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사 ‘다만’은 문장 안에서는 ‘다른 것이 아니라 오로지’란 의미를 띤다. 문장 앞에 쓰일 때도 흔하다. 접속부사로서의 용법인데 이때는 (앞의 말을 받아) ‘예외적인 사항이나 조건을 덧붙이는’ 기능을 한다. ‘단지’로 바꿔 쓸 수 있다.
우선 ‘다만’의 용법에 대해 알아보자. 부사 ‘다만’은 문장 안과 문장 앞에서 쓰이는데, 각각 의미 기능이 조금씩 다르다. 문장 안에서는 ‘다른 것이 아니라 오로지’란 의미를 띤다. “내 수중에 있는 것은 다만 1만 원뿐이다.” 문장 앞에 쓰일 때도 흔하다. 접속부사로 쓰인 용법인데,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바로 이 쓰임새다. 이때는 (앞의 말을 받아) ‘예외적 사항이나 조건을 덧붙이는’ 기능을 한다. ‘단지’로 바꿔 쓸 수 있다.
접속부사 ‘다만’의 전형적 쓰임새는 한글 맞춤법 규정에 많이 나타난다. 한글 맞춤법에 그만큼 예외나 단서 조항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중 하나를 보면, 제18항 “다음과 같은 용언은 어미가 바뀔 경우, 그 어간이나 어미가 원칙에 벗어나면 벗어나는 대로 적는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는 우리말 용언의 불규칙활용에 대한 규정을 담은 것이다. 여기에 ‘ㄹ탈락’을 비롯해 ‘ㅅ불규칙’ ‘ㅎ불규칙’ 등 여러 불규칙 활용법이 나온다.
그중 여섯 번째가 ‘ㅂ불규칙’ 활용 사례다. 즉 “어간의 끝 ‘ㅂ’이 ‘ㅜ’로 바뀔 적에는 바뀐 대로 적는다”는 것이다. 가령 ‘가깝다, 괴롭다’ 따위를 활용할 때 ‘가까워/가까우니/가까웠다, 괴로워/괴로우니/괴로웠다’ 식으로 변하는 것은 변하는 대로 적는다는 규정이다. 여기에 단서가 붙는다. “다만, ‘돕-, 곱-’과 같은 단음절 어간에 어미 ‘-아’가 결합돼 ‘와’로 소리 나는 것은 ‘-와’로 적는다”고 했다. 즉 ‘돕다’와 ‘곱다’는 활용할 때 예외적으로 “도와/도와서/도왔다, 고와/고와서/고왔다”처럼 모음조화 규칙이 살아나므로 이것은 이것대로 적는다는 것이다. 이처럼 ‘다만’은 앞에서 진술한 것을 받아 예외적 사항이나 조건을 덧붙일 때 쓰는 말이다.접속어 남발은 군더더기 되기 십상이제 ‘다만’의 용법에 대해 이해했으니, 앞의 김천축제를 전한 글이 왜 잘못됐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깔따구 유충 의심 물질로 김천시가 비상이 걸린 상황이라 김밥축제도 당연히 영향을 받을 것이다. 따라서 이는 예외적이거나 조건을 덧붙일 상황이 아니다. 이를 무리하게 ‘다만’으로 연결해 어색함을 자초했다. “이에 따라(또는 ‘이 때문에’) 오는 25일 개막을 앞둔 김천김밥축제에도 용수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식으로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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