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기와 글쓰기

트럼프 리스크에 달러 신뢰 하락
중앙은행 '골드러시'까지 겹쳐
금값 1년 만에 80% 넘게 올라
국제 금값이 사상 처음으로 트로이온스당 5000달러를 돌파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들어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진 데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신뢰 하락으로 ‘탈달러 거래’ 흐름이 나타나며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에 자금이 몰린 영향이 크다. 여기에 신흥국 중앙은행까지 금 매수에 가세하며 금값을 밀어 올리고 있다.

[숫자로 읽는 교육·경제] '파죽지세' 금값…5000달러 찍고 6000달러로?
26일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가격은 한때 트로이온스당 5100달러를 넘었다. 1년 전보다 80% 이상 올랐다. 글로벌 투자업계는 1년 전만 해도 금값이 3000달러 수준에 그칠 것으로 봤지만, 금값은 지난해 3월 3000달러를 넘었고 10월 4000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올 들어 5000달러마저 뛰어넘었다.

금값 상승 요인은 복합적이다. 우선 각국 중앙은행이 큰손으로 떠올랐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세계 중앙은행은 2022~2025년 4년 연속으로 연 1000톤 이상의 금을 매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달까지 14개월 연속 금 보유량을 늘렸다. 골드만삭스는 신흥국 중앙은행이 올해 월평균 60톤의 금을 추가로 매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중앙은행이 100톤의 금을 매입할 때마다 금 가격이 1.5~2%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정성진 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세계 중앙은행의 강력한 매수세가 금 가격을 견고하게 지지하고 있다”며 “신흥국 중앙은행은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비해 외환보유액 내 달러 비중을 줄이고 금 비중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 자금이 쏠리면서 금 가격 상승에 가속도가 붙었다. 한동안 관망하던 금융투자사와 개인투자자가 시장에서 금 가격을 밀어 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WGC에 따르면 지난해 금 상장지수펀드(ETF)엔 북미 펀드를 중심으로 사상 최대인 890억 달러가 유입됐다. 현물 금으로 환산하면 801톤 규모다.

미국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도 금 투자 증가 배경으로 꼽힌다. 미국의 정부 부채 급증으로 시장에선 미국 정부가 빚을 갚기 위해 ‘달러를 더 찍어낼 수밖에 없다’는 시나리오에 베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달러 약세도 안전자산인 금 수요 증가로 이어졌다.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는 지난 1년 새 9% 넘게 하락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Fed의 독립성까지 흔들어 관련 불확실성이 커졌다.

전기·전자산업 등 금 산업 관련 수요도 꾸준하다. 산업용 금 수요는 전체의 7~10% 수준이다. 귀금속 컨설팅 업체 메탈스포커스는 2024년 전자제품의 금 수요가 1년 전보다 9% 증가한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공급은 턱없이 부족하다. 세계 주요 광산의 금 함유 수준은 지속해서 떨어져 1990년 톤당 2.5g에서 현재 1.28g 수준으로 반토막 난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양의 금을 얻기 위해 두 배 이상의 비용이 발생한다는 뜻이다.

월가에선 올해 금값이 더 오를 것이란 예상이 많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최고 목표가를 트로이온스당 4900달러에서 54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금값이 올 상반기 6000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김주완·김진성 한국경제신문 기자 NIE 포인트 1. 코인이 각광받는데, 금 수요도 늘어난다. 모순 아닌가?

2. 금 가격이 높아질 때 세계경제는 어땠는지 알아보자.

3. 만약 세계경제가 침체로 돌아서면 금값은 어떻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