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라운드

1995년에 출범한 WTO는 무역 질서를 수호하는 국제기구로 이른바 ‘경제 분야의 유엔’으로 통한다. WTO는 무역 분쟁 조정, 관세 인하 요구, 반덤핑 규제 등 강력한 권한과 구속력을 행사해왔다. 상품 교역 외에 서비스, 지식재산권, 투자 등의 영역도 폭넓게 다루고 있다. WTO 출범 이후 무역 장벽이 지속적으로 낮아졌으며, 신흥국 경제 발전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은 WTO가 생길 때부터 참여한 원년 멤버다.
그리어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유럽연합(EU)과 발표한 무역 합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공정하고 균형 있으며 다자 기구의 모호한 염원이 아닌 구체적인 국익에 부합하는 방향의 역사적 합의”라며 “새로운 경제 질서가 턴베리에서 확고해졌고, 이 질서는 실시간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 라운드가 시작된 지 130일도 안 된 상황에서 턴베리 체제는 결코 완성됐다고 할 수 없지만, 이 체제의 구축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 최대 소비 시장인 미국으로의 접근성을 ‘당근’으로, 관세를 ‘채찍’으로 활용하며 무역 상대국들을 압박해왔다. 이를 두고 그리어 대표는 “지난 짧은 몇 개월 동안 미국은 수년간의 헛된 WTO 협상을 통해 얻은 것보다 더 많은 해외시장 접근성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美 “약속 안 지킨 나라에 더 높은 관세”다른 나라가 무역 협상에서 한 약속을 지키도록 강제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WTO 분쟁 해결 절차는 활용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리어 대표는 “합의 이행 여부를 긴밀히 감시하고, 불이행 시 필요하다면 더 높은 관세율을 신속하게 재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