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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 승계, 부의 대물림 아닌 스케일업 발판"

    “승계 완료 기업의 경영 성과를 비승계 기업과 비교한 결과, 종업원 증가가 뚜렷해지는 등 기업가정신이 회복되는 모습이 확연했습니다.”(박성민 IBK기업은행경제연구소 팀장)18일 중소기업중앙회와 기업은행, 홈앤쇼핑이 공동 주관하고 한국경제신문사가 후원해 경북 경주에서 열린 ‘2022 장수기업 희망포럼’에서는 기업 승계의 경제적 효과에 관한 구체적 연구 결과가 제시돼 눈길을 끌었다. 기업 승계를 ‘부의 대물림’으로 폄훼할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대기업과의 임금 격차를 줄이며, 기업 규모를 키우는 중요한 수단이자 목적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기업 승계는 경쟁력 강화 열쇠”기업 승계에 대한 중소기업인의 의견을 공유하고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포럼에선 기업 승계와 관련해 제도적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박성민 팀장은 ‘기업 승계 특별 토론회’ 기조 발표를 통해 기업의 규모와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스케일업’을 이루는 방향으로 기업 승계를 바라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팀장은 “스타트업, 중소기업의 스케일업을 통해 중견기업이 많아져야 안정적인 고용이 일어나고 대기업과의 생산성 격차도 줄어든다”며 “기업 승계를 기업 스케일업을 위한 핵심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2014~2016년 104개 승계 완료 기업의 경영성과를 비슷한 규모와 업종의 비승계 기업과 비교한 결과 종업원 증가율이 4.6%포인트 더 높았다. 또 승계 완료 기업은 유형자산 증가율이 7.7%에 달하는 등 기업가정신의 귀환이 뚜렷했다고 소개했다. 승계 완료 기업은 유동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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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양자컴 연구인력·논문, 미국·중국의 10%도 안돼

    50큐비트(한국) 대 4158큐비트(미국). 2026년까지 한·미 양국이 제시하고 있는 양자컴퓨터 성능 목표다. 이미 격차가 상당히 벌어졌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 따르면 2016~2020년 중국의 양자컴퓨터 관련 논문은 7030건이었다. 미국에서는 5230건이 발표됐다. 같은 기간 한국에서 발표된 논문은 705건에 불과했다. 중국의 10분의 1 수준이다.연구 인력도 크게 부족하다. 양자컴퓨터 분야 핵심 인력은 미국이 3526명, 중국 3282명, 유럽연합(EU)은 3720명이었다. 한국은 264명에 그쳤다. KISTI는 “한국 양자기술 전문가는 200명 정도로 추산되는데 이 정도 인력으로는 세계적인 양자기술 경쟁에서 선도국을 추격하기에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미국 더럼 듀크퀀텀센터(DQC)에서 한국경제신문 기자와 만난 김정상 듀크대 전자컴퓨터공학과 교수 겸 양자컴퓨터 스타트업 아이온큐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지난 10년간 버락 오바마, 도널드 트럼프, 조 바이든 대통령 모두가 미국 양자컴퓨터 기업인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기술 설명을 요청했다”고 했다. 양자컴퓨터가 미국 행정부에서 정파를 초월해 추진하는 ‘백년대계’임을 체감할 수 있는 사례다. 미국 정부는 2008년 ‘국가양자정보과학연방비전’을 수립하고 매년 2억달러(약 2700억원) 이상 투자를 지속했다.한국 정부와 기업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2차전지 등 눈앞의 주력 산업에 집중하다 미래 산업인 양자컴퓨터 연구에 실기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CTO는 “한국이 서둘러 양자컴퓨터 연구를 하지 않는다면 세계 기술 수준을 따라가는 데 크게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했다.더럼=김진원 한국경제신문 기자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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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팀목 수출마저 20% ↓…올 무역적자 327억달러

    지난 1~10일 한국의 수출액이 전년 동월 대비 20% 넘게 줄었다. 올 들어 무역역조를 이어가는 와중에 수출마저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누적 무역적자는 300억달러를 넘어섰다.관세청에 따르면 1~1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117억97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47억8100만달러)보다 20.2% 감소했다. 조업일수(5일)를 고려한 하루 평균 수출액은 23억6000만달러다. 전년 동기(조업일수 5.5일) 하루 평균 수출액인 26억9000만달러와 비교하면 12.2% 줄었다. 1~10일 수출액을 기준으로 할 때 2년 전인 2020년 10월(-28.8%) 후 수출액 감소폭이 가장 컸다.반도체(-20.6%), 석유제품(-21.3%), 철강제품(-36.1%) 무선통신기기(-21.0%) 등 10대 수출품목 중 8개 품목의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줄었다. 승용차(5.4%)와 선박(76.4%) 등만 증가했다. 국가별로 보면 10대 국가 중 유럽연합(11.1%) 외 수출액이 전부 감소했다. 중국(-23.4%), 미국(-21.4%), 베트남(-11.9%), 일본(-35.5%) 등에 대한 수출이 모두 부진했다.이 기간 수입액은 156억22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3% 줄었다. 원유(7.6%)와 무선통신기기(39.1%) 등의 수입은 늘었지만 가스(-16.1%)와 석유제품(-14.3%) 등의 수입이 감소한 결과다.무역수지는 38억25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4월부터 내리 적자다. 이달에 적자를 낸다면 7개월 연속이다. 7개월 연속 적자가 현실화하면 1995년 1월~1997년 5월 후 약 25년 만의 기록이 된다. 올해 누적 적자 규모는 327억1400만달러다. 연간 기준 역대 최대인 1996년의 206억2400만달러보다 더 크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132억6700만달러 적자) 후 처음으로 올해 연간 적자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도병욱 한국경제신문 기자 NIE 포인트1. 무역수지의 개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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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초격차 기술로 TSMC에 '선전포고'

    삼성전자가 2027년 1.4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정을 도입한다. ‘초격차’ 기술로 고객사를 늘려 선두 주자인 TSMC를 따라잡는다는 전략이다.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사장은 3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 시그니아호텔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에서 “2025년 2㎚, 2027년에 1.4㎚ 공정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1.4㎚ 공정 도입 시기를 밝힌 것은 삼성전자가 처음이다.파운드리 선두 주자 TSMC는 지난 5월 1.4㎚ 공정 개발을 공식화했지만 구체적인 일정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반도체업계에서는 양산 시점을 2027~2028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를 비롯해 1.4㎚까지 구체적인 개발 로드맵을 발표하며 TSMC보다 한 발짝 앞서 나갔다.삼성전자는 스마트폰용 반도체 중심 매출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하이퍼포먼스컴퓨팅(HPC)·차량용 반도체 등 분야 매출 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이와 함께 공장을 먼저 짓고 고객을 받는 ‘셸 퍼스트’ 전략을 도입해 2027년까지 생산능력을 현재의 세 배로 확대한다. 그동안 고객사가 주문한 뒤 그 수요에 맞춰서 라인을 운영했지만 앞으로는 라인을 먼저 구축한 뒤 고객을 받겠다는 의미다.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이끄는 경계현 DS부문장(사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파운드리는 호텔업”이라며 “생산 방식을 바꿔 ‘호텔방’을 만들어놓고 사업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삼성전자는 지금까지 고객사의 주문을 먼저 받고 나서 설비투자를 단행했다. 투자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파운드리 공장 한 기에 30조원 이상이 들어간다. TSMC에 기술력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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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년 뒤 코딩 수업 2배 늘어나는데 가르칠 사람 없다", 중학교 절반 정보교사 '0명'…1명이 7~8곳 순회교육

    충남 서천의 중학교 정보교사 이모씨(42)는 매주 5개 학교를 순회하며 수업한다. 그가 지도하던 정보기술(IT) 동아리에서 한 학생이 과학고교에 진학했다는 소문이 돌자, 올해 파견을 요청하는 학교가 더 늘었다. 이씨는 “지방은 정보교사가 워낙 적다 보니 선생님 대부분이 순회 교육을 나간다”며 “많은 아이가 인공지능(AI)·소프트웨어(SW)를 배우고 싶어 하는데 제대로 가르쳐줄 수 없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최근 정부는 2025년부터 코딩을 필수과목으로 지정하고 초·중학교 정보 교과 수업시간을 두 배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그러나 교육 현장에선 환영보다 걱정의 목소리가 더 크다. 가르칠 사람이 턱없이 부족해서다.27일 한국정보교사연합회에 따르면 정보교사가 1명 이상 배치된 중학교는 전국 3214곳 중 1587곳(49.4%)뿐이다. 학교 2곳당 교사 1명에 불과한 셈이다. 정보교사 1명이 2~3곳에서 많게는 7~8곳까지 학교를 순회하거나 기간제 교사가 나서서 가르치는 실정이다.지방은 더욱 심각하다. 인천(81.5%) 경기(79.2%) 세종(79.2%) 등은 정보교사 확보율이 80%에 가깝지만, 강원(21.0%) 전북(23.9%) 전남(27.8%)은 30%가 채 안 된다. 이는 고스란히 지역 간 IT 학습 격차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교사들의 지적이다.최정원 만월중 교사는 “정보교사를 보유한 학교는 방과후 수업이나 동아리를 운영해 더 배우고 싶어하는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지만, 다른 학교 아이들은 맛보기 수준의 수업만 듣고 있다”며 “컴퓨터실과 장비 등 교구도 잘 갖춰야 하는데, 순회 교사는 이를 개선하거나 손댈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초등학교의 현실은 더욱 심각하다. 담임교사가 모든 과목을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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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달째 내리막 걷는 유가…BoA "중국 수요 살아나면 100달러 간다"

    경기 침체 우려로 수요가 위축되고 공급 확대 소식까지 겹치면서 유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 고점 대비 30%가량 가격이 떨어졌다. 하지만 아시아의 원유 수요가 되살아나면 유가가 다시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현재 배럴당 80~90달러 선을 맴도는 유가가 내년엔 1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지난 19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11월물 가격은 배럴당 0.7%(60센트) 오른 85.36달러를 기록했다. 유럽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11월물은 92달러에 거래됐다.이날 소폭 올랐지만 올 6월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섰던 WTI는 3개월 만에 80달러로 내려앉았다. 7일 81달러를 찍은 뒤 잠시 반등했지만 이후 내림세로 돌아섰다. 브렌트유도 배럴당 123달러에 육박한 6월 대비 25%가량 하락했다.원유 가격이 약세를 보이자 미국 내 휘발유 가격도 14주 연속 하락했다. 실시간 휘발유 가격 추적 업체인 가스버디에 따르면 미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약 3.8L)당 3.64달러를 기록했다. 지난주보다 3.9센트 떨어졌다. 14주 연속 휘발유 가격이 내려앉은 건 2015년 이후 처음이다.원유 공급은 더 확대될 전망이다. 미 정부는 이날 1000만 배럴 규모의 전략비축유(SPR)를 추가로 방출하기로 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2025년까지 하루 500만 배럴 증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오일프라이스닷컴에 따르면 이란도 원유 가격을 인하할 계획이다. 러시아에 뺏긴 시장 점유율을 되찾기 위해서다.유가 하락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oA는 현재의 유가 하락세가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프랜시스코 블랜치 BoA 상품·파생상품 전략가는 “(우리는) 유가가 더 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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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전자산' 金의 배신…올 고점 대비 19% 뚝

    투자자들의 상식으로 올해 금값은 오르는 게 맞다. 주식 등 위험자산이 흔들릴 때는 보통 금 같은 안전자산 투자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금은 전통적으로 ‘인플레이션 피난처’로 각광받아 왔다. 그러나 금 가격이 좀처럼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과 강(强)달러가 금 시세에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지난 19일 금 선물 12월물은 0.3%(5.3달러) 떨어진 트로이온스당 1678.2달러에 마감했다. 금 선물 가격은 올해 들어 이날까지 8.2% 하락했다. 올해 최고점 대비로는 19%가량 떨어졌다.금 가격은 지난 2월 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안전자산으로 주목받으며 상승세를 탔지만 이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3월 초 트로이온스당 2069.4달러를 찍었던 금 가격은 4월부터 6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6개월 동안 금값 하락률은 14%였다.시장에선 올해 금값 부진이 이례적이라고 평가한다. 통상 증시가 하락하면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금으로 몰리며 가격 상승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우크라이나전쟁이라는 지정학적 위험까지 불거졌다.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되면 안전자산 투자 수요가 늘어난다. 또 주요국의 물가상승률이 수십 년 만에 최고점을 찍으면서 인플레이션 헤지(위험 회피) 수단인 금 투자가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됐다.그러나 올해는 Fed의 매파(통화 긴축 선호) 기조가 금값의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한 것이 컸다. 국채 투자 수익률이 이자를 주지 않는 금 투자를 능가하게 됐다.이고운 한국경제신문 기자 NIE 포인트1. 국제 석유가격이 내리는 이유를 본문에서 찾아 정리해보자.2.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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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금·보조금 줄줄 샌 12조 신재생에너지 지원사업…12곳 표본조사한 태양광 부문에서 1800억대 비리

    국무조정실이 적발한 2267건의 신재생에너지 지원사업(전력산업기반기금사업) 관련 부당 집행 사례는 ‘비리 종합선물세트’를 연상케 할 정도다. 서류 조작, 가짜 건물 건설, 쪼개기 수의계약, 지원금 전용, 입찰 담합 등 생각할 수 있는 각종 위법 사례가 등장한다. 특히 이번 조사는 전국 226개 기초자치단체 중 12곳을 대상으로 한 표본조사인데도 태양광 부문에서만 1800억원대의 비리가 확인됐다. 문재인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태양광 보급을 무리하게 서두르는 과정에서 위법·특혜가 양산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허위 서류로 공사비 ‘뻥튀기’위법 사례를 보면 세금계산서를 허위로 작성해 부당 대출을 받은 사례가 가장 많았다. 4개 지방자치단체의 395개 사업을 표본조사한 결과 25%에 달하는 99개 사업에서 허위 세금계산서 발급 정황이 드러났다. 한 발전 시공업체는 발전사업자에 실제보다 금액을 부풀린 세금계산서를 발급했다. 발전사업자는 이렇게 ‘뻥튀기’된 계산서를 근거로 금융회사에서 실제 가능한 금액보다 더 많은 대출을 받았고 대출 집행 후 시공업체는 부풀린 세금계산서를 취소했다. 이 시공업체는 이런 식으로 4개 지자체에서 18억원 규모의 부당대출에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농지에 가짜 버섯재배시설이나 곤충 사육시설을 지은 뒤 그 위에 태양광 설비를 구축하고 대출금을 받은 사례도 20여 건에 달했다. 관련 불법대출 규모는 총 34억원이었다. 시공업체 견적서만 받고 공사비 내역을 확정해 부실대출한 사례도 158건 적발됐다. 30억원 사업, 203건으로 쪼개특정 업체에 일감을 몰아주기 위해 사업을 잘게 쪼개 입찰 대신 수의계약을 한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