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기와 글쓰기

나프타 부족에 석화공장 스톱
일본·베트남선 항공급유 제한
페트병·포장지 재고 1~2개월뿐
‘석유화학의 쌀’ 에틸렌과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나프타 분해 설비(NCC)인 LG화학의 전남 여수 공장 등이 중동 사태 이후 처음으로 ‘셧다운’(가동 중단)에 들어간다. 호르무즈해협 봉쇄 충격이 번진 여파다. 생활 현장에선 비닐류와 페트병 등의 재고가 고갈돼 ‘생필품 대란’ 위기에 놓였다. 일부 해외 공항은 국내 항공사에 “급유가 어렵다”고 통보해 항공 운항까지 멈추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산업 현장에 이어 실생활 전반에 연쇄 충격이 확산하고 있다.
[숫자로 읽는 교육·경제] 공장 셧다운에 사재기…중동발 실물경제 '충격'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는 베트남과 일본 등 일부 공항으로부터 “기존 계약대로 급유할 수 없다”고 통보받았다. 이미 항공유 가격이 2배 넘게 오른 상황에서 돌아올 연료를 구하지 못하면 항공사들은 비행 자체가 불가능하다.

중동 사태는 ‘실물 공급 충격’으로 번지고 있다. 국내 최대 석유화학 기업인 LG화학은 이날 나프타 공급난으로 여수 2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나프타 공급 대란이 자동차, 전자제품, 건설 자재 등 제조업 전반에 타격을 줄 수도 있다는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생활 경제에도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나프타를 원료로 하는 플라스틱 제품은 쓰레기 종량제 봉투, 페트병, 화장품 용기, 식품 포장재 등 생활 전반에 걸쳐 사용된다. CJ제일제당 빙그레 등 주요 식품업체가 보유한 포장재 재고는 1~2개월 치에 그친다. ‘비닐 사재기’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이날 스레드를 비롯한 소셜미디어엔 종량제봉투를 대량으로 사재기했다는 글이 수십 건 게시됐다. 주말 새 “코스트코에서 20L 종량제봉투를 30장 쟁였다” “마트를 몇 군데 돌았는데 (종량제봉투가) 다 없어 빈손으로 돌아왔다”는 등의 글이 줄줄이 올라왔다. 종량제봉투 원료는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에틸렌이다. 폴리에틸렌은 원유를 약 75~150℃로 가열해 추출한 나프타를 분리한 뒤 이를 다시 열분해하여 생산하는 에틸렌을 중합해 제조한다. 국내로 들어오는 물량의 약 70%가 호르무즈해협을 통한다.

보관 비용을 고려해 1~2개월 치 재고량만 쌓아두는 게 관행인 식품업계는 상반기 내 비닐 포장재 공급이 부족해질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 플라스틱 용기 부족으로 K-뷰티 제품 수출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대체 물류 경로 확보 등 여러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석유제품에 긴급 수급 조치 명령을 내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소부장특별법, 석유사업법 등에 따르면 정부는 산업 공급망에 중요한 제품이나 원자재의 공급 차질, 가격 폭등이 우려될 때 생산·판매 명령과 수출제한 등을 할 수 있다.

신정은·장서우·김대훈 한국경제신문 기자 NIE 포인트 1. 석유가 중간재나 최종 공산품을 통해 우리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자.

2. 화석연료와 재생에너지, 또는 전기가 에너지원에서 어떤 비중을 차지할까?

3. ‘수소경제’, ‘전기국가’라는 말은 먼 미래의 일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