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선배가 후배에게

힘들땐 힘들어하고 아플땐 아프다고 말하세요.스스로에게 너무 매몰차게 하지 마세요. 많은 상처를 마주하고, 그 상처 또한 지나갈 때까지 견뎌내면 다시 달릴 용기가 생기고 학창시절을 후회 없이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대학 생글이 통신] 멘탈 무너질 땐 충분히 아파한 후 다시 달리세요
학생들에게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멘탈 관리’에 관한 것입니다. 특히 고등학교 3학년생에게는 정말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수시를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몇 년을 긴장 상태로 공부해야 하고, 시험 하나, 활동 하나가 크게 다가오기 때문에 기분이 오르락내리락하기 쉽습니다. 특히 성적에 일희일비하게 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그러나 입시는 긴 시간의 레이스이기 때문에 결과에 희비를 느끼면 결국 지치고 상처를 입게 됩니다.

중학생 때는 고등학교 입시, 고등학생 때는 대학교 입시를 준비하며 제게 가장 힘이 된 명언은 ‘이 또한 지나가리’입니다. 이 명언은 ‘좋은 일이든, 안 좋은 일이든 겸허히 받아들일 수 있는 글귀’를 고민한 끝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합니다. 저도 명언 자체는 알고 있었지만 그 의미는 정확히 알지 못했는데, 이를 알고 나니 마음에 더 와닿았습니다.

‘이 또한 지나가리’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모든 일은 지나가기 마련이라는 것입니다. 시험에서 1등급을 받든 9등급을 받든 그 다음이 몇 등급이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고, 그 시험이 수능이 아닌 이상 레이스는 남아 있습니다. 중요한 시험 하나를 망쳤다고 해서 그대로 머무르면 자신을 갉아먹게 됩니다. 어떤 기회가 남았는지, 어떻게 노력해야 또 다른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 이성적으로 생각하세요. 이 레이스를 이끌어가는 사람은 가족도, 친구도, 학원 선생님도, 학교 선생님도 아니라 자기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한 가지 더 말해주고 싶은 것은, 정말 힘든 일이 있었다면 충분히 슬퍼하라는 것입니다. 누구에게든, 조금이라도 심정을 털어놓고 울고 싶은 만큼 울고 화내고 싶은 만큼 화내세요. 여러분은 이제 결과에 스스로 책임지기 시작한 나이입니다. 그 책임감과 무게에 짓눌리고 숨이 막힐 때가 있을 것입니다.

저는 고등학생 때 참고 버티는 것이 강하고 튼튼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때의 상처가 오히려 더 오래 아픔으로 남는 것 같습니다. 스스로에게 너무 매몰차게 하지 마세요. 힘들 땐 힘들어해도 되고, 아플 때 아프다고 말해도 됩니다. 누군가에게 말하는 것이 힘들다면, 맛있는 것을 먹거나 좋아하는 곳에 가거나 사랑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스스로를 다독여주세요. 그래야 다시 달릴 용기가 생기고, 학창 시절을 후회 없이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많은 상처를 마주하고, 그 상처 또한 지나갈 때까지 견뎌낼 학생들을 응원합니다. 잘할 수 있을 거예요. 후회 없는 순간, 후회 없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박태희 성균관대 글로벌리더학부 21학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