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강소국이 사는 법
싱가포르·이스라엘·스위스 등
1인당 국민소득 수준 높아
규제와 제한이 적을수록
기업들 자유롭게 생산활동
기업 발전·투자유치 위해
법과 제도 정비해 혁신 이뤄
‘작지만 강한 나라’를 꼽을 때 우리는 몇 가지 기준을 적용해야 합니다. 나라가 작다고 할 때 우리는 첫째 국토 면적, 둘째 인구수를 잣대로 사용합니다. 그렇다면 ‘강한 나라’는 무엇을 기준으로 잴 수 있을까요? 객관적인 지표로 우리는 대개 1인당 국민소득, 국민총생산(GDP), 군사력 규모를 따질 겁니다. 국민의 행복 정도를 잣대로 사용하면 어떠냐는 시각도 있습니다만, 행복은 매우 주관적이어서 국가끼리 비교하기가 어렵습니다. 행복은 개인 사이에서도 천차만별인 게 사실이죠.강소국이 사는 법
싱가포르·이스라엘·스위스 등
1인당 국민소득 수준 높아
규제와 제한이 적을수록
기업들 자유롭게 생산활동
기업 발전·투자유치 위해
법과 제도 정비해 혁신 이뤄
세계 지도를 펴놓고 국토 면적이 작거나 인구가 적거나, 하지만 잘사는 ‘강소국들’을 한번 뽑아보세요. 어떤 나라가 떠오르나요? 아시아 쪽에서 싱가포르가 먼저 생각나는군요. 이 나라는 어촌에서 출발한 강소국입니다. 싱가포르의 국토 면적은 728.3㎢로 서울 면적인 605.2㎢보다 조금 더 큽니다. 인구수는 587만 명으로 서울 인구 998만 명보다 400만 명가량 적습니다. 그러나 1인당 국민소득은 6만3900여달러 수준으로 세계 톱 10에 듭니다. 우리나라 3만1400여달러보다 2배 더 많습니다. 강소국이라고 할만 합니다.
서쪽으로 가볼까요? 이스라엘은 강소국입니다. 이스라엘의 면적은 겨우 2만㎢입니다. 대한민국 면적 10만㎢의 5분의 1 크기입니다. 인구는 830만 명 정도로 서울보다 적습니다. 1인당 소득은 4만2800여달러에 달합니다. 중동에도 강소국은 있습니다.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카타르가 눈에 들어오는군요. 석유가 땅에서 솟는 나라들입니다.
유럽으로 건너가면 강소국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습니다.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스위스, 스웨덴, 핀란드, 벨기에, 아일랜드가 있습니다. 국토 면적과 인구면에서만 보면 ‘강소국’으로 분류되지만, 학자들은 이들을 그냥 선진국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강소국이라고 부르기엔 너무 잘산다는 것이죠. 면적과 인구, 1인당 국민소득이 얼마나 되는지를 독자 여러분이 한번 검색해보세요. 아마도 ‘깜놀’ 하실 겁니다. 이들 나라는 면적이 작거나, 인구가 적거나 둘 중 하나에 해당하는데 삶의 질은 최상급입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이 사는 대한민국은 어떤가요? 강소국인가요? 선진국인가요? 아직도 개발도상국인가요? 대한민국도 국토가 크다고 할 수 없다는 점에서 작은 나라입니다만, 경제력과 군사력 측면에서 결코 작지 않은 나라입니다. 우리나라는 무역 규모(수출+수입)가 1조달러 이상이고, 인구수가 5000만 명 이상이며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 이상인 조건을 만족하는 나라 순위로는 7위 정도에 올라 있습니다. 큰 나라인 셈이죠. 이들 나라가 어떻게 해서 ‘강소국’ 리스트에 오를 수 있었을까요? 학자들은 첫째 높은 경제자유도를 강소국들의 공통점으로 꼽습니다. 시장경제가 잘 돌아가도록, 가능한 한 정부가 개입을 적게 하더라는 겁니다. 규제와 제한이 적을수록 기업들이 자유롭게 수출과 수입, 생산과 판매, 혁신을 잘하더라는 것이죠. 세계 유명 조사기관들이 매년 나라별로 경제자유도를 조사하는데 이들 강소국은 자유도면에서 높은 순위에 올라있습니다. 싱가포르는 이 조사에서 매년 선두권을 유지합니다. 지금 홍콩은 중국땅이 되었지만, 이전에 홍콩은 도시국가 중 가장 높은 경제자유도를 보였습니다. 물론 잘살죠.
이들 나라는 폐쇄적이지 않고 개방적입니다. 세계 각국과 모든 면에서 교류합니다. 나라가 문을 걸어 잠그면 가난해집니다. 정보에 어둡게 되고 경쟁하지 않기 때문에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모르게 됩니다. 우리 동포가 사는 북한은 ‘우리끼리’와 ‘신토불이’를 외치면서 쇄국정치를 한 탓에 가난합니다. 다행히도 우리는 세계 많은 나라와 자유롭게 거래하는 자유무역협정을 많이 맺어 거래와 교환을 합니다. 네덜란드는 인구와 면적면에서 우리보다 작지만 훨씬 개방적이고 자유롭습니다. 네덜란드는 일찍이 세계 무역항구로 이름을 날렸죠.
이들 나라는 기업과 기업가정신을 북돋아줍니다. 핀란드, 스웨덴 등도 한때 기업과 기업가에게 높은 세금을 물리고 상속세도 많이 거뒀습니다만, 이것이 기업과 기업가를 쫓아내는 결과를 낳자 변신했습니다. 세금을 내렸더니 나라를 떠났던 기업들이 돌아왔고 결국 세금도 더 늘었습니다. 스위스는 시계산업과 관광산업으로 유명합니다만 높은 수준의 국민성을 자랑합니다. 스위스 국민은 국가가 기본소득을 주려 하자 투표로 거부해버렸습니다. 국가가 왜 내 삶을 책임져주겠다고 하느냐며 퇴짜를 놓은 겁니다.
이들 나라는 기업혁신과 투자유치를 위해 법과 제도를 잘 갖춰놓고 있기도 합니다. 아일랜드는 이런 방식으로 외국 기업들을 대거 유치해 일자리를 늘렸습니다. 혁신기업들이 아일랜드에 뿌리내리도록 정부가 나섰습니다. 강소국들은 정치적으로도 비교적 안정돼 있습니다. 정치가 불안한 나라는 성장을 이어가기 어렵습니다. 우리나라도 혁신기업이 많은 이스라엘, 아일랜드, 핀란드, 네덜란드와 경제자유도가 높은 싱가포르를 잘 본받아야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고기완 한경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NIE 포인트① 강소국을 구분하는 기준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를 알아보자.
② 싱가포르는 인구와 면적 면에서 매우 작은데도 잘 사는 이유를 경제적 관점에서 찾아보자.
③ 대한민국은 큰 나라인가, 작은 나라인가를 무역, 인구, 국민소득 면에서 생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