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경제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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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비즈니스 규제 꼭 필요한가
플랫폼 규제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혁신과 경제 발전이 중요한 디지털 전환 시기에 플랫폼 규제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자유방임적인 접근법을 취하자는 주장이 있는 한편, 공정 경쟁을 통한 법치주의 존중이 사회 안정의 필수라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누구도 두 주장 일방의 편을 들어주기 어렵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규제 정책이 오늘날 세상에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부정적 외부효과의 통제플랫폼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은 대부분 플랫폼 기업이 전통적인 산업에 미친 파괴적인 영향력에서 시작된다. 새로운 비즈니스에 수익과 생계를 위협받는 기업과 근로자 입장에서 자연스러운 저항이다. 택시회사는 우버를 싫어하고, 호텔 체인이 에어비앤비를 좋아할 리 없다. 이해당사자의 불평도 귀담아들어야 하지만, 무엇보다 플랫폼 비즈니스의 악영향 가운데 살펴봐야 할 부분은 부정적인 외부효과다. 이는 문제를 만들어낸 사람들이나 기업이 아닌 어쩔 수 없이 문제에 휘말린 주체가 부담할 때 발생한다. 에어비앤비를 통해 빌려준 집이 술 취한 이들의 소란스러운 파티 현장이 되고, 심한 경우 매춘 현장이 된 사례도 있다. 에어비앤비는 다루기 힘든 게스트에 의해 발생하는 피해로부터 미국 내 호스트들을 보호하기 위해 100만달러에 달하는 배상책임 보험을 제공하는 정책을 공개했다. 해당 보험은 호스트 본인이 소유한 주택보험이 적용되고, 피해액이 그 보상금 한도를 넘었을 경우에만 적용된다. 하지만 이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가 되지 못했다. 미국에서 주택보험은 임대와 같은 상업활동에는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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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기업의 시장지배력 상승, 약일까 독일까
아마존 저격수가 등장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으로 임명된 리나 칸 이야기다. 32살의 컬럼비아대 로스쿨 교수인 그녀는 반독점 전문가로, 2017년 예일대 로스쿨 재학 당시 '아마존의 반독점 역설(Amazon's Antitrust Paradox)'이란 논문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게다가 지난 3월에는 컬럼비아대 법학교수인 팀 우가 대통령 기술·경쟁정책 특별보좌관에 임명되었다. 그 역시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에 대한 비판론자이자 경제 전반에 반독점 단속을 옹호하는 인물로 평가돼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기조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기업의 시장지배력 증가시간이 지나면서 기업의 시장지배력은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했다. 시장지배력이란 판매자가 가격을 소비자가 지급할 최대 가격에 얼마나 가깝게 설정할 수 있는지로 정의된다. 소비자는 카페에 들러 커피에 얼마까지 지급할지를 커피의 품질과 카페의 서비스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한다. 카페 입장에서도 커피 생산에 들어간 비용을 고려해 최소한 받아야 할 가격을 결정한다. 소비자가 실제 지급하는 가격은 이 두 가지 가격 사이에 존재한다. 이때 기업이 소비자가 지급할 의사가 있는 가격 수준에 가깝게 가격을 설정할수록 이득이 증가한다.한편 시장지배력의 크기는 마크업(markup)의 개념을 활용해 살펴볼 수 있다. 마크업이란 기업이 받아들일 수 있는 최저가격과 소비자가 지급하는 실제 가격의 비율을 의미한다. 생산비용이 3000원인 커피 한 잔을 소비자에게 3600원에 판다면 마크업은 1.2이다. 아이폰의 생산비용은 200달러지만 1000달러에 판매한다. 이 경우 마크업은 5로 커피에 비해 훨씬 높다. 얀 드 로에커와 얀 에크하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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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시대 저성장은 경제적 성공이 낳은 결과물
세상의 성장은 끝난 듯 보인다. 새천년이 시작되는 2000년 무렵만 해도 경제성장은 자연법칙처럼 들렸다. 농업이 주요 산업이던 1800년대 후반에도 전기가 발명되고, 두 차례의 세계대전이 있었던 1900~1950년에도 미국의 경우 평균 2%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했다. 하지만 21세기 들어 경제성장률은 1% 안팎으로 떨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이벤트 탓으로 돌리던 경제침체가 장기화되자 저성장을 ‘뉴노멀’이라는 이름으로 부를 정도로 일반화되었다. 기술과 경제성장현실에서 저성장 시대를 체감하기 어렵다. 물질적인 수준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풍요롭다. 2018년 1인당 실질 국내총생산(GDP)는 대략적으로 1950년의 3배, 1900년의 8배, 1870년의 15배 이상이다. 게다가 기술 발전도 그 어느 때보다 빠르다. 컴퓨팅 능력은 물론이거니와 사물인터넷과 클라우드, 인공지능 기술 발달은 생산방식의 변화와 새로운 서비스 등장을 견인하고 있다.하지만 기술은 경제성장에 직접적인 요인은 아니다. 많은 경우 디지털 시대에 기술 발전을 경제성장의 핵심으로 간주하지만, 사실 기술 발전과 경제성장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 경제성장은 인적, 물적자본의 물리적 증가와 이것만으로 설명하지 못하는 요인에 의해 이뤄진다. 그리고 이 요인을 생산성 증가라고 한다. 생산성은 무능한 관리자를 교체해도 높아질 수 있고, 필요한 부품을 적시에 공급하는 재고관리기법에 의해서도 개선된다. 상품이나 공정이 첨단 기술인지 여부와 생산성 그리고 경제성장은 무관하다는 의미다. 물론 기술은 경제성장에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 인공지능 기반의 스마트공장은 생산비용을 낮춰 생산성을 높인다. 배터리 기술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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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저러스는 죽고 월마트는 살아남은 비결
플랫폼의 위협에 실제로 망한 기존 기업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블랙캡은 우버와의 경쟁 속에서 여전히 존재하고, 월마트와 같은 소매상들 역시 아마존, 알리바바와 경쟁 중이다. 소프트웨어 분야도 마찬가지다. 스마트폰 운영체제를 무료로 제공하는 안드로이드가 시장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신흥 플랫폼 기업들이 부상하는 만큼 기존 기업들 역시 새로운 디지털 세상에 적응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기 때문이다. 기존 기업들의 플랫폼 적응 노력오랜 기간 안정적 지위를 유지하던 기존 기업들이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은 신흥 플랫폼 기업이 등장해 승자독식 경쟁자로 부상하는 것을 보면서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상황이다. 이를 막기 위해 기존 기업들은 최소 세 가지 방식으로 플랫폼에 적응한다. 경쟁 플랫폼에 합류하거나 플랫폼을 사들이는 것 혹은 자체 플랫폼을 구축하는 방식이 그것이다. 이 가운데 경쟁 플랫폼에 속하는 방식은 매우 세밀한 접근이 필요하다. 플랫폼 기업은 기반 구축이 완료되면 엄청난 영향력으로 자사 플랫폼에 속한 기업들의 가치 대부분을 가져가기 때문이다. 토이저러스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온라인 판매 전략을 고민하던 시기, 토이저러스는 아마존의 웹과 주문 처리 과정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고민 끝에 2000년 아마존과 10년짜리 계약을 체결하면서 아마존 플랫폼에 합류했다. 아마존 플랫폼 사용 대가로 연간 5000만달러를 지불했고, 수익의 일부도 제공했다. 하지만 양사의 관계는 2004년 깨졌다. 아마존이 토이저러스의 경쟁자에게도 아마존 플랫폼을 제공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토이저러스는 2억달러의 소송을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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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SAP·어도비가 의기투합한 이유는
"인공지능(AI) 세상의 질서는 중국과 미국의 몇 안 되는 기업 손에 유례없는 부가 집중되는 승자독식의 경제를 만들어낼 것이다. 나머지 국가들은 먹다 남은 찌꺼기나 줍게 될 것이다." 《AI슈퍼파워》 저자이자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애플에서 임원을 지낸 리카이푸의 주장이다. 디지털 경제와 데이터 독점리카이푸 주장의 핵심은 데이터다. 데이터는 AI의 연료이기 때문에 가장 많은 데이터를 확보한 기업이 더 강력한 AI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더 많은 이용자를 끌어모으는 요인이 되고, 이에 따라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게 될 것이다. 결국 규모의 경제로 이어져 시장의 모든 경쟁자를 압도할 수 있게 된다. AI 중심의 경제가 독점과 맞닿아 있는 이유다. 일단 초반에 주도권을 잡으면 다른 기업은 더 이상 진입할 수 없는 진입장벽이 형성된다.더 큰 문제는 소수의 거대 정보기술(IT) 기업이 시장뿐 아니라 데이터를 독점하는 경우다. 데이터를 자신들만이 처리함으로써 경제의 다른 모든 부문이 이들 기업의 AI에 의존하도록 만드는 경우 엄청난 부의 이동이 발생할 수 있다. 브래드 스미스 마이크로소프트 사장은 자신의 책 《기술의 시대》를 통해 데이터를 독점하는 거대 IT기업이 중국의 동부해안과 미국의 서부해안에 몰려 있다면 이 두 지역이 이들을 보는 대가로 다른 모든 지역이 희생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공유를 통한 데이터 규모 문제 해결더 나은 AI를 위해서는 데이터의 양이 중요하다. 분명 규모가 크면 유리하다. 초기 시장에서 중국이 AI 분야를 리드할 수 있는 요인이다. 오늘날 중국 인구는 데이터를 생성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하지만 범위를 세계로 넓혀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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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격변기에는 적응속도 높여야 긍정효과
"향후 2년 뒤 벌어질 변화에 대해서는 과대평가하고, 향후 10년간 벌어질 변화에 대해서는 과소평가한다." 사람들의 지나친 낙관적 경향을 꼬집은 빌 게이츠의 말이다. 사람들은 실제보다 변화가 더 빨리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한다. 인공지능(AI)이 어떤 직업을 대체하고, 어떤 직업이 새롭게 생겨날지 예측하는 과정에서도 이런 경향이 두드러진다. 무엇에 대한 예측을 정확히 하는 것과 그 예측이 언제 일어날지 추정하는 일은 전혀 다른 문제다. 비선형적인 기술의 보급변화에 대한 과대평가는 오늘날의 일만은 아니다. 벤츠의 설립자인 카를 벤츠의 아내 베르타 벤츠가 100㎞ 떨어진 어머니의 집까지 직접 운전하면서 자동차의 위력을 보여준 해가 1888년이었다. 그로부터 17년 후인 1905년 뉴욕 브로드웨이 사진 속에는 말과 수레만 가득할 뿐 자동차는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15년 뒤인 1920년에 같은 장소에서 찍힌 사진 속에는 자동차와 수레 외에 말은 한 마리도 찾아보기 어렵다.시기를 막론하고 신기술의 보급이 일정한 속도로 이뤄진 적은 없다. AI 기술도 이와 같다. 햄버거 매장에서의 주문 과정은 AI로 빠르게 대체될 수 있지만, 안전과 직결되는 자율주행차의 등장은 이보다 훨씬 느릴 수 있다. 동일한 기술이라도 경제 전반에서는 분야에 따라 순차적인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이유로 AI가 경제에 미치는 직간접적인 영향을 균형 있게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자동차의 등장과 변화자동차의 등장은 인류의 생활을 획기적으로 변모시킨 사건 중 하나다. 심지어 대공황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미국 인구통계청은 자동차의 등장이 대공황의 주요인 가운데 하나라는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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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안면인식기술 지닌 MS가 규제를 요청한 사연은
사실 규제를 원하는 주체는 기업이다. 규제가 마치 기업의 자유로운 활동을 방해하는 요인처럼 여겨지지만, 현실에서 규제는 안정적인 기업활동을 가능케 하는 안전망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낡은 규제다. 기술의 발전과 이로 인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사회·경제가 변화하는 상황에 적응하는 못하는 규제를 대신할 새로운 규제가 필요하다. 이 역시도 기업들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제도가 시장을 앞서간 사례는 많지 않다. 원칙 있는 혁신제도가 시장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은 흠결이 아니라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법과 제도의 예측 가능성은 안정적인 사회 유지에 필수조건이기 때문이다. 새롭고 사회 전반에 도움이 되는 변화라 할지라도 오랜 기간 축적된 기존 사회기반을 무시할 수는 없는 일이다. 혁신의 대가로 안정을 포기할 경우 더 큰 혼란을 초래할지도 모른다. 물론 그 반대도 성립하지 않는다. 안정의 대가로 혁신을 포기한다면 성장을 경험할 수 없다. ‘혁신의 제도화’를 통한 원칙 있는 변화가 필요한 이유다.마이크로소프트의 고민도 여기에 있었다. 그들은 1990년대 반독점 소송을 경험하면서 기술과 제도 발전의 균형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해하고 있었다. 시작 단계부터 규제를 고민하지 않으면 나중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시장에서의 성공 사이에 선택을 강요받는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이는 정부에 규제를 요청하는 행동으로 이어졌다. 인공지능(AI) 안면인식 기술이 대표적이다. 기업이 정부에 특정 제품을 규제해달라는 요구를 이상하게 여기는 사람들도 많았다. 실리콘밸리에서는 관련 기술이 다른 기업보다 뒤처져 경쟁자들의 속도를 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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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의 폭발적 성장 비밀은 따로 있었다
전화는 1876년 등장했다. 이후 1억50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할 때까지 89년이 걸렸다. 같은 수의 사용자를 확보하는 데 흑백 TV는 38년이 걸렸고, 가방에 넣기도 어려울 만큼 컸던 초기 휴대폰은 14년이 걸렸다. 그러나 오늘날 소프트웨어나 스마트기기는 1억5000만 명에게 확산하는 데 1년이 채 걸리지 않는다. 디지털경제 대비하는 전형적인 방법들수닐 굽타 하버드경영대학원 석좌교수는 엄청난 속도로 다가오는 디지털 물결에 기업이 반응하는 형태를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한다.첫 번째 유형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반응이다. 분명 디지털 툴은 효율성 측면에서 효과적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은행이 지점 수를 줄이고 모바일 뱅킹으로 전환하는 효율을 추구한다고 해도 알리바바와 같이 생각하지도 못했던 금융서비스가 등장할 경우 비용 효율을 추구하는 전략은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두 번째 유형은 빠른 변화로 인한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하겠다는 반응이다. 실제 많은 기업이 크고 작은 내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뚜렷한 결과가 없다. 독일 헨켈 기업의 회장은 내부에서 약 200개의 신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음을 발견했지만 의미 있는 진전을 찾지 못했다.세 번째 유형은 크고 느린 배인 대기업은 혁신에 적합하지 않으니 작고 빠른 배를 만들어 혁신을 장려한다는 반응이다. 대기업 내부의 관료주의로 신기술의 도입과 혁신이 어렵다는 것이다. 이런 한계 극복을 위해 직원을 선발해 실리콘밸리로 파견 보낸다. 하지만 아무리 특출난 자원이 실리콘밸리의 문화를 배워온다 한들 변화의 싹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