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세계를 홀린 '오징어 게임'
디즈니+·훌루·애플TV+ 등과
OTT 시장 '서버이벌 게임'속
차별화된 사업 모델로 승부수
플랫폼에 콘텐츠를 접목하고
"6명만 거치면 모두가 연결된다"
네트워크 효과를 최대한 활용
글로벌 마케팅까지 확장시켜
'P+C+N+GM'이 넷플릭스의 힘
9부작 TV 드라마 ‘오징어 게임’으로 초대박을 터뜨린 넷플릭스의 진면목을 들여다 보는 것은 좋은 공부거리입니다. 넷플릭스를 보면 세계 시장에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들이 얼마나 격렬하게 싸우고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또 넷플릭스를 분석하면 세계가 얼마나 촘촘하게 연결돼 있는지, 그로부터 얻는 네트워크 효과가 얼마나 큰지, 글로벌 마케팅이 얼마나 일상화돼 있는지를 보게 됩니다. 우리의 시야를 넓혀준다는 뜻입니다.디즈니+·훌루·애플TV+ 등과
OTT 시장 '서버이벌 게임'속
차별화된 사업 모델로 승부수
플랫폼에 콘텐츠를 접목하고
"6명만 거치면 모두가 연결된다"
네트워크 효과를 최대한 활용
글로벌 마케팅까지 확장시켜
'P+C+N+GM'이 넷플릭스의 힘
넷플릭스(Netflix)는 인터넷(net)과 영화(flicks)를 합쳤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영화를 인터넷으로 보내서 보게 하겠다는 사업목표가 브랜드에 명확하게 나타납니다. 넷플릭스의 시작은 보잘 것 없었습니다. 넷플릭스 창업자 리드 헤이스팅스는 원래 소프트웨어 개발자였습니다. 그가 1997년 넷플릭스를 설립한 것은 40달러에 달했던 비디오테이프 연체료 때문이었습니다. 집에서 먼 대리점, 반납의 불편함, 과도한 연체료에 불만이었던 그의 머리에 사업 아이디어가 번쩍 떠올랐습니다. 기업가를 말할 때 등장하는 야성적 기질(animal spirit), 그것이었죠. 훗날 리드 헤이스팅스가 가졌던 불만은 ‘세기의 분노’로 명명됐습니다.
넷플릭스도 초기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당시 인터넷 속도는 빠르지 않았고 연결망도 전국적, 세계적이지 않았기 때문이죠. 당시 성업 중이던 비디오 대여 기업인 블록버스터의 자금력과 마케팅력도 감당하기 어려웠습니다. 블록버스터는 미국 전역에 9000개가 넘는 매장과 4000만 명이 넘는 회원을 둔 거대기업이었죠. 이런 기업을 상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리드 헤이스팅스는 2000년 블록버스터에 회사를 5000만달러에 사가라고 제안했습니다. 블록버스터는 콧방귀를 뀌면서 인수를 거절했습니다. 그로부터 10년 뒤 상황은 거꾸로 됐습니다. 2010년 블록버스터는 넷플릭스에 밀려서 파산했습니다.
넷플릭스는 플랫폼사업자에 머물지 않았습니다. 다른 사람이 만든 콘텐츠를 플랫폼, 즉 배달망에 실어나르는 서비스만 해서는 캐시카우를 키울 수 없다고 판단한 겁니다.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시장에 다른 경쟁자들이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마블, 픽사, 디즈니랜드, 21세기 폭스를 거느린 월트디즈니가 디즈니+와 훌루라는 플랫폼으로 들어왔고,워너 미디어를 둔AT&T가 HBOmax로, 컴캐스트가 피콕으로, 애플이 애플TV+로, 알파벳이 유튜브로 속속 진출했습니다. ‘데스 게임’ 그 자체였죠.
넷플릭스 창업자와 경영진은 플랫폼(P)에 콘텐츠 제작(C)을 접목했습니다. 유기적 결합, 시너지를 노린 것입니다. 넷플릭스가 자체 제작한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스필오버 효과를 낳았습니다. 넘치는 인기가 구독자 증가, 다른 영상물 보기와 시청률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뜻입니다. 경쟁이 심한 OTT 시장에서 ‘오징어 게임’이 ‘초초초대박’을 터뜨렸으니 넷플릭스 CEO 테드 서랜도스가 물개박수를 안 칠 수 없겠지요.
넷플릭스의 대박은 네트워크(N) 효과를 떠올립니다. 인터넷은 1 대 1 연결로 그치지 않습니다. 하나가 망을 타면 순식간에 세계로 퍼져나가는 항공망 구조와 비슷합니다. 우리의 뇌도 이런 구조로 돼 있습니다. 하나의 정보가 입력되면 순식간에 뉴런을 타고 번집니다. 네트워크 이론 중에는 ‘6단계 분리 법칙’이라는 게 있습니다. 지구상 모든 사람이 6개의 연결고리 안에 있다는 즉 6명만 거치면 전부 연결된다는 겁니다. 이는 곧 하나의 정보가 글로벌 규모의 마케팅(GM)으로 확장된다는 겁니다. 오징어 게임이 뜨자 각종 분석 영상이 다시 빛의 속도로 늘어나고 번졌습니다. 네트워크가 크면 클수록 비용은 줄고 이익은 극대화됩니다. 넷플릭스는 그것을 즐기고 있는 것이죠. 수확체감의 법칙이 아니라 수확체증의 법칙이 성립하는 대목입니다. 한마디로 넷플릭스의 힘은 P+C+N+GM입니다.
그런데 말이죠. 우리나라에서 넷플릭스의 사업모델을 먼저 실행했던 기업이 있다는 것, 아세요? 바로 하나로텔레콤의 하나TV입니다. 지금 SK브로드밴드로 바뀐 하나TV는 2006년 세계 처음으로 동영상 콘텐츠를 인터넷망을 통해 서비스하는 사업을 선보였습니다. 영화 등을 소비자가 신청하면 가정의 TV로 뿌려 줬지요.이것을 ‘주문형비디오서비스(VOD)’라고 불렀습니다. 우리나라와 미국이 달랐던 점은 미국은 통신사가 동영상 서비스를 하는 데 규제를 하지 않았던 반면, 우리나라는 통신사가 방송 서비스를 하지 못하도록 규제했습니다. 시장이 자유로운 곳에서 넷플릭스도 나타나는 법입니다. 하키 종목에 이런 격언이 있다고 합니다. “지금 퍽이 있는 곳으로 뛰지 말고 퍽이 갈 곳으로 뛰어라.” 미국 시장은 미래를 향해 뛴 반면, 우리는 과거로 뛴 셈이죠.
고기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NIE 포인트① 넷플릭스를 누가 언제 만들었는지를 알아보고, 넷플릭스가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인지를 토론해보자.
② 네트워크 효과, 수확체증의 법칙이 어떤 의미인지 알아보자.
③ 넷플릭스와 같은 국내 OTT 사업자는 어떤 기업인지 조사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