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선배가 후배에게

변화하는 대학 평가 역량, 성적 및 진로의 변동성, 폭넓은 원서 지원을 근거로 생기부에 전공 적합보다 계열 적합성이 드러나게 하는 게 중요합니다.
[대학 생글이 통신] 생기부 작성, 계열에서 전공으로 좁혀가야
학생부종합전형을 챙기다 보면 전공 적합성과 계열 적합성이라는 용어를 많이 듣게 됩니다. 전공 적합성이란 지원하고자 하는 전공 분야에 대한 관심과 이해, 노력과 준비 정도를 뜻합니다. 쉽게 말해 특정 학과에 얼마나 관심이 있느냐입니다. 계열 적합성은 이보다 더 폭넓은 개념입니다. 인문, 사회, 의학, 자연 등 전공이 속한 계열에 대한 관심과 이해, 노력과 준비 정도를 의미합니다.

생활기록부를 계획할 때 방향성을 정해야 하는데, 예를 들어, 1학년 때 의예과를 가고 싶어 세특 주제를 전부 의사 관련된 내용으로 작성한 학생이 많습니다. 이 경우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3학년까지 내신성적이 어떻게 변동될지 모르고 꿈은 고정된 게 아니다 보니, 언제라도 지망하는 학과가 바뀔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생기부는 한번 기재되면 더 이상 수정할 수 없기에 해당 내용 그대로 대학입시에 반영되고, 그 생기부를 본 교수님들은 자신들의 학과를 낮춰서 썼다고 생각해 부정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한편으론 융합형 인재에 대한 관심이 높고 고교학점제가 시행된 마당이어서 특정 전공에 대한 적합성보다 더 넓은 의미의 계열에 대한 적합도가 더욱 주목받습니다. 무학과 혹은 계열 모집을 하는 대학교가 점점 늘어나는 것, 상위 10개 대학 평가 역량이 전공 적합성에서 계열 적합성으로 바뀐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어요.

추가로, 생기부 주제를 계열 단위로 넓게 작성하면 원서 작성 때 득을 볼 수 있습니다. 제 생기부를 예로 들자면, 처음부터 경제학과를 지망했지만 1학년 때는 넓게 잡아 사회계열 관련 세특을 작성했습니다. ‘메타버스로 인한 사회 변화’,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지역균형개발’과 같은 주제들 말이죠. 학년이 올라올수록 경제 계열, 특히 농업 관련된 주제들을 다뤄주는 방식으로 좁혀 마지막에 수시 원서를 쓸 때 농경제사회학부, 경제학부, 식품자원경제학과, 사회과학계열 등 폭넓게 지원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변화하는 대학 평가 역량, 성적 및 진로의 변동성, 폭넓은 원서 지원을 근거로 생기부에 전공 적합보다 계열 적합성이 드러나게 하는 게 중요합니다. 따라서 세특 및 창체활동을 작성할 때 특정 직업, 특정 분야를 드러내기보다 인문, 사회, 자연, 공학 등 넓은 범위에서 선정해 꾸며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자신이 희망하는 전공으로 좁혀가는 것은 희망 학과와 내신성적이 거의 확정된 3학년 때 해도 늦지 않습니다.

김하성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24학번(생글기자 18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