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거시경제학
국가경제의 작동을 크게 고전학파와 케인스학파의 관점으로 구분해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전학파와 케인스학파를 구분하는 전통적 기준은 노동시장과 상품시장에서 임금과 가격이 신축적으로 움직인다고 보느냐에 달렸다. 고전학파는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에 영향을 주는 상황이 발생하면 임금과 가격이 매우 신축적으로 변동한다고 얘기하지만 케인스학파는 상당히 긴 시간 동안 천천히 변해간다고 본다. 케인스학파의 주장도 장기적으로 보면 임금과 가격이 신축적이라고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우리는 모두 죽고 만다”라는 표현으로 시장에서 수많은 가격이 신축적으로 변하는 시간은 매우 길 것이라고 주장한다. 두 학파 모두 가격과 임금의 신축성에 대한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명확한 근거 없이 각각 자신의 관점이 맞는다는 주장만 이어왔다. 그러다가 근래 들어 기업이나 가계가 미래에 대해 합리적 기대를 한다는 사실을 이용해 이들 주장에 대한 근거를 마련했다. 합리적 기대를 고려하지 않던 과거의 학파와 이를 반영한 최근의 학파를 구분해 과거의 학파는 고전학파(신고전학파 포함)와 케인스학파로 칭하고, 합리적 기대를 반영한 학파는 새고전학파와 신(new)케인스학파라고 부른다. 이번 주에는 합리적 기대를 기준으로 두 학파의 과거와 현재의 주장을 살펴볼 것이다. 고전학파와 케인스학파고전학파는 시장에서 임금과 가격은 신축적으로 변화하므로 가격 조정을 통해 생산된 상품은 언제나 다 팔리게 된다고 한다. 만약 시장에 공급한 상품이 일부 남아 있다면 가격이 즉시 하락해 모두 팔리게 된다. 노동시장에서는 임금 역시 신축적으로 변하므로 가격이 하락한 만큼 임금도 하락하게 돼 기업의 노동 수요에는 변동이 없게 된다. 노동의 공급자 역시 가격과 임금이 모두 하락해 실질임금에는 변동이 없으므로 노동 공급을 늘리거나 줄이지 않는다. 실질임금의 변화 없이 생산된 상품은 항상 다 판매되므로 기업은 완전고용보다 적은 수준의 고용을 할 이유가 없다. 국가경제는 항상 완전고용을 이루고 경기변동은 나타나지 않는다. 물론 수요나 공급의 변동이 발생하면 경기변동이 나타날 수는 있지만 임금과 가격의 즉각적 조정이 일어나 경기변동 기간은 사람들이 잘 느끼지 못할 정도로 짧다.그러나 케인스학파는 시장에서 가격과 임금이 신축적으로 변동하지 않기에 시장에 재고가 많아져도 바로 가격이 하락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가격 조정을 통해 재고 상품이 모두 팔리기까지는 시간이 상당히 걸린다는 것이다. 만약 상품의 가격이 신축적으로 조정된다고 해도 가격이 하락한 만큼 임금이 바로 낮아지지 않는다면 가격에 비해 임금이 높은 시기가 길어진다. 이에 따라 노동시장에서 노동의 초과공급이 나타나 실업이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두 학파의 한계고전학파와 케인스학파는 각각의 입장에서 실업의 발생과 같은 국가경제 상황을 논리적으로 설명한다. 두 학파가 주장하는 모든 내용의 핵심은 가격의 신축성 여부에 있다. 가격의 신축성 여부는 모든 국가의 경제 현상을 설명하는 데 가장 근본적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가격과 임금이 신축적이기 때문에 완전고용이 되는 것이고 가격과 임금 중 하나라도 경직적이면 실업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두 학파의 주장은 시장에서 가격과 임금의 신축성이나 경직성이 나타나는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결국 두 학파의 주장은 현실에 대한 분석이라기보다 경제 상황에 대한 가정에서 나온 것이다. 만약 임금이 신축적이면 완전고용이 되는 것이고 임금이 경직적이라면 실업이 발생한다는 얘기다. 새고전학파와 신케인스학파의 등장새고전학파와 신케인스학파는 기업이나 가계가 미래에 대해 합리적 기대를 한다는 점을 들어 임금과 가격의 신축성과 경직성에 대한 이유를 설명한다. 우선 새고전학파가 합리적 기대를 하게 되면 시장에서 가격이 항상 신축적으로 변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신케인스학파는 가격이 신축적으로 변하는 것과 합리적 기대 사이에는 아무런 관계가 없어 경제주체가 합리적 기대를 한다고 해도 가격이 신축적으로 변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새고전학파와 신케인스학파의 자세한 주장에 대해서는 다음 주에 살펴볼 것이다.
√ 기억해주세요 합리적 기대를 고려하지 않던 과거의 학파와 이를 반영한 최근의 학파를 구분해 과거의 학파는 고전학파와 케인스학파로 칭하고, 합리적 기대를 반영한 학파는 새고전학파와 신케인스학파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