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있는 문장은 '간결함'에서 나온다. 무심코 덧붙이는 이중서술어는 너무도 흔해 이미 상투어가 됐다. 상투어는 '늘 써서 버릇이 되다시피 한 말'이다. 당연히 참신한 맛이 없어 식상한 느낌을 준다.

미국의 금리 동향은 세계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커서 늘 관심 대상이다. ‘주목을 끌고 있다’고 하지 않아도 내용 자체가 주목을 끄는 셈이다. 그것을 굳이 덧붙이는 것은 잘못 익힌 글쓰기 방법론일 뿐이다. 대부분 무심코 또는 습관적으로 붙인다. 이를 ‘상투적 표현의 오류’라고 한다. 이 오류는 자칫 눈에 거슬리는지 모른 채 지나가기도 한다. 그만큼 흔히 접할 수 있다.
저널리즘 언어는 팩트 위주로 구성된다. 앞에 ‘주목을 끄는’ 내용을 다 제시해놓고 뒤에서 다시 ‘주목을 끌고 있다’고 하는 것은 습관성 덧붙임에 지나지 않는다. ‘화제가 되다/관심을 모으다/눈길을 끌다’ 같은 표현은 이 오류가 변형된 형태다. 모두 같은 유형의 군더더기이자 상투어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고용 사정이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상황을 맞은 것은 고용시장의 구조적 문제 탓이며, 코로나로 인한 영향은 미미하다는 분석을 내놔 관심을 모은다.” 이 문장도 서술부에서 설명하고 해석해주고 있다. 서술부를 ‘~미미하다는 분석을 내놨다’로 끊어 쓰면 훨씬 간명하다.공급자 중심의 글쓰기 조심해야문맥에 따라 선택되긴 하지만, 비슷한 말로 ‘각광을 받다’도 그런 점에서 조심해 쓸 일이다. 각광은 ‘다리 각(脚)’에 ‘빛 광(光)’ 자가 어울렸다. 영어의 foot light를 직역한 말이다. 연극이나 가수들의 공연무대 앞쪽에서 배우를 비추는 광선에서 유래했다. 무대에서 각광을 받는 배우는 당연히 다른 배우에 비해 돋보인다. 그런 까닭에 특정 배우에게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키고자 할 때 그 배우에게 ‘각광’을 비춘다. 여기서 의미가 확대돼 요즘은 주로 ‘사회적 관심이나 흥미가 집중되다’라는 뜻으로 쓰인다.
힘 있는 문장은 ‘간결함’에서 나온다. 무심코 덧붙이는 이들 이중서술어는 너무도 흔해 이미 상투어가 됐다. 상투어는 ‘늘 써서 버릇이 되다시피 한 말’이다. 당연히 참신한 맛이 없어 식상한 느낌을 준다. 그런 말을 뒤에 덧붙이니 문장 흐름마저 늘어진다. 긴밀하고 매끄러운 마무리를 방해한다는 점에서 ‘커뮤니케이션 노이즈(잡음)’에 해당한다.
우리 눈에 익숙한 말이라는 점에서 상투어는 얼핏 관용구(관용어)와 비슷한 점도 있다. 관용어란 두 개 이상의 단어가 결합해 각각의 단어 의미만으로는 전체 의미를 알 수 없는, 특수한 의미를 나타내는 어구(語句)를 말한다. ‘발’과 ‘넓다’가 어울려 ‘발이 넓다’라고 하면 ‘사교적이어서 아는 사람이 많다’를 뜻하는 말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