하며, 자사의 서비스는 운수업이 아니기 때문에 영업용 보험과 같이 막대한 지출이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사이드카의 방식은 작고 느리지만 네트워크 효과를 발생시켰다. 미국 내 12개 도시에서 서비스가 시작될 만큼 확산됐다. 하지만 우버의 등장으로 선두 기업이었던 사이드카는 시장에서 밀려나고 말았다. 우버는 사이드카에서 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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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랫폼 비즈니스 성공하려면 멀티호밍을 통제해야죠

    플랫폼 비즈니스의 힘은 네트워크 효과에서 비롯된다. 네트워크 효과란 반복적인 자기 강화적 피드백으로, 플랫폼의 가치를 직간접적으로 만들어 내는 힘을 의미한다. 지난 30년간 특정 기업이 시장의 대부분을 장악한 힘의 중심에는 언제나 네트워크 효과가 있었다. 윈도와 오피스 프로그램을 만든 마이크로소프트, SNS 분야의 페이스북, 온라인 경매의 이베이, 마이크로블로그의 트위터, 숙박공유의 에어비앤비, 온라인 쇼핑의 알리바바 모두 마찬가지다. 네트워크 효과와 플랫폼의 위력플랫폼 비즈니스에서는 특정 플랫폼의 이용자가 늘거나 앱 또는 디지털 콘텐츠가 증가하면 다른 이용자와 콘텐츠를 끌어들여 해당 기업의 가치가 증가한다. 긍정적인 피드백이 빨라지고 강해지는 것이다. 1970년대 초 이더넷이라는 로컬 네크워크를 창시한 발명가 로버트 메트칼프는 네트워크의 가치는 연결되는 접점 수와 같다고 설명했다. 보다 구체적으로 n개의 접점이 있는 네트워크의 가치는 n(n-1)/2로 표현된다. 이에 따르면 두 사람(n=2)이 있는 네트워크의 가치는 1, 10명은 45, 100명은 4950으로 급증한다. 네트워크의 가치가 이용자 수 증가에 선형적으로 비례하지 않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기하급수적인 특징으로 인해 플랫폼 비즈니스는 단기간에 급격하게 팽창할 수도, 쇠퇴할 수도 있는 상황에 직면한다. 멀티호밍으로 약화되는 네트워크 효과네트워크 효과는 플랫폼의 위력을 높여주는 강력한 요인이지만, 이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네트워크 효과가 반드시 높은 시장 점유율과 막대한 수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멀티호밍을 통제하지 못할 경우 플랫폼의 위력은 약화될 수 있다. 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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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가 IBM에 저작권료 없이 OS 쓰게 한 까닭은

    플랫폼 시대다. 지구상에서 최고의 시장가치를 기록한 기업과 조달러 수준의 가치를 돌파한 최초의 기업은 모두 플랫폼 기업이었다. 2018년 말 기준 시장가치 최상위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 아마존, 구글(알파벳)이었다. 페이스북과 알리바바, 텐센트까지 합치면 시장가치는 5조달러에 가깝다. 이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등장한 유니콘 기업 가운데 60~70%가 플랫폼 기업이다. 소수의 기업이 플랫폼으로 세계 경제는 물론 개개인의 작업과 생활에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플랫폼 전략의 출발플랫폼 비즈니스가 디지털화로 가속화했지만 오늘날 갑자기 등장한 것은 아니다. 쇼핑 카탈로그와 같은 19세기의 광고업까지 거슬러가지 않더라도 과거에서 플랫폼 비즈니스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1980년대 마이크로소프트가 대표적이다. 빌 게이츠는 IBM에 저작권료를 내지 않고도 도스를 쓸 수 있도록 허용해줬다. 대신 다른 제조업체에 사용 라이선스를 줄 수 있는 것은 마이크로소프트뿐이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IBM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계약인 듯 보였지만, 게이츠는 새롭게 형성되는 클론 산업에 주목했다. 클론 산업은 IBM PC와 동일한 성능을 갖지만 저렴한 컴퓨터를 만들어내는 분야를 의미했다. 클론들은 IBM 호환 기기의 소프트웨어와 주변장치 분야에서 작지만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게이츠는 IBM PC가 대중화하면 이 분야가 새로운 대규모 산업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들에 운영체제(OS) 라이선스를 줄 수 있는 권한만 독점한다면 마이크로소프트가 PC산업 전체의 중심부에 자리잡을 수 있음을 간파한 것이다. 그의 예상대로 오늘날 수천 곳의 소프트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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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사회 '경제적 단절'을 극복하는 법

    수도는 부유했지만 주위를 둘러싼 12개 구역은 굶어죽을 정도로 가난했다. 국가 지도자는 수도인 캐피톨 시민들을 즐겁게 하기 위해 매년 경기를 개최했다. 각 구역에서 10대 소년, 소녀 1명씩 뽑아 한 명이 남을 때까지 시합을 벌였다. 패자는 죽음에 처했고, 승자는 명성과 영광을 얻었다. 우승자의 고향에는 상금과 선물도 지급되었다. 소설 《헝거게임》의 이야기다. 과거의 교훈《헝거게임》의 이야기는 사회에 대한 불안과 불만을 강력하게 진압하는 사례다. 현실에서 사용할 수 없는 방법이다. 하지만 소설 속 불안과 불만, 지역별 불평등은 현실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디지털 기술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소득과 의료, 퇴직지원과 관련된 기존 방식을 위협하고 있다. 동시에 필요한 만큼 일하지 못하고 있다. 오늘날 노동공급이 일자리 수를 웃도는 현상은 특정 국가에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다. 많은 사람이 희망을 잃고, 이는 사회적 불안과 불만으로 이어지고 있다.대규모 변화는 과거에도 있었다. 동일한 문제가 있었다는 의미다. 농업경제에서 산업경제로 전환할 때 사회가 느꼈던 충격은 오늘날보다 심했을 것이다. 역사학자 그레고리 클라크에 따르면 1770~1810년 산업화의 충격으로 영국의 실질임금은 10% 하락했다. 실질임금이 회복된 것은 산업화가 시작되고 60~70년이 지난 뒤였다. 미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대량생산이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하자 노동자 재교육, 아동노동에 대한 규제 등 새로운 해결책들이 필요했다. 오랜 시간이 필요했지만, 새로운 정책과 비즈니스는 서로 조화를 이루며 자리 잡았다. 산업 시대로 전환하는 노동자를 위한 사회보장제도와 실업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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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지능 발전해도 규칙밖의 판단은 결국 인간의 몫

    2016년 ‘버트 믿어주기’ 실험이 진행됐다. 어떤 로봇이 믿을만한지 알아보기 위해 세 종류의 로봇 버트를 준비해놓고 사람들에게 보여준 것이다. 미션은 오물렛을 만들기 위해 인간에게 달걀과 기름, 소금을 건네주는 것이었다. 버트A는 결점이 없지만 말은 못했다. 버트B는 자주 달걀을 떨어뜨리고, 말을 하지 못했다. 버트C는 제일 서툴렀지만 얼굴에 표정도 있고 실수하면 사과할 줄 알았다. 실험이 끝난 뒤 참가자 21명이 주방보조로 선택한 로봇은 버트C였다. 인공지능 기술과 신뢰 형태 변화실험의 규모는 작았지만 인상적이었다. 버트C는 작업이 서툴러 다른 로봇에 비해 작업시간이 50%나 더 걸렸다. 하지만 사람들은 유능하고 믿음직한 로봇보다 실수를 하더라도 인간과 비슷한 로봇을 신뢰했다. 인지심리학자인 프랭크 크루거 교수는 기계의 미숙함은 신뢰저하로 이어지지만, 기계가 사과와 같은 기초적인 사회예절을 보이면 신뢰가 금세 회복된다고 설명한다. 기계에 대한 신뢰형태가 달라지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간 기계에 대한 신뢰는 오로지 기능적 확실성에서 도출되었다. 즉, 예측가능성이 곧 기계의 신뢰성이었다. 기계에 대한 신뢰는 딱 주어진 만큼의 작업을 할 것이라는 믿음에서 나온다. 클라우드에 저장된 문서는 언제 어디서나 열어볼 수 있을 거라고 믿고, ATM에서는 요청한 돈이 정확히 인출될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인공지능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는 이와 다르다. 인공지능 기술 이전의 기계는 정해진 일만을 안정적으로 ‘처리’해줄 것이라 믿었지만, 오늘날에는 기계가 무엇을, 언제할지 ‘결정’ 해줄거라 믿는다.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 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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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시대, 넘치는 정보에도 신뢰가 어려운 이유

    신뢰가 클수록 좋을까. 영국 상원의원이면서 철학자이자 케임브리지대 교수인 오노라 오닐이 TED 강연 ‘신뢰에 대한 오해들’에서 제기한 의문이다. 그는 사회 전체가 신뢰를 잃었고,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단순화된 믿음에 이의를 제기했다. 신뢰를 회복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목표이며, 그보다 신뢰성 있는 대상을 더 많이 신뢰하고, 신뢰성 없는 대상을 신뢰하지 않는 목표를 두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신뢰와 신뢰성분명 신뢰와 신뢰성은 다르다. 단순히 ‘믿음이 큰 사회’를 만들기 위해 보편적인 신뢰를 부추기는 방법은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 사람들은 탐욕에 사로잡히면 무턱대고 믿으려 하기 때문이다. 역사상 최대 규모의 폰지 사기로 유명한 버니 메이도프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는 신규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이자나 배당금을 지급하는 방식의 다단계 금융사기인 ‘폰지 사기’로 수십 년에 걸쳐 650억달러(약 66조원)의 돈을 횡령했다. 메이도프에게 돈을 맡긴 사람은 수많은 유명인사였다. 스티븐 스필버그, 뉴욕메츠 구단주인 프레드 윌폰, 제너럴모터스(GM)의 금융 자회사인 GMAC의 에즈라 머킨 회장 등이다. 메이도프는 장기간에 걸쳐 차근차근 명성을 쌓았다. 너그럽고 자선활동을 많이 하고, 유명인들처럼 롱아일랜드와 팜비치의 컨트리클럽과 유대인 사교계에서 활동했다. 그는 누구보다 믿을 만해 보이지만, 신뢰의 피해는 매우 컸다. 신뢰가 아닌 신뢰성이 중요한 이유다. 신뢰성의 근거많은 신규 투자자는 메이도프의 고객 명단에 부자와 유명인 그리고 그의 친구와 가족 명단이 있는 것을 보고 그를 신뢰했다. 이는 그가 믿을 만한 사람이라는 강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