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선배가 후배에게

노력도 해보지 않고 패배감을 느끼기보다는 내 자율의지의 영역에서 할 수 있는 한 노력해보는 것이 후회가 남지 않는 방법일 겁니다.
[대학 생글이 통신] 성적 스트레스 피할 수 없어…노력을 믿자
중간고사 기간입니다. 목표한 것을 달성한 친구도 있을 테고, 기대만큼 결과가 좋지 않아 아쉬움이 큰 친구들도 있을 겁니다. 앞으로 자신의 성적이 올라갈지 내려갈지 모르는 불확실성 속에서 스트레스는 더욱 커지겠지요. 하지만 결과를 떠나 여러분이 투자한 시간과 노력은 절대 헛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멘털이 중요합니다.

대개는 멘털 관리 방법을 물으면 맛있는 음식 먹기, 친구들과 수다 떨기 등을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멘털 관리에 시간을 낭비하는 것보다 그냥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라는 것입니다. 모두가 성적에 대한 고민을 갖고 있습니다. 시험을 잘 본 친구는 다음에도 성적을 유지해야 해서 고민, 시험을 못 본 친구는 다음엔 잘해야 해서 고민, 그저 그렇게 본 친구는 또다시 그저 그런 성적을 받지 않아야 해서 고민입니다. 시험 결과가 어떻든 이런 스트레스를 계속 받는다면 멘털이 깨진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바라는 결과를 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불안해한다고 지나간 성적을 바꿀 수 없고, 앞으로의 성적 또한 나아지지 않습니다. 따라서 친구에게 반복적으로 불안함을 토로하거나 수험생 커뮤니티를 계속 들여다보고 있는 것은 귀중한 자원인 시간을 축낼 뿐입니다. 한두 번 친구와 이야기하면 불안이 반으로 줄어들지 몰라도 여러 번 하다 보면 불안한 사람만 둘로 늘어납니다. 수험생 커뮤니티 또한 대부분 나와 처지가 크게 다르지 않은 학생들이나 순위를 매기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입니다. 정 불안하다면 학교의 진로 담당 선생님을 비롯한 입시 전문가를 찾아가보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노력하면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믿음만은 있어야 합니다. 극소수의 천재를 제외하고 나보다 결과가 좋은 사람들은 내가 안 보는 사이에 효율을 높이고 투자하는 시간을 늘려 지금의 상태에 다다른 것입니다.

어쩌면 노력도 재능이라 볼 수 있습니다. 공부 라이벌 간의 환경에도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는 노력해야 합니다. 지능과 환경이란 요소는 바꿀 수 없더라도 노력은 그나마 우리의 의지로 바꿀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이클 샌델 교수의 말처럼 노력에 비례해 보상을 받는 능력주의가 불공정을 정당화하고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부당한 패배감을 주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노력도 해보지 않고 패배감을 느끼기보다는 내 자율 의지의 영역에서 할 수 있는 한 노력해보는 것이 후회가 남지 않는 방법일 겁니다. 이렇게 공부하는 게 가장 후련하지 않을까요?

이지원 서울대 경제학부 22학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