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선배가 후배에게

그동안 공부하던 학교 자습실, 독서실, 스터디 카페가 아니라 새로운 공부 장소를 찾아보세요. 기분도 전환되고 낯설거나 어색함에 대한 대비도 됩니다. 수능용 샤프와 컴퓨터용 사인펜을 이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대학 생글이 통신] 공부 장소 바꿔 수능 '낯섦' 적응해보길
“수능과 모의고사는 다르다.” 저는 고교 시절 이 말을 참 안 좋아했습니다. 수능을 본 선배들이 “어쨌든 난 끝냈으니, 이번엔 네가 당해봐”라고 얘기하는 것 같았죠. 문제 상황만 제시하고 대책을 말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하다고까지 생각했습니다.

그렇다면 수능과 모의고사는 무엇이 다르고,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첫 번째 차이는 ‘낯섦’입니다. 모든 것이 어색합니다. 수능 볼 때가 되면 당장 날씨부터 추워지죠. 패딩을 입고 시험을 치자니 걸리적거리고, 벗으면 추울 것 같은 생각에 머릿속이 산만합니다. 게다가 샤프와 컴퓨터용 사인펜은 그동안 사용한 것과 달라 손에 익지 않습니다.

여기서 저의 조언은 낯섦에 최대한 자신을 노출시키라는 겁니다. 예를 들어 그동안 공부하던 학교 자습실, 독서실, 스터디 카페가 아닌 새로운 공부 장소를 찾아보세요. 기분 전환도 되고, 어색함에 대한 대비도 될 테니까요. 수능용 샤프와 컴퓨터용 사인펜을 사용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연습이라고 마킹을 안 하는 사람도 있는데, 시간 분배를 위해서나 낯섦에 당황하지 않기 위해서도 꼭 마킹해보기를 권합니다.

두 번째 차이는 ‘처음 경험하는 긴장감’입니다. 수능에서 느끼는 긴장감의 강도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습니다. 가령 어떤 문제에서 답에 확신이 없는 상태로 2개의 선지를 남겨두었을 때, 모의고사였다면 적당히 고민하고 찍어 넘길 수 있겠지요. 하지만 수능은 불가능합니다. 뒤쪽 문제를 풀면서도 그 문제가 계속 머릿속을 맴돕니다.

수능은 위압감이 워낙 커서 긴장을 안 할 수 없습니다. 다만 긴장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는 몇 가지 팁을 전달하자면, 첫 번째는 ‘당연하다고 생각하기’입니다. 저는 국어 영역 시험지를 받고 첫 문장을 읽는데, 하나도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자신 있는 과목이었기에 굉장히 당황했죠. 이럴 때는 심호흡을 한번 하면서 당면한 상황을 겸허히 받아들이길 바랍니다. 미완의 상태로 남는 선지가 나오면 끝까지 고민하지 말고 ‘내게 주어진 ‘찍기 찬스’니 찍으면 다 맞는다’라고 생각하세요. 몇 문제 정도는 그렇게 해결하는 것이 남은 문제라도 살리는 방법입니다.

일단 국어 영역을 넘기면 긴장이 많이 풀릴 겁니다. 수학은 문제 푸느라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고요. 어느덧 점심을 먹다 보면 ‘모의고사랑 비슷한데?’ 싶을 거예요. 그리고 남은 힘을 영어와 탐구에 쏟아부으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겁니다. 건투를 빕니다.

김재윤 서울대 사범대학 역사교육과 22학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