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의 '사전'은 일이 일어나기 전, 한자로 '事前'이다. '일 사(事)' 자라는 게 핵심이다. 이 말은 길게 사:전이라고 발음해야 한다. 이를 짧게 사전이라고 말하면 국어사전, 영어사전 할 때의 '사전(辭典)'을 가리킨다.

사전투표의 ‘사전’은 일(事)이 일어나기 전(前), 한자로 ‘事前’이다. ‘일 사(事)’ 자라는 게 핵심이다. 이 말은 길게 발음 [사:전]이라고 발음해야 한다. ‘사후(事後)’도 마찬가지로 [사:후]라고 발음한다(참고로 표준국어대사전의 표제어 밑에 있는 발음 정보에서 쌍점(‘:’)으로 표시된 것은 그 말이 장음임을 나타낸다. 아무 표시가 없는 것은 단음으로 발음한다). 이를 짧게 [사전]이라고 말하면 국어사전, 영어사전 할 때의 ‘사전(辭典)’을 가리킨다.
대선 기간 막판에 쟁점이 된 ‘사표’ 논란도 우리말 발음에서 주의해야 할 단어다. 한 후보는 “사표(死票)는 없다. 저한테 찍는 표만이 생표(生票)가 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때의 ‘사표’는 ‘죽을 사(死)’ 자로, 이는 길게 [사:표]라고 발음하는 말이다. “이번 선거는 1년여 전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표로 대선판이 요동치면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럴 때 보이는 ‘사표’는 앞의 사표와 다른 말이다. 형태만 같을 뿐이다. 하지만 모국어 화자라면 글에서 문맥을 통해 누구나 구별해 낼 수 있다. 물론 말할 때도 차이를 알 수 있다. 발음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표’는 ‘辭表(직책에서 사임하겠다는 뜻을 적어 내는 문서)’다. 이 말은 짧게 발음한다. 어려서부터 ‘상장(賞狀)’은 [상짱]으로 배워국민의힘 대표가 대선이 끝난 다음날 곧바로 광주광역시로 달려갔을 때도 이런 발음 혼란이 눈에 띄었다. 이번 선거에서 표를 준 광주시민에게 감사 인사를 하면서다. 그는 “광~주 시민 여러분”이라고 여러 차례 광주를 길게 발음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발음이다.
우리나라에는 길게 발음하는 [광:주]가 있고, 짧게 말하는 [광주]가 있다. 호남의 광주(光州)는 [광주], 즉 단음이다. 이를 장음으로 발음하면 경기도 광주(廣州), 즉 [광:주]가 된다. 한자 ‘넓을 광(廣)’은 넉넉해서 장음이고, ‘빛 광(光)’은 빗살처럼 빨라 단음으로 발음한다고 외워두면 잊지 않는다. 광야(廣野) 광장(廣場) 광고(廣告) 등은 죄다 장음이다. 이에 비해 광명(光明) 광속(光速) 광택(光澤) 같은 말은 단음으로 발음한다.
이제 응용해보자.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은 ‘광화문’일까 ‘광~화문’일까? 광화문은 한자로 ‘光化門’, 즉 짧게 발음하는 말이다. 이에 비해 1885년 한국 최초의 근대식 병원으로 설립된 광혜원(廣惠院)은 ‘광~혜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