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랜딩

소프트 랜딩은 비행기가 활주로에 부드럽게 내려앉는 연착륙(軟着陸)을 뜻한다. 급격한 경기 위축이나 실업 증가를 야기하지 않고 경제가 서서히 가라앉는 것이다. 반면 하드 랜딩은 비행기가 부서질 듯 거칠게 내려앉는 경착륙(硬着陸)을 가리킨다. 경제가 갑자기 얼어붙는 만큼 가계·기업·정부 모두 충격이 크다. 노 랜딩은 미국 경제가 아예 하강하지 않고 계속 비행할 것이란 의미를 담은 신조어다.
경기침체를 피해갈 수 있다는 주장이 확산한 배경은 당초 예상과 어긋난 각종 경제 통계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1월 비농업 일자리는 51만7000개 늘어 시장 전망치를 세 배 가까이 웃돌았다. 실업률은 3.4%로 54년 만의 최저치였다. 마크 지안노니 바클레이즈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통계를 보면 Fed의 금리 인상이 생각보다 노동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미국 경제가 향후 12개월 내 불황에 빠질 확률을 35%에서 25%로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미국 물가 상승률이 3% 선에서 안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얀 하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런 경기 흐름이 지속될 경우 물가 상승률이 2% 선으로 떨어지는 경기 연착륙 상황은 도래하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아직은 소수의견…시간 지나면 침체 올 것”월스트리트저널은 다만 “노 랜딩 시나리오는 아직 소수설”이라고 지적했다. 경기침체나 소강을 예상하는 전문가가 훨씬 많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