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길라잡이
(21) 금융소비자보호법
우리는 금융회사를 통해 저축, 주식, 펀드, 보험 등 다양한 금융상품에 가입하고 있다. 이때 금융회사는 금융상품 가입자의 나이, 소득, 재산 등을 고려해 금융상품을 권유하고 금융상품의 핵심 정보를 금융소비자에게 알려줘야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상품의 위험성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높은 수익률만 내세워 투자를 권유하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2021년 3월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새롭게 시행됐다. 오늘은 금융소비자보호법과 금융소비자 권익보호제도에 대해 알아보자. 금융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이란 기존의 은행법, 자본시장법, 보험업법 등 개별 금융업 법령에 포함돼 있는 금융소비자 보호규제를 통합한 법률이며, 법 시행으로 금융소비자의 권리와 금융회사의 책임이 한층 강화됐다. 금소법 시행으로 금융회사는 금융상품을 판매하기 전 금융소비자의 재산 상황, 금융상품 취득·처분 경험 등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하고, 금융상품을 판매할 때는 금융상품에 대한 설명의무 등 ‘6대 판매원칙’을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 또한 금융상품을 판매한 뒤에는 금융소비자가 계약을 취소하거나 사후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여러 제도를 마련해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화했다.(21) 금융소비자보호법
금소법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기에 앞서 다소 생소할 수 있는 금소법상 주요 개념을 좀 더 알아보도록 하자. 모든 금융상품·서비스에 금소법 적용금소법은 금융소비자 보호 대상인 금융상품을 일부 종류에서 거의 모든 종류로 확장하기 위해 금융상품 및 금융서비스를 ‘예금성·투자성·보장성·대출성 상품’으로 분류하고 동일 유형 상품은 동일한 규제를 적용받도록 했다.
‘예금성 상품’에는 이자수익이 발생하고 원금이 보장되는 예·적금 상품이 포함되며, ‘투자성 상품’은 펀드처럼 투자수익이 발생하지만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상품을 말한다. ‘보장성 상품’은 일정 보험료 납입 후 보험사고 발생 시 보험금을 지급받는 보험상품이 해당되며 ‘대출성 상품’은 금전 등을 빌려 사용한 뒤 원금과 이자를 상환하는 상품을 모두 포함한다. 이처럼 금융상품의 정의를 상품 특성에 따라 포괄적으로 구분해 대부분 금융상품이 금소법 적용 대상이 됐다.
‘금융업자(금융회사)’도 업무 특성에 따라 구분하고 동일한 유형의 금융업자에게 같은 규제를 적용했다. 금융업자의 종류를 ‘직접판매업자(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 판매대리·중개업자(보험대리점, 카드 모집인 등), 금융자문업자(투자자문업자 등)’로 분류했다.
한편 금소법의 보호 대상이 되는 금융소비자는 개인 또는 법인을 불문하고 금융회사와 직간접적으로 금융상품 계약 체결, 금융서비스 이용 등의 거래를 하는 금융상품 수요자를 의미한다. 크게 ‘전문금융소비자’와 ‘일반금융소비자’로 구분된다. 전문금융소비자는 금융상품에 관한 전문성, 자산 규모 등에 비춰 금융상품 계약에 따른 위험을 감수할 능력을 갖춘 소비자를 말하며 금융회사, 상장 법인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일반금융소비자는 전문금융소비자가 아닌 대부분의 사람을 말하며 금소법에서는 일반금융소비자를 보다 각별히 보호하고 있다. 금소법상 주요 개념을 살펴봤으니 이를 바탕으로 금융소비자들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보호받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금융소비자 권익보호제도-6대 판매원칙금소법이 시행되면서 금융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여러 제도가 도입됐는데, 그중 ‘6대 판매원칙’에 대해 알아보자. 6대 판매원칙은 금융업자가 지켜야 하는 판매행위 규제를 말하며 이를 위반하면 과징금 등의 제재를 받게 된다. 6대 판매원칙은 ‘적합성 원칙, 적정성 원칙, 설명의무, 불공정 영업행위 금지, 부당권유행위 금지, 광고규제’로 구성돼 있다. 금융업자는 금융소비자에게 금융상품을 판매할 때 여섯 가지 판매원칙을 준수해야 한다.
6대 판매원칙 중 적합성 원칙은 소비자의 연령, 재산 상황, 거래 목적, 투자 경험 등에 비춰 부적합한 금융상품의 권유를 금지하는 원칙이다. 적정성 원칙은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구매하려는 금융상품이 소비자의 연령, 재산 상황 등을 따져봤을 때 부적정하면 금융업자가 이를 고지 및 확인해야 하는 것이다. 두 가지 원칙은 비슷해 보이지만 적합성 원칙은 금융회사가 상품을 권유할 때, 적정성 원칙은 금융소비자가 자발적으로 금융상품을 구매할 때 적용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또한 상품 판매 시 금융업자는 수익 변동성, 중요 사항 등을 소비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하는 ‘설명의무’가 있으며, 대출 시 다른 금융상품 계약 강요 등 금융회사의 ‘불공정 영업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또한 ‘광고규제’를 통해 금융업무에 관한 광고 시 필수 포함 사항 및 금지 행위를 나열하고 있다.
6대 판매원칙 외에 인터넷 쇼핑으로 산 물건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환불이 가능하듯이 가입 과정에 문제가 없더라도 금융상품 가입 후 일정 기간(상품의 종류에 따라 기간이 다름) 내 가입(청약)을 취소할 수 있는 ‘청약철회권’ 제도가 도입됐다. 이와 비슷한 제도로 금융회사가 판매원칙을 위반한 경우 금융소비자가 일정 기간(위반사항을 안 날로부터 1년 또는 계약체결일로부터 5년 중에서 빠른 날) 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위법계약해지권’ 제도도 도입됐다.
오늘은 금소법의 개념과 금융소비자 권익보호제도에 대해 알아봤다. 금소법 제정으로 금융소비자에 대한 보호가 강화되었지만, 금융소비자도 금융상품을 거래하기 전에 본인이 거래하는 금융상품의 위험성에 대해 꼼꼼히 확인해야만 안전한 금융거래를 할 수 있을 것이다. NIE 포인트 ① ‘6대 판매원칙’ 중 적정성 원칙과 적합성 원칙의 개념은 무엇이며 두 가지 개념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② 금융소비자보호법 도입으로 금융상품의 종류가 크게 네 가지로 유형으로 구분됐는데, 각 유형의 특징을 말해보고 상품의 유형을 구분함으로서 어떤 점이 바뀌었는지 생각해보자.
③ 투자는 손실 위험을 감안하더라도 수익을 얻기 위해 하는 것인데, 금융상품 투자에 대한 소비자 보호는 어느 정도까지 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