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기와 글쓰기

12개 시·도 '사상 최대 폐업'
도소매업 취업자 대폭 감소
"계엄 쇼크로 불황 가속화"
저성장·고물가 장기화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에 대통령 탄핵 정국까지 겹쳐 내수 경기가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자영업 폐업률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고, 고용지표도 악화일로다. 소비 침체가 가계 소득 감소와 고용 부진을 낳고, 이것이 더욱 극심한 내수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서울서 문 닫은 식당 2만 곳
경기 침체와 탄핵 정국에 따른 불안감이 맞물려 연말 대목을 맞은 서울 주요 상권이 썰렁하다. 지난 11일 명동거리 모습.  한경DB
경기 침체와 탄핵 정국에 따른 불안감이 맞물려 연말 대목을 맞은 서울 주요 상권이 썰렁하다. 지난 11일 명동거리 모습. 한경DB
11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1~10월) 전국 17개 시·도 중 12곳의 외식업 폐업 건수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서울 외식업 폐업 건수는 1만9573건으로 사상 최대였던 작년(1만7191건)보다 14% 늘었다. 경기 부산 인천 대전 등 전국 11개 시·도에서도 올해 폐업 건수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세청이 집계하는 폐업 신고 사업자(개인·법인)는 지난해 98만6487명으로 2006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가장 많았는데, 올해 100만 명을 훌쩍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 많다.

외국인이 많이 찾는 관광상권 점주들은 최근 ‘계엄 쇼크’ 등으로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한때 2030세대 ‘핫플레이스’로 북적이던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서는 블록마다 ‘임대 문의’ 안내문이 붙은 건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목 좋은 자리’로 통하는 애플스토어 앞 상가도 텅 비었다. 한 음식점 주인은 “코로나19 때도 버텼는데 지금이 더 힘들다”며 “평소 같으면 연말을 맞아 찾아온 사람으로 거리가 들떠 있어야 하는데 정국이 뒤숭숭하니 발길이 뚝 끊겼다”고 했다.

대형 유통업체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주요 백화점이 연말 대목을 앞두고 지갑을 닫은 소비자 마음을 돌리기 위해 대규모 할인 행사에 나섰지만, 증권가에서는 이들 업체의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뒷걸음질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고물가에 지갑 닫은 소비자이처럼 자영업자가 어려움을 겪는 건 계엄 사태 이전부터 가계의 소비 지출 규모가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과 비씨카드가 전국 가맹점 340만여 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 들어 11월까지 외식업장 내 월별 카드 결제 건수와 결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80~90%에 머물렀다.

자영업자 사이에서는 정부가 심각성을 인지하고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서울 암사동에서 프랜차이즈 커피숍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배달앱 수수료를 비롯해 재료비 등 오르지 않은 게 없는데 최저임금 등 인건비 부담마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이대로 가면 아르바이트 직원을 다 내보내는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한편 고용시장에도 한파가 몰아쳤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내수와 밀접한 도소매업 취업자는 지난달 318만4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8만9000명(2.7%) 줄었다. 도소매업 취업자는 올해 3월부터 9개월 연속 감소했다.

하헌형/허세민/이선아 한국경제신문 기자
NIE 포인트1. 우리나라 내수경기, 또는 소매지출이 경제성장률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찾아보자.

2. 자영업자 비중은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구체적 수치를 확인하고 이유를 알아보자.

3. 정부는 내수경기 활성화를 위해 어떤 정책을 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