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브라질 포르투알레그리의 노숙자들이 주민참여예산제를 활용해 정부로부터 임대아파트 입주권을 얻어냈다. 자신의 삶과 관련된 일에 자발적으로 나서는 태도가 필요하다.
![[생글기자 코너] 유명무실 주민참여예산제 개선해보자](https://img.hankyung.com/photo/202311/AA.34941172.1.jpg)
1989년 당시 포르투알레그리시는 주민참여예산제가 도입된 지 25년이나 지났지만, 마약에 중독된 노숙자 수는 계속 늘어나고, 그들의 처지는 더욱 열악해져갔다. 그때 노숙인들 사이에서 “우리도 대의원을 정해 환경 개선 예산을 요구하자”라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노숙인 중 30여 명이 지구총회에 나와 대의원 3명을 뽑았다. 이들은 거리를 샅샅이 뒤져 시 정부가 파악하지 못한 노숙인을 찾아내 보건소와 연결시키고, 자신들의 주거 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예산을 달라고 요구했다. 결국 2007년 시 정부는 새로 짓는 임대 아파트 입주권의 3%를 노숙인들에게 주기로 약속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전국 모든 지방자치단체에서 해당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행정안전부의 표준 조례 모델 가운데 하나를 채택해 형식적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민참여위원회를 구성해도 이런 의제를 추진하는 역량이 떨어진다. 이 제도가 지역 주민의 직접민주주의 실현 수단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포르투알레그리시에서 직접민주주의가 실현된 것처럼, 먼저 자신의 삶과 관련된 일에 자발적으로 나서는 태도가 필요하다. 직접민주주의 제도가 왜 껍데기만 남았는지도 들여다봐야 한다. 자발적 참여 없이 민주주의가 저절로 굴러오지는 않는다.
김수정 생글기자 (포항동성고 2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