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선배가 후배에게
글을 읽고 자신의 배경지식과 연결한 후, 생각한 바가 맞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면 독서가 재미있을 뿐 아니라 글을 잘 이해했는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책을 읽는 것은 인생은 물론, 입시에서도 중요합니다. 그런데 독서가 마냥 즐거운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 재미있는 책을 고르고, 책에서 자신만의 재미를 찾아보는 두 가지를 염두하세요.글을 읽고 자신의 배경지식과 연결한 후, 생각한 바가 맞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면 독서가 재미있을 뿐 아니라 글을 잘 이해했는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책을 찾기 위해서는 마을 도서관에서 일종의 ‘윈도 쇼핑’을 하기를 권합니다. 마을 도서관에 있는 책들은 사서가 가치 있다고 생각해 골랐거나, 누군가가 기증한 것입니다. 장서가 많은 도서관의 경우 대출이 많은 책은 서가에, 그렇지 않은 책은 창고에 넣어놓습니다. 서가에 있는 책들은 좋은 책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죠.
저는 약속 등에서 시간이 남으면 근처 도서관을 찾아 책 제목을 둘러봅니다. 그리고 인상적인 제목을 기억해놓습니다. 대단히 인상적인 제목이거나, 전에도 다른 도서관에서 본 제목이라면 한번 펼쳐서 한두 쪽 읽어보기도 합니다. 그리고 더 구미가 당기면 도서를 대출합니다. ‘서울대 추천 도서 100’과 같은 리스트에는 함정이 있습니다. 이런 책들은 너무 학문적이어서 평소 책을 즐겨 읽지 않는 사람에게는 재미가 없을 수 있습니다.
책 가운데는 흥미가 덜하지만 읽어야 하는 경우도 있어요. 이렇게 자신의 관심 분야를 비껴간 책이라도 즐겁게 읽는 방법이 있습니다. 책을 읽으며 ‘아하!’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을 즐기는 겁니다. 일상생활 속 예를 들어보죠. 저는 전에 단짝이던 두 친구 A, B가 언제부턴가 서로 어울리지 않는 것을 봤습니다. 알고 보니 둘이 비밀 연애를 하다가 헤어졌다고 하더군요. 그 순간 ‘아하! 왜 갑자기 서먹해졌나 했는데, 그런 거였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A와 그 이전에 사귀었던 C가 B한테 으르렁대던 사건이 기억났습니다. C의 성격에 문제가 있는 줄 알았는데, 전 연인이 2주 만에 다른 사람이랑 사귀면 누구나 심술이 날 것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이런 일은 독서를 할 때도 일어납니다. ‘남비’가 어떻게 ‘냄비’로 바뀌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문을 읽다가 ‘설마 아기를 애기라고 발음하는 것도 그런 현상인가?’라는 의문이 드는 것을 예로 들 수 있죠. 두 현상이 같은 원리(전설모음화)로 일어난다는 사실을 확인하면 신기하기도 하고 흥미가 절로 생겨납니다. 모 인터넷 강의 국어 선생님은 이를 두고 ‘반응하며 읽기’라고 설명하기도 합니다. 수동적으로 ‘그런가 보다’ 하며 읽으면 대개 잠이 오게 되죠. 글을 읽고 자신의 배경지식과 연결한 후, 생각한 바가 맞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면 독서가 재미있을 뿐 아니라 글을 잘 이해했는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지원 서울대 경제학부 22학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