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과생, 상향지원 가능성 열려…경제·경영으로 교차지원도 고려해야
올해 대학입시는 특히 이과 학생들에게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학 자연계 최상위 학과 정원 확대, 통합형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학에서 이과생 강세 등 자연계 학생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요소가 많다. 적극적인 지원 성향을 보이는 이과 학생 사이에선 상향지원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 2022학년도 이공계 입시판도를 분석해본다.
[2022학년도 대입 전략] 약대 학부선발·한전공대 신설…자연계 최상위권 정원 1911명 증가 효과
[2022학년도 대입 전략] 약대 학부선발·한전공대 신설…자연계 최상위권 정원 1911명 증가 효과
[2022학년도 대입 전략] 약대 학부선발·한전공대 신설…자연계 최상위권 정원 1911명 증가 효과
약대·한전공대 등 정원내 1911명 증가…최상위권 자연계 대학 1개 늘어난 셈자연계 최상위 학과라고 하면 통상 의·치·한의대 및 수의예과, 주요 10개대 정도로 꼽힌다. 정원 내로 1만7000여 명에 달하는 규모다. 올해는 여기에 약대, 한전에너지공과대, 주요대 내 첨단학과 신설 등 정원 내 1911명이 추가된다. 자연계 학과 기준으로 보면 1개 대학 이상 인원이 추가되는 셈이다. 약대가 1743명, 한전공대가 100명을 선발한다. 주요 10개대 내에서 지난해부터 신설되기 시작한 인공지능(AI)·데이터과학 등 첨단학과는 올해 558명까지 늘었다.

약대 학부선발로 자연계 최상위 학과인 의학계열의 입시판도가 크게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대와 연세대 등 최고 인기 약대는 지방권 일부 의대 이상의 성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중앙대·성균관대·이화여대·경희대 등의 주요 약대도 지방권 일부 치대와 한의대, 수의대 이상의 합격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약대가 이과 최상위권 학생 상당수를 흡수하면 지방권 일부 의·치·한의대 및 수의예과의 합격선은 소폭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기존에 주요대 자연계 일반학과를 목표했을 학생들이 의약학 계열에 도전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다. 동시에 주요대 자연계 일반학과의 합격선 하락에 대한 기대감으로 기타 서울권 대학을 목표했던 학생 사이에서 주요대 자연계 학과로 상향 지원이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학에서 같은 원점수여도 이과생 표준점수가 더 높게 형성지난 3월 교육청 연합학력평가에 이어 4월 학력평가에서도 수학에서 이과생 강세가 뚜렷했다. 수학 1등급 내 이과생(미적분, 기하 선택) 비중은 3월 92.5%, 4월 82.0%로 추정된다. 2등급 내 이과생 비중은 3월 79.0%, 4월 75.6%로 분석된다. 2등급까지 이과생 독주라 부를 수 있을 정도다. 3등급도 이과생이 문과를 앞섰다.

지난해까진 수학 가형(이과)과 수학 나형(문과)으로 시험을 분리해 치렀고, 성적(등급, 표준점수) 계산도 따로 했다. 문과가 이과생과 비교해 수학 때문에 불리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문·이과 통합형 수능으로 바뀐다. 수능 수학은 문·이과가 수학Ⅰ·Ⅱ를 공통과목으로 치른다. 그리고 각자 미적분, 기하, 확률과통계 중 한 과목을 선택해 응시한다. 성적(등급과 표준점수)은 문·이과를 통합해 계산한다.

이과생 강세는 등급뿐 아니라 표준점수에서도 나타난다. 같은 원점수를 받고도 이과생(미적분 또는 기하 선택)의 표준점수가 문과생(확률과통계 선택)에 비해 높게 나오고 있다. 3월 학력평가에서 원점수 88점을 받은 학생 중 미적분 응시 학생의 추정 표준점수는 146점으로 확률과통계 응시 학생의 추정 140점에 비해 6점이 높다. 원점수 84점의 경우도 미적분 응시 학생이 확률과통계 선택 학생을 6점 앞선다.(미적분 추정 143점, 확률과통계 추정 137점) 원점수 74점, 63점 구간에서도 비슷한 양상이다. 전 점수대에서 이 같은 현상이 목격된다.

4월 학력평가에서도 이과생 강세는 반복됐다. 같은 원점수를 받고도 미적분 응시 학생이 확률과통계 선택 학생에 비해 표준점수를 4~5점 높게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과생이 문과생과 비교해 수학에서 얻는 이점이 상당히 크다고 할 수 있다. 정시에서 대학 수준 높여 인문계 학과로 교차지원 기회 열려지난해까진 문과생이 치르는 수학 나형의 표준점수가 이과생이 치르는 수학 가형에 비해 평균적으로 높게 형성됐다. 이 때문에 상위권 대학에서 이과생이 굳이 위험을 감수하고 인문계 학과로 교차지원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크게 변했다. 문·이과가 수학을 통합해 보기 때문에 성적도 통합해 계산한다. 같은 원점수인데도 미적분을 선택한 학생의 표준점수가 확률과통계 선택 학생에 비해 높게 형성되고 있다. 수학에서 얻는 이점을 감안하면 대학 수준을 높여 인문계 학과로 교차지원하는 전략이 가능하다.

종로학원이 4월 학력평가를 기준으로 분석했을 때, 건국대 시스템생명공학과에 합격 가능한 성적으로 인문계 학과로 교차지원하면 성균관대 글로벌리더학, 연세대 실내건축학(인문), 중앙대 글로벌금융 등에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삼육대 간호학과에 합격 가능한 성적이면 한양대 경영학부 지원도 가능해 보인다.

수도권 대학 자연계 학과에서 서울권 대학 인문계 학과로 교차지원할 가능성도 있다. 자연계 학과로는 차의과학대, 인천대 상위권 학과에 합격 가능한 성적이지만 인문계 학과로 교차지원하면 건국대와 동국대에 지원도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인문계 학과로 교차지원이 단지 상위권 학생 사이에서만 나타날 현상이 아니라 중위권까지 폭넓게 보일 수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이사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이사
이처럼 올해와 같은 특수한 상황에서 이과생들은 인문계 학과로의 교차지원까지도 적극 고려해보는 유연한 입시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대학 수준을 높여 경영·경제 등 인문계열 주요 학과에 합격한 뒤 자연계 학과를 복수전공하는 사례가 늘 수 있다. 3월과 4월 학력평가 결과로 분석해본다면, 가능한 선택지다. 향후 6월과 9월 모의평가에서 재수생 가세와 수학 선택과목 변경에 따른 결과 분석을 예의주시하면서 다양한 입시전략을 고려해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