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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지털 이코노미

    사람들은 왜 '덜 편한' 쿼티 자판을 쓸까

    널리 알려진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많지만, 실제로 받아들여지는 사례는 많지 않다. 쿼티 키보드가 대표적이다. 1936년에 설계된 드보락 자판은 전체 키 중 70%가 자판의 중앙에 위치해 쿼티 자판보다 훨씬 수월하게 타이핑 할 수 있다. 드보락 자판의 우수함은 여러 차례 증명되었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쿼티 자판을 사용한다. 비디오카세트도 마찬가지다. 베타맥스 방식이 VHS보다 설계가 뛰어나고 가성비가 좋다는 점은 많은 사람이 인식했었지만, 시장을 장악한 것은 VHS였다. 혁신 수용의 어려움새로운 제품과 개념은 아무리 잘 포장되더라도 사회구성원이 가진 기존의 믿음과 사회 규범과 충돌할 때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성능이 우수하고, 가성비마저 좋은 제품이 시장에서 선택되지 못하는 경우도 이에 속한다. 대부분의 기업은 더 사용하기 쉽고, 더 눈길을 끌면서도 값싼 제품을 만들어내지만 실패는 계속된다. 시장은 더 우수한 제품보다 익숙한 제품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정책도 유사하다. 1960년대에 발생했던 인구변천 과정에서 등장한 산아제한은 당시의 사회적 규범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정책이었다. 당시의 한국 문화는 많은 자녀를 낳아 키워야 한다는 전통적인 믿음에 깊이 뿌리 박혀 있었던 탓이다. 높은 출산율은 사회적 지위와 개인의 성취를 보여주는 지표였다. 이런 상황에서 산아제한정책은 정착되기가 어려웠다. 물론 많은 자녀에 대한 전통적인 믿음은 선진국에도 존재했다. 차이점은 그들은 우리나라처럼 급격한 경제성장을 경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가족계획에 대한 생각을 발전시키기까지 몇 세대의 여유가 있었던 것이다. 의학과 식량 생산이 점진적으로 발전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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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난상황 속 '강한 유대'…트위터를 띄웠다

    흑사병이 유럽 전역을 점령하는 데 수년이 필요했지만, 코로나는 몇 주면 충분했다. 운송 네트워크의 발달 정도가 그 원인이다. 프랑스 마르세유에 흑사병이 처음 상륙했던 1347년과는 달리 코로나19가 활동을 시작한 2020년은 빠르고 효율적인 운송 네트워크가 존재했다. 엄밀하게 흑사병의 병원균은 세균이고, 코로나19는 바이러스지만 적절한 운송수단만 있다면 퍼져나가는 방식은 모두 동일하다. 강한 유대와 약한 유대하지만 흑사병과 코로나19의 확산 양상은 사회학자 그래노베터의 강한 유대와 약한 유대의 개념으로 살펴보면 조금 달리 해석할 수 있다. 강한 유대란 가까운 친구나 가족과 같이 신뢰가능한 유대 관계를, 약한 유대란 가끔 만나는 사람들 사이에 형성된 관계를 의미한다. 강한 유대는 14세기 흑사병의 확산 통로였다. 그 이유는 단지 당시에는 약한 유대가 많이 존재하지 않았던 탓이다. 대다수 사람은 서로 잘 아는 소규모 공동체에서 평생을 보냈다. 공동체 밖의 세상은 낯선 곳이었다. 정체와 느린 기술과 강한 유대가 큰 특징인 세계였다. 하지만 현대의 운송과 통신기술은 많은 것을 바꿔 놓았다. 오늘날 우리는 의식하지 않더라도 늘 세계 각지의 사람들과 접촉한다. 무작위로 연결된 이들과 지속적으로 사회적 유대가 형성되진 않지만, 약한 유대는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를 전 세계로 확산시키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그래노베터는 강한 유대로 연결된 사람들은 분명 중요한 사람이지만, 대규모 확산의 대부분은 약한 유대로 연결된 사람들을 통해 일어난다고 설명한다. 그 원인의 중심에는 중복성이 있다. 누군가 새로운 생각을 전파하려고 시도할 때 강한 유대 내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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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위터 사용자 급증한 게 오프라 윈프리 덕분이었다고?

    오프라 윈프리의 첫 번째 트윗은 자신의 토크쇼에서 이뤄졌다. 2009년 4월 17일, 윈프리는 수백만 시청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트위터에 첫 번째 트윗을 올렸다. 효과는 즉각적이었다. 그달 말에 트위터는 사용자 수가 약 2800만 명으로 불어났다. 윈프리 스토리는 스타트업 성공에 인플루언서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믿음을 형성하기에 충분했다. 네트워크 주변부의 중요성하지만 윈프리가 트위터를 사용한 것은 트위터의 성공 원인이 아니라 트위터 성공의 결과였다. 윈프리가 첫 번째 트윗을 올릴 무렵 이미 트위터는 성장 곡선에서 가장 빠른 구간에 진입한 상황이었다. 2009년 1월부터 매달 기하급수적인 성장을 거듭하던 트위터는 사용자가 2월 800만 명에서 4월 초 약 2000만 명으로 치솟았다. 윈프리가 트위터를 사용한 것이 바로 이 무렵이다. 네트워크다이내믹스 그룹의 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데이먼 센톨라 교수는 그의 책 《변화는 어떻게 일어나는가》를 통해 “어떻게 윈프리의 힘을 빌려 트위터를 확산시켰느냐?”가 아니라 “윈프리마저 트위터를 사용해 이익을 얻을 만큼 트위터가 크게 성장한 비결은 무엇인가?”라고 질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에 대한 답으로 작은 스타트업을 누구나 아는 기업으로 알리기 위해서는 연결이 많은 소셜 스타가 아니라 주변의 행위자들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한다.물리학자 라다 아다믹 역시 네크워크 효과의 핵심은 인플루언서가 아니라 주변의 행위자들이라고 강조한다. 2008년 그는 연구를 통해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어떤 행동을 하는 사람들의 전체 수보다 자신이 아는 사람 중에서 그 행동을 하는 사람들의 비율에 영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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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실' 못 갖춘 스타트업…팬데믹 후 한계 드러날 것

    가짜 혁신은 시장 교란의 출발점이다. 많은 경우 기존 기업들이 기술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면서 시장 교란이 시작된다. 제품에 실질적인 가치 증가와 무관한 기능을 추가하거나 비용 절감 효과나 편의를 제공하지 않는 회원제 클럽을 신설하는 전략, 온라인 예매가 현장보다 복잡한 영화관 시스템, 교육자원이 아닌 고급 숙박 시설에 투자하는 대학 등의 형태로 나타난다. 이는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에 위험과 비용을 감수하고 싶지 않은 경영진이 내리는 민간요법과 같은 처방이다. 신생기업의 시대기존 기업이 기술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품질과 가치를 높이지 못하면 핵심사업이 위태로워진다. 신생기업은 그 틈을 파고든다. 과거에는 그 속도가 빠르지 못했다. 자본을 공급하는 측과 경영진 사이에 힘의 균형이 존재했던 탓이다. 1990년대에는 기술 스타트업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환영받지 못했다. 원대한 비전을 품은 엉뚱한 백인 청년들은 결국 회사 확장을 위해 데려온 나이 들고 노련한 경영자에게 밀려났기 때문이다. 젊은 날의 스티브 잡스가 애플을 설립한 지 5년 만인 1985년 회사에서 쫓겨난 일화는 유명하다. 엉뚱한 백인 청년들로부터 시작된 아이디어는 덜 괴팍한 백인 남자들의 자본으로 확장됐다.하지만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이 되자 힘의 균형추는 창업자들로 기울기 시작했다. 그 중심에는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가 있었다. 5년 만에 애플 컴퓨터를 6억달러 가치로 키운 스티브 잡스는 괴팍하고 변덕이 심하다는 이유로 쫓겨났지만, 돌아온 뒤 20년간 애플의 가치는 200배나 증가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 역시 자기 회사 가치를 1000억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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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버·아마존 등 거래시 문제 발생하면 중재자 역할

    신용카드 사용이 처음부터 활발했던 것은 아니다. 소비자들이 카드 발급에 적극적일 만큼 카드를 받아주는 상점이 많지 않았고, 상점들로 하여금 카드를 받도록 설득할 만큼 카드를 소지한 소비자가 적었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였다. 하지만, 1958년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임원 조지프 윌리엄스는 이를 극복하며 신용카드 사업 성공의 발판을 마련했다. 캘리포니아 주민 200만 명에게 임의로 카드를 발송한 것이다. 신용카드를 들고 있는 소비자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자 2만여 곳의 가맹점을 확보할 수 있었다. 아멕스 카드의 성공 사례신용카드는 전형적인 플랫폼 사업이다. 소비자에게는 대출이자와 연체료를, 상점으로부터는 신용카드 거래액의 일정 부분을 수수료로 부과했다. ‘닭과 달걀의 문제’를 해결하며 플랫폼에 시동을 걸었지만 윌리엄스의 시도는 실패했다. 문제는 연체율이었다. 소비자들의 신용카드 보유율을 높이기 위해 캘리포니아 주민 중 뱅크오브아메리카와 관련된 고객 200만 명에게 카드를 원하는지와 무관하게 우편으로 발급한 것이 문제였다. 당초 예상 연체율은 4%였으나, 실제로는 25%에 가까웠다. 결국 1959년 말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막대한 손실을 입히면서 그의 시도는 끝이 났다. 반면, 1957년 신용카드 사업의 첫발을 뗀 아메리카익스프레스(아멕스)는 달랐다. 아메리카익스프레스는 이미 처음으로 여행자수표 제도를 도입해 소비자로부터 신망이 높았다. 게다가 1차 세계대전 때 미처 유럽을 빠져나오지 못한 미국인들을 아멕스 유럽 지사가 지원하면서 그 명성이 매우 높았다. 아멕스는 자신의 이미지를 잘 활용했다. 아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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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리바바의 바이두 차단 전략이 가져온 결과는

    2006년 알리바바는 중국 시장에서 이베이를 몰아내고 승리했다. 판매자에게 거래 수수료를 물리지 않는 정책이 핵심이었다. 문제는 경쟁에서 이긴 이후 무료 정책은 알리바바 성장의 발목을 잡았다. 공짜는 기업모델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거래수수료를 책정할 수도 없었다. 플랫폼의 네트워크 효과는 언제라도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음을 알고 있었다. 결국 알리바바는 광고모델을 통한 수익 창출로 방향을 선회했다.광고에 초점을 맞추자 중국의 구글이라 불리는 ‘바이두’와의 경쟁이 시작됐다. 바이두는 사용자가 제품을 검색하면 웹 크롤러를 통해 알리바바의 재고와 웹 페이지를 검색해 사용자에게 알리바바의 제품 페이지를 연결해줬다. 알리바바의 웹 접속량 가운데 10% 이상이 바이두로부터 넘어왔다. 사실상 바이두가 알리바바와 사용자 간에 중개상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었다. 마윈은 바이두의 중개 없이 사용자가 곧바로 알리바바 플랫폼으로 진입하기를 원했다. 결국 마윈은 바이두를 차단했다. 더 이상 바이두에서는 알리바바의 제품검색 결과가 보이지 않았다. 이 조치는 효과를 발휘했다. 중국에서는 누구든 제품검색을 위해서는 당연히 접속해야 하는 플랫폼이 됐고, 오늘날 알리바바는 중국 전자상거래의 90%를 담당하고 있다. 승자독식과 플랫폼 독점플랫폼 경쟁에서 비슷한 사례는 흔히 찾아볼 수 있다. 2013년 알리바바는 자사 플랫폼에서 경쟁사인 텐센트의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위챗의 사용을 중단시켰다. 텐센트 역시 알리바바의 지불 플랫폼인 알리페이를 위챗에서 사용하지 못하도록 차단했다. 이런 경쟁은 승자독식으로 끝나기 마련이다. 물론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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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랫폼 비즈는 기술 아닌 시장구조의 변화

    하드웨어 시대가 가고 소프트웨어 세상이 온 줄로만 알았다. 넷스케이프 설립자인 마크 앤드리슨은 2011년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를 통해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전체 경제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기술적·경제적 전환기를 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새로운 소프트웨어 경제를 선도하는 기업을 언급했다. 그 기업들은 애플과 페이스북, 트위터, 링크트인, 구글, 아마존 등이었다. 플랫폼 비즈니스의 부상2011년 앤드리슨은 미처 파악하지 못했지만, 그가 언급한 기업들은 그저 인터넷 기반으로 형성되고 운영되는 형태가 아니었다. 모두 플랫폼 기업이었다. 인터넷을 활용해 효율성을 높이는 정도가 아니라 이전의 기업과는 전혀 다른 모델을 활용해 인터넷의 잠재력을 진정으로 활용하는 기업들이었다. 애플이 미국에서 가장 시가총액이 높은 기업에 오른 것은 2012년이었다. 당시 이미 전통적인 기업들이 플랫폼과의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인터넷 시대의 등장으로 소프트웨어가 새로운 경제동력으로 부상했지만, 돌이켜보건대 경제 혁신을 추동한 것은 플랫폼이었다. 이는 미국에만 국한된 현상도 아니다. 그 영향력은 개발도상국에서 두드러졌다. 상업적 인프라가 취약했던 개발도상국에 인터넷 접속이 확대되자 인터넷을 중심으로 산업이 재구축되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이 대표적이다. 텐센트와 바이두가 일부 국영산업을 제외하고 시가총액이 가장 높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 2014년 9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타오바오와 티몰 플랫폼은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80%를 지배한다. 선형구조 vs 다방향 구조중요한 것은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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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점은 소득 불평등 뿐만 아니라 혁신도 가로막아

    자본주의 경제체제는 경쟁에 의존한다. 경쟁은 기업을 정직하게 만들고, 고용 기반을 확대하고, 혁신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생산성이 인접 분야로 확대되도록 만들고, 사회 모든 구성원이 자기 재능을 활용해 생계를 유지할 기회를 제공한다. 경쟁은 경제를 보호하고, 민주주의가 유지·발전하도록 돕는다. 경쟁이 존재하는 한, 어느 한 기업이 모든 권력을 장악할 만큼 충분히 몸집을 키우지 못하기 때문이다. 최소한 이론적으로 반박할 수 없다. 현실에 만연한 독점현실은 이론과 같지 않다. 페이팔의 공동 설립자인 피터 틸은 ‘경쟁은 루저들이나 하는 짓’이라는 표현으로 오늘날의 독점화 경향을 찬양한다. 물론 독점은 빅테크 기업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아마존 반독점의 역설》의 저자이자 얼마 전 미국 공정거래위원장에 선임된 리나 칸의 계획대로 모든 것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독점화 문제는 시장 곳곳에 여전히 존재한다. 언뜻 다양한 브랜드 간의 경쟁이 치열해 보이는 안경 시장이 그중 하나다. 이탈리아 기업 룩소티카는 레이벤, 보그, 프라다, 샤넬, 올리버 피플스 등 수십 개 브랜드의 안경테를 만든다. 2018년에는 세계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프랑스 렌즈 제조업체 에실로와 합병해 에실로룩소티카를 출범시켜 렌즈 시장까지 장악했다. 이들의 공급량은 연간 10억 개가 넘는다.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2019년에는 다양한 안경 소매업체를 소유한 네덜란드 기업 그랜드비전의 75%를 인수하면서 안경 시장의 세계적인 독점 기업으로 올라섰다. 생리대, 사무용품, 항공산업, 심지어 서체 분야에서도 비슷한 독점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특히 미국에서 이런 독점이 가속화한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