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스와프

환율은 실시간으로 변합니다. 원달러 환율이 너무 올라버리면 각종 수입 등에 부담이 되지요. 반대로 너무 낮아지게 되면 수출기업에 불리합니다. 환율이 오른다는 건 달러 대비 원화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에 마냥 좋은 게 아니지요. 경제가 불안하면 환율은 요동쳐요. 1997년 외환 위기 당시 1달러랑 1995원까지 환율이 치솟은던 적이 있었죠.
금융시장이 불안하고 환율이 요동치면 등장하는 단어가 있습니다. 통화스와프(Currency Swap)입니다. 통화스와프는 말 그대로 서로 다른 나라의 통화를 정해진 환율과 조건에 따라 교환하고 일정 기간 다시 되돌리는 계약입니다. 개인 간 환전 계약과 달리 국가 간 계약이고, 가격을 정해놓고 바꾸는 것이죠.
예를 들어 한국과 미국이 통화스와프를 맺는다고 해봅시다. 한국은행은 미국 중앙은행(Fed)에 원화 1조원을 주고 Fed는 미국 달러 8억 달러를 준다고 해봐요. 일정 기간 뒤 서로 맡았던 통화를 돌려줘요.
한국처럼 수출입이 많은 나라는 외국 기업과 거래할 때 주로 달러를 쓰죠. 만약 갑작스럽게 시장 상황이 불안해지고 환율이 급등하면 국내 금융기관이나 기업들은 달러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 있어요. 이때 한국은행이 미리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어놓으면 급할 때 달러를 빠르게 확보할 수 있죠. 통화스와프는 외환시장의 불안을 막는 안전핀인 셈이죠.
2008년으로 돌아가 볼게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어요. 외국인투자자들도 한국 주식과 채권을 팔고, 달러를 들고 나갔어요. 환율은 급등했죠. 한국은행은 미국 중앙은행과 3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했어요. 이 소식 덕에 환율은 빠르게 안정됐죠. 한국 정부가 달러를 그만큼 들고 있게 됐으니까요. 2020년 코로나19 위기 때도 미국과 다시 6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했죠. 체결 소식만으로 환율 안정에 도움이 되는 게 통화스와프입니다. 양국이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기에 경제적 이해관계와 외교 관계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답니다.
통화스와프는 현재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함께 만드는 금융 안전망 네트워크로 불리기도 해요. 한국은행은 현재 9개국과 양자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고 있어요. 다자간 협정까지 포함하면 1000억 달러 이상이 계약돼 있죠. 미국, 중국, 일본, 스위스, 캐나다, 호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UAE, 튀르키예 등이죠. 한국과 신뢰 관계를 유지하는 국가들입니다.
중국과의 스와프 계약은 무역 결제에도 쓰여요. 예를 들어, 한국 기업이 중국 기업에 원화를 주고 위안화를 받아 달러 없이도 무역 결제를 끝낼 수 있는 구조입니다. 실제로 2009년에는 한·중 무역에서 자국 통화 결제 비중이 1.2%에 불과했지만, 2024년에는 13.4%까지 늘었어요. 통화스와프가 무역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는 셈이죠. 다만 통화스와프를 통해 위안화를 글로벌 통화로 키우려는 중국 정부의 정책도 있어요.
통화스와프는 1960년대 브레튼우즈체제 유지를 위해 도입됐어요. 브레튼우즈체제는 당시 금 1온스를 미국 35달러에 고정하는 것으로, 주요국 중앙은행이 합의한 결과죠. 달러의 가치를 금에 연동시켜 변동성을 낮추도록 한 겁니다. 1990년 이후엔 글로벌 금융 안정을 위한 수단으로 많이 쓰였어요. 2010년대 이후로는 중국 사례처럼 자국 통화를 국제통화로 만들기 위한 수단으로 여겨졌어요. 금융 협력을 강화하는 경제외교적 성격이 짙어진 것이죠. 이 같은 이유로 통화스와프는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국도 원화의 국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교역국 중심의 스와프 확대, 활용 범위 확대 전략을 고민하고 있어요. NIE 포인트

2. 한국의 통화스와프 체결 사례로는 무엇이 있을까?
3.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는 목적은 시대별로 어떻게 달라졌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