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전셋값'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전세를 빌리는 데 드는 돈을
나타내는 말이어야 한다. 그것은 '전세금' 또는 '전셋돈'이라고 한다.
1999년판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전셋값 대신 '전세금', '전셋돈'이 올라있었다.
나타내는 말이어야 한다. 그것은 '전세금' 또는 '전셋돈'이라고 한다.
1999년판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전셋값 대신 '전세금', '전셋돈'이 올라있었다.

‘전셋값’은 어떨까? 우선 ‘전세(傳貰)’의 의미부터 알아보자. ‘전세’란 남의 집이나 방을 빌려쓸 때 주인에게 일정한 돈을 맡겼다가 내놓을 때 그 돈을 다시 찾아가는 제도 또는 그 세, 즉 사용료를 말한다. 전셋돈, 전세금, 전셋집, 전세방, 전세권, 전세살이 같은 복합어를 만든다. ‘전세’라는 말은 1957년 한글학회에서 완간한 <조선말 큰사전>에서도 보인다. 하지만 이때만 해도 전세와 어울려 쓰는 말은 ‘전셋집’ 정도만 있었다. 국립국어원에서 1999년 펴낸 <표준국어대사전>만 해도 ‘전셋값’이란 말은 없었다. 지금 표준국어대사전 인터넷판에는 ‘전셋값’이 올라 있다. 그 이후 새로이 표제어로 올렸다는 뜻이다.
지금은 누구나 ‘전셋값’을 얘기한다. 하지만 우리가 통상적으로 아는 ‘값’의 개념과는 사뭇 다르다. ‘전셋값’은 돌려받는 돈인데도 ‘값’이 붙어서 말이 굳어졌다는 점에서 특이하다. 같은 구성으로 된 ‘월세’는 ‘월셋값’이라고 하지 않는 것을 보면 더 그렇다. 월세는 “월세 50만 원” 식으로 그냥 월세라고 한다. 월세 자체가 집이나 방을 다달이 빌려 쓰는 데 내는 돈을 뜻하니, 이게 마땅한 표현이다. 거기에 ‘-값’을 붙이는 것은 어색하다. 전세금 또는 전셋돈이 원래 쓰던 말흔히 ‘전셋값’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전세를 빌리는 데 드는 돈을 나타내는 말이어야 한다. 그것은 ‘전세금’ 또는 ‘전셋돈’이라고 한다. 1999년판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전셋값 대신 ‘전세금’, ‘전셋돈’이 올라있었다. 이게 원래 쓰던 용어다. 인터넷판에 오른 ‘전셋값’은 ‘전세를 얻을 때 주인에게 맡기는 돈의 액수’로, ‘전세가(傳貰價)’와 같은 말로 풀이했다. 전세금(전셋돈)의 풀이에 ‘~의 액수’가 덧붙었다. ‘가격’이란 물건이 지니고 있는 가치를 돈으로 나타낸 것을 말한다. 그러니 굳이 해석하자면 전셋값은 전세금, 즉 그 돈의 ‘가치’를 나타낸 말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별은 모호하고 추상적이며 자의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