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유대민족의 역사
유대인, 서기 132년 로마제국에 반란
로마, 60만명 학살하며 무자비 진압
예루살렘에 유대인 거주 금지시켜
나라 잃고 세계 곳곳 흩어져 살다가
1800년 만에 살았던 곳에 국가 세워
개신교·예수 싫어해 '+' 기호 사용 안해
유대인은 참 대단한 민족이다. 나라를 잃고 사방으로 뿔뿔이 흩어졌던 민족이 무려 1800년이 지나 자기들이 살았던 곳에 다시 국가를 세웠다. 여기서 나라를 잃었다는 것은 1910년의 우리와 같은 국권 침탈 아니라 아예 영토를 잃은 실지(失地)를 말한다. 국가의 3대 구성 요소 중 가장 중요한 ‘거할 곳’을 상실한 것이다. 서기 132년 유대인의 마지막 반란이 일어난다. 지도자는 시몬 바르 코크바라고 불리는 사나이로 유대인에게 공식적으로 메시아 인증을 받은 사람이다. 그러나 상대는 로마제국. 3년여간 이를 악물고 싸웠지만 전투 기계나 다름없는 로마 군단을 상대로 민간인들이 거둘 수 있는 성과는 애초부터 없었다. 로마 군대는 1000개 이상의 마을을 석기시대로 돌려놓았으며 60만 명을 학살했다. 그렇게 짓밟아놓고도 로마는 분노를 멈추지 않았다. 유대인에게 더 이상 자비는 없다는 것을 공언했고, 진압 작전을 말살 작전으로 전환해 아예 끝을 봤다. 예루살렘을 아엘리아 카파톨리아라고 개명했으며, 민족의 이름은 유대인이 아닌 ‘시리아 - 팔레스타인’으로 바꾸었다. 유대인이 그토록 싫어하는 팔레스타인을 이름표로 붙여준 것이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로마는 유대인의 예루살렘 거주를 금지했다. 다 나가고 다시는 들어오지 말라는 얘기다. 로마가 상대방 혹은 피지배 민족에게 이토록 가혹했던 것은 카르타고와 벌인 페니키아 전쟁 이후 처음이 아닌가 싶다. 카르타고를 박살내면서 로마는 그 땅에서 식물의 생장이 불가능하도록 밭에 소금까지 뿌렸다.유대인, 서기 132년 로마제국에 반란
로마, 60만명 학살하며 무자비 진압
예루살렘에 유대인 거주 금지시켜
나라 잃고 세계 곳곳 흩어져 살다가
1800년 만에 살았던 곳에 국가 세워
개신교·예수 싫어해 '+' 기호 사용 안해
유대인의 역사는 중동 역사의 가장 흥미로운 부분 중 하나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외국 역사이기도 하다. 한국의 크리스천은 2011년 기준 인구의 30%로 1000만 명을 훌쩍 넘어선다. 이들이 일요일마다 들고 다니는 성경이 바로 유대인의 역사다. 책을 반으로 나눠 앞부분을 구약(舊約)이라고 한다. 신약(新約)은 예수 이후의 역사다. 참고로 유대인은 개신교와 예수를 싫어한다. 이스라엘 초등학생들은 더하기 계산을 할 때 세계 공통인 플러스 기호를 쓰지 않는다. + 대신에 ㅗ를 사용하는 데 이유는 +가 개신교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에는 십자가 문양의 장식물이 없으며, 성탄절에 거리에서 캐럴이 울려 퍼지지 않는 유일한 나라가 이스라엘이다. 좀전에 유대인 이야기를 하다 이스라엘이라는 말이 등장했다. 유대인과 이스라엘 그리고 간간히 섞여 나오는 히브리인이라는 말의 근원은 어디일까.
현생 인류의 문명은 메소포타미아에서 시작했다.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가 중심이었고, 나머지는 변방이었다. 두 문명 지역 사람들이 변두리 사람들을 지칭할 때 쓰던 표현이 ‘하비루’다. 하비루는 특정 민족이기도 하고 특정 사회 계층이기도 했는데 둘 중 어느 것을 가리키든 멸칭(蔑稱)이나 비칭(卑稱)이다. 중국인들이 우리를 동이(東夷)라고 부른 것과 같다. 이 히비루가 히브리 민족 호칭의 기원이다. 유대민족은 히브리 민족과 같은 말이다. 기원전 2000년경 메소포타미아에서 지금의 팔레스티나로 이주한, 히브리어를 쓰는 사람들을 유대인이라고 한다. 그럼 이스라엘은 또 뭘까. 전 세계 종교의 아버지인 아브라함의 3대 손인 야곱이 ‘쟁취’한 이름이다(가톨릭, 개신교, 이슬람 모두 아브라함을 선조로 한다고 해서 아브라함의 이니셜을 따 셋을 ‘A종교’라고도 부른다). 아브라함이 고령의 나이에 얻은 아들이 이삭이고, 이삭의 두 아들이 에서와 야곱이다(표기는 성경 기준으로 실제 발음은 에사우에 가깝다). 에서는 유목민족 스타일의 남자다. 야곱은 양치기가 적성인 정주 민족 스타일이다. 둘이 이삭의 아내 레베카의 배 속에 들어 있을 때 신이 말했다. “배 속에 두 민족이 들어 있나니 네 몸에서 나와 갈라지리라. 하나가 다른 하나보다 강하고 형이 동생을 섬기게 될 것이다.” 먼저 나온 에서는 이슬람 민족의 조상이 된다. 야곱은 유대인의 조상이다. 이슬람 입장에서는 짜증나는 신화다.
야곱은 비열한 수를 써서 장자의 축복을 가로챈다. 열 받은 에서를 피해 도망쳤던 야곱은 오랜 시간이 지나 고향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신이 보낸 천사와 밤새도록 씨름을 한다. 천사가 항복했고(신화입니다) 그래서 상으로 받은 이름이 이스라엘이다. ‘하나님과 겨룬 사람’, ‘하나님께서 싸우신다’, ‘하나님을 위해 싸우는 사람’ 등의 뜻이다. 공통점은 싸운다는 것이다. 야곱의 아들은 12명이다.
열둘은 문명사적으로 상징적인 숫자다. 인류 최초의 문명인 수메르인이 사용한 것이 12진법이다. 손가락으로 헤아리기 쉬운 5나 10이 아니라 12가 먼저였다. 신화의 세계로 가보면 올림포스 핵심 신이 12명이고, 아서왕의 원탁 기사도 12명이다. 동양에는 12지간이 있다. 우리들 각각의 띠다. 지금도 우리는 12를 애용한다. 1년은 12고, 오전과 오후가 각각 12다. 12에 숨어 있는 비밀은 뭘까. 고대인들은 저녁을 먹고 나면 밤하늘 올려다보는 것 말고 할 일이 없었다. 별 보고 잡담하면서 이들은 하늘의 규칙을 발견한다. 별들이 움직이는 경로와 시간이다. 12는 목성의 공전주기다. 목성은 대략 12년을 들여 태양을 한 바퀴 돈다. 우리들 각각의 띠는 목성이 있는 위치를 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