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37개 대학 1만1162명 논술전형
내신 3~4등급대도 주요대 도전할만
대학입시에서 논술전형은 내신 성적이 낮은 학생들에겐 놓칠 수 없는 기회다. 논술전형에서 내신을 반영하더라도 등급 간 점수차가 크지 않아 내신이 끼치는 영향력은 미미한 편이다. 논술실력이 당락을 결정짓는 구조이기 때문에 내신 4~5등급대에서도 주요대에 합격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내신 성적이 낮은 대부분의 학생들에겐 논술전형이 수시에서 주요대에 도전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인 셈이다.
수도권 대학에 집중된 논술전형내신 3~4등급대도 주요대 도전할만
2021학년도 논술전형은 37개 대학에서 1만1162명을 모집한다. 전국 4년제 대학 전체로 봤을 때 선발 인원은 불과 3.2%에 불과하지만, 선발 인원 대부분이 수도권 대학에 집중돼 있다. 주요 10개 대학 중에서는 서울대와 고려대를 제외한 8개 대학에서 모두 실시하고, 서울권 소재 대학으로 넓혀보면 논술전형 모집 규모는 22개 대학 6979명에 달한다. 경기·인천 소재 대학 중엔 인하대 아주대 한양대(에리카) 등 10개 대학에서 2394명을 선발한다. 지방권 대학은 울산대 경북대 부산대 연세대(미래) 한국기술교대 등 5곳에서 1789명을 모집한다.
대학별로 보면, 경북대가 772명으로 선발 인원이 가장 많고 그다음으로 중앙대(서울 705명), 부산대(533명), 성균관대(532명), 인하대(529명) 순으로 선발 인원이 많다.
선발 방법은 연세대(서울), 연세대(미래), 건국대 등 3개 대학만 논술 100%로 선발하고 나머지 대학은 논술 성적과 학생부(교과 및 출결·봉사) 성적을 합산해 합격생을 가른다. 논술과 학생부를 모두 반영하는 대학 중 서강대 한양대(서울) 아주대 덕성여대가 학생부 반영 비중이 20%로 낮은 편이다. 반면 숭실대 울산대(의예) 경기대 단국대 등은 학생부 비중이 40%로 상대적으로 높다.
명목상으로는 학생부 비중이 대학에 따라 최대 40%까지 높다고 해도 내신의 실질 영향력은 미미한 편이다. 내신등급 간 점수차가 작고, 최저점수가 높기 때문이다. 실제 대입정보 포털인 ‘어디가’에 발표된 2019학년도 논술전형 합격생의 평균 내신등급은 대학별로 대개 3~5등급의 분포를 보였다. 서강대 인문계열은 논술전형 합격생의 30%가 내신 평균 4.5등급 이하 학생이었고, 연세대 인문계열 합격생의 20%는 내신 평균 4.0등급 이하 학생이었다. 연세대 자연계열 합격생의 20%는 내신 3.7등급 이하였다. 성균관대 논술 합격생의 내신 평균 등급은 인문 3.3등급, 자연 3.1등급을 기록했다. 인문계열에서 부산대는 4.0등급, 인하대는 4.1등급, 아주대 4.3등급, 연세대(미래) 평균 4.5등급, 가톨릭대는 4.6등급으로 나타났다. 자연계열도 이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내신 성적은 떨어져도 논술실력만 뒷받침된다면 주요대에 충분히 합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희대·서강대 등 19개 대학, 탐구 1과목 수능최저 적용
논술전형은 내신 영향력이 미미하다는 것뿐 아니라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이 부족한 학생도 도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37개 대학 중 15개 대학에서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
연세대(서울), 한양대(서울), 서울시립대, 서울과기대, 광운대, 경기대(서울·경기), 가톨릭대(의예·간호 제외), 인하대(의예 제외), 아주대(의예 제외), 단국대(죽전), 한국항공대, 한국외대(글로벌), 한국산업기술대, 한국기술교대 등 15개 대학은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다. 논술실력은 뒷받침되지만 수능 성적에 자신이 없다면 이들 대학에 적극적으로 지원해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들 대학은 수능최저가 있는 대학에 비해 경쟁률이 더 높고, 상당한 논술실력을 요구한다는 점에 주의가 필요하다. 기출문제 등을 풀어보면서 본인의 논술실력이 지원 가능한 수준인지 꼼꼼하게 검토해봐야 한다.
이화여대 한국외대(서울) 동국대 홍익대 성신여대 덕성여대 연세대(미래) 등 7개 대학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전년 대비 소폭 완화했다. 이화여대 인문계열은 3개 등급합 5에서 6으로 완화했고, 동국대 자연계열은 2개 등급합 4에서 5로 기준을 낮췄다.
서강대 이화여대 경희대 건국대 등 19개 학교는 탐구를 2과목 평균이 아니라 1과목 반영으로 수능최저를 적용해준다. 수능최저를 맞추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하기 때문에 수능최저에 대한 부담이 큰 학생들이라면 이들 대학을 전략적으로 노려보는 것도 방법이다.
응시생 절반이 수능최저 충족 못해…수능학습도 중요
수능최저를 적용하는 대학 논술전형에 지원하려면 수능 학습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상당수 학생이 수능최저를 충족하지 못해 불합격한다. 경희대를 예로 들면, 2020학년도 논술전형에서 지원자 중 수능최저 충족률은 학과별로 최고 57.2%(약과학과), 최저 26.5%(한의예과-자연)를 기록했다. 절반 넘는 학생이 논술실력과 무관하게 수능최저를 충족하지 못해 불합격했다.
올해 성균관대는 논술전형에서 수능최저로 국어, 수학, 탐구 중 2개 등급합 4와 영어 2등급 이내를 요구한다. 서강대와 중앙대는 국어, 수학, 영어, 탐구 중 3개 등급합 6이다.
연세대는 논술 100%로 384명을 선발하는데 수능최저마저 적용하지 않아 논술실력만으로 합격을 노리는 학생들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의예과 등 일부 학과를 제외하고 상당수 학과가 논술전형을 실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