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샛 경제학
(142) 국제통화체제
국제통화기금(IMF)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며 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했지요. 현재도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국가들은 IMF에 요청해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IMF가 설립될 당시 궁극적 목적은 달랐습니다.세계대전 이후 브레턴우즈체제 구축
IMF는 1944년 미국에서 열린 44개국 연합회의(사진)에서 발족한 브레턴우즈체제의 결과로 탄생한 국제기구입니다. 브레턴우즈체제 이전, 세계는 두 번의 세계대전을 겪었지요. 세계대전이 발생한 원인 중 하나로 국가 간 보호무역주의와 이에 따른 경기침체도 있었습니다. 전쟁 이후 지도자들은 또다시 비극을 겪지 않으려면 자유무역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각국 사이의 환율이 안정되어야 한다는 점에 합의하지요. 당시 막대한 금을 보유한 나라는 미국이었습니다. 그래서 브레턴우즈체제는 금 1온스를 35달러로 고정하고, 각국은 달러화를 통해 환율이 결정되는 금환본위제도인 고정환율제가 중심이었습니다.(142) 국제통화체제
이때 환율 및 국제결제 시스템의 안정을 주된 목적으로 한 IMF가 설립되었습니다. 브레턴우즈체제에서의 고정환율은 상하 1% 범위에서 조정할 수 있고, 국제수지불균형이 발생한 국가는 IMF와 협의 후 일정 수준 이상 환율을 변경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세상에 완벽한 존재가 없듯이, 브레턴우즈체제도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화로 인해 완벽하지 못했죠.두 번의 변화와 페트로 달러기축통화는 세계가 가장 신뢰하는 통화지요. 그래서 미국 달러화는 국제금융시장에서 유동성 공급이 활발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국제 거래가 줄어들고 세계는 경기침체가 발생합니다. 하지만 유동성 공급이 활발하면 달러화는 가치 측면에서 신뢰성에 타격을 받습니다. 통화 공급이 증가하면 화폐가치가 하락하듯, 국제시장에서 달러화 공급이 늘어날수록 같은 현상이 나타나지요. 이를 ‘트리핀딜레마’라고 합니다. 게다가 1960년대 미국은 베트남전쟁에 따른 군비 조달로 달러화 공급을 늘리면서, 국제사회는 금과 비교한 달러화의 신뢰성에 의문을 품지요. 각국은 미국에 달러화를 금으로 교환해달라고 요구했고, 이를 감당하지 못한 미국 닉슨 대통령은 금과 달러의 교환을 중지하면서 ‘닉슨쇼크’가 발생했습니다.
이에 따라 1971년 세계 각국은 ‘스미소니언체제’에 합의합니다. 달러화 가치의 하락을 반영해 금 1온스를 38달러로 평가절하, 금 대신 미국 달러화를 기준으로 한 기준환율제도 도입, 각국 통화의 환율 변동 폭 기준을 상하 2.25%로 확대했지요. 하지만 기축통화인 달러화의 트리핀딜레마 문제로 결국 스미소니언 체제도 붕괴하고, 1976년 각국이 변동환율제를 도입하도록 한 ‘킹스턴체제’가 들어섭니다. 그리고 미국은 중동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원유 결제 대금을 미국 달러화로 받도록 하는 페트로 달러 시스템을 구축해 달러 수요를 끌어올려 신뢰성을 유지하고 유동성도 공급하면서 기축통화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죠. 역사를 통해 달러화를 중심으로 한 국제통화체제가 언제까지 지속할지 살펴보는 것도 유익한 공부가 될 것입니다.
정영동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