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 윈프리의 첫 번째 트윗은 자신의 토크쇼에서 이뤄졌다. 2009년 4월 17일, 윈프리는 수백만 시청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트위터에 첫 번째 트윗을 올렸다. 효과는 즉각적이었다. 그달 말에 트위터는 사용자 수가 약 2800만 명으로 불어났다. 윈프리 스토리는 스타트업 성공에 인플루언서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믿음을 형성하기에 충분했다. 네트워크 주변부의 중요성하지만 윈프리가 트위터를 사용한 것은 트위터의 성공 원인이 아니라 트위터 성공의 결과였다. 윈프리가 첫 번째 트윗을 올릴 무렵 이미 트위터는 성장 곡선에서 가장 빠른 구간에 진입한 상황이었다. 2009년 1월부터 매달 기하급수적인 성장을 거듭하던 트위터는 사용자가 2월 800만 명에서 4월 초 약 2000만 명으로 치솟았다. 윈프리가 트위터를 사용한 것이 바로 이 무렵이다. 네트워크다이내믹스 그룹의 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데이먼 센톨라 교수는 그의 책 《변화는 어떻게 일어나는가》를 통해 “어떻게 윈프리의 힘을 빌려 트위터를 확산시켰느냐?”가 아니라 “윈프리마저 트위터를 사용해 이익을 얻을 만큼 트위터가 크게 성장한 비결은 무엇인가?”라고 질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에 대한 답으로 작은 스타트업을 누구나 아는 기업으로 알리기 위해서는 연결이 많은 소셜 스타가 아니라 주변의 행위자들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물리학자 라다 아다믹 역시 네크워크 효과의 핵심은 인플루언서가 아니라 주변의 행위자들이라고 강조한다. 2008년 그는 연구를 통해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어떤 행동을 하는 사람들의 전체 수보다 자신이 아는 사람 중에서 그 행동을 하는 사람들의 비율에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내가 알고 있는 100명 중 두 명만이 악수 대신 하이파이브를 한다고 해서 나도 하이파이브를 악수 대신 하기에는 주저하지만, 단 4명만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2명이 하이파이브를 한다면 이를 따라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연결된 사람이 500명 정도로 인기가 아주 많은 사람이, 연결된 수가 50명 정도로 연결 수준이 보통인 사람에 비해 새로운 제스처를 받아들일 확률이 10배가량 낮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결이 많은 사람일수록 새로운 개념이나 행동의 정당성을 확신하기가 더 어렵다는 것이다. 이는 연결된 사람이 많은 사람일수록 그 사람의 마음을 바꾸려면 어떤 개념이나 행동을 받아들이는 더 많은 주변 사람이 필요하다는 점을 의미한다. 새로운 사회적 유행을 남들보다 빨리 받아들이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너무 빨리 받아들여 혼자만 특출나게 튀는 것은 원치 않기 때문이다. 혁신을 받아들이는 차이이는 현실에서 성공한 기존 기업들이 혁신을 받아들이기 주저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성공한 기업일수록 자신의 결정이 어떻게 비칠지 살펴봐야 할 주체들이 많기 마련이다. 섣부른 움직임으로 평판에 금이 갈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할 가능성은 아주 낮다.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인플루언서가 남과 다른 행동을 하기 어려운 이유도 이와 같다. 이들의 방대한 인맥 덕분에 혁신을 받아들인 일부 사람과 연결돼 있지만, 그가 아는 사람들 중에는 혁신을 받아들이지 않은 사람이 훨씬 많다. 이들은 소수의 얼리어답터로부터 오는 긍정적 신호보다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은 압도적 다수로부터 오는 영향력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스타트업은 상황이 다르다. 연결이 비교적 적은 기업은 소수의 동료 얼리어답터로부터 훨씬 큰 영향을 받는다. 자신과 연결된 사람들 가운데 소수의 얼리어답터가 차지하는 비율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즉, 네트워크 주변부가 혁신이 뿌리 내리기 쉬운 공간이라는 의미다. 혁신을 받아들이는 사람이 주변부에 많을수록 나머지 사람들에게 전달되는 신호가 강해진다. 주변부에서 시작된 변화는 점차 퍼지기 시작하면서 연결이 많은 인플루언서조차 주목할 만큼 영향력이 커진다. 새로운 혁신과 변화의 관계
김동영
KDI 전문연구원
김동영 KDI 전문연구원
트위터의 성공 역시 주변부에서 시작했다. 2006년 출시된 트위터는 샌프란시스코와 그 주변의 베이 에이리어에 사는 일반 시민들이었다. 트위터는 이들 지역에서 거주하는 친구와 가족 간의 소통수단이었다. 이는 작은 구역에서 구역으로, 이웃에서 이웃으로 전파되며 도시 전체로 퍼져나갔다. 이렇게 얻은 성장동력은 미국 내 비슷한 지역으로 퍼져나갔고, 2009년 1월 비로소 인기가 폭발하기 시작했다. 주변부에서 시작된 변화가 중심부로 옮겨가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런 폭발적 성장이 슈퍼스타인 윈프리를 움직인 것이다. 모든 것이 디지털로 변모하는 오늘날 기술 발전으로 새로운 아이디어가 단순히 알려지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변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네트워크의 주변부에서부터 시작돼야 함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