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는 인식이 높아지면서 반려동물과 마지막 이별을 아름답게 할 수 있는 장묘 시설에 대한 필요성도 커졌다. 불법 행위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동물 화장장을 혐오시설이 아닌 필수 시설로 생각하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생글기자 코너] 반려동물 인구 1200만, 턱없이 부족한 장묘 시설
국내 반려동물 인구는 1262만 명에 달한다. 전체 인구의 5분의 1이 넘는다. 그러나 반려동물이 크게 증가한 데 비해 장묘 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다. 올해 10월 현재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에 등록된 동물 장묘업체는 73곳에 불과하다. 제주도 등 동물 장묘업체가 없는 지역도 많다. 동물 화장장이 혐오시설이라는 인식 때문에 장묘 업체를 새로 짓기도 쉽지 않은 현실이다. 여러 단체가 캠페인도 벌이고 있지만, 단시간에 인식을 개선하기는 어렵다.

현행법상 반려동물 사체는 생활폐기물로 분류돼 일반 쓰레기와 함께 버리게 돼 있다. 하지만 오랜 시간 함께한 반려동물을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리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반려동물 사체를 매장하는 것 또한 불법이다. 결국 장묘 시설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한데 반려동물 사체 매장이 불법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도 많지 않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최근 5년 이내에 기르던 반려동물의 죽음을 경험한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45.2%가 동물 사체 매장이나 투기가 법적으로 금지되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답했다. 반려동물이 죽은 뒤 사체를 주거지 주변이나 야산에 매장하거나 투기했다는 답이 41.3%나 됐다.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는 인식이 높아지면서 반려동물과 마지막 이별을 아름답게 할 수 있는 장묘 시설에 대한 필요성도 커졌다. 불법 행위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동물 화장장을 혐오시설이 아닌 필수 시설로 생각하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제도적 정비도 뒤따라야 한다.

최예솔 생글기자(제주여고 2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