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선배가 후배에게

가장 좋은 방법은 책의 지식을 언급하면서 자기 생각을 논리적으로 풀어나가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저자의 의견이 아니라 여러분의 생각이란 것을 잊지 마세요.
[대학 생글이 통신] 전공관련 책 읽어두면 면접에서 어필하기 좋아요
독서는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한 방법 중 하나입니다. 특히 전공 관련 책이라면 자기소개서나 면접에서 책 내용을 언급함으로써 전공적합성을 어필할 수도 있죠. 그래서 오늘은 제 전공인 경영학과 진학을 희망하는 후배들에게 읽기 좋은 책을 추천해볼까 합니다.

글을 시작하기 전 한 가지 유념할 사항이 있습니다. 책을 읽고 면접에서 관련 내용을 이야기할 때, ‘어떠한 지식’을 얻었는지에 집착하지 마세요. 교수님들은 그 내용을 이미 알고 있을 확률이 매우 높고, 지식을 뽐내봤자 역효과를 낼 가능성이 큽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책의 지식을 언급하면서 자기 생각을 논리적으로 풀어나가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저자의 의견이 아니라 여러분의 생각이란 것을 잊지 마세요. 지식이 아니라 나의 의견이 중요첫 번째 책은 《과학적 관리의 원칙》(프레드릭 테일러)입니다. 1911년 쓰인 이 책은 ‘경영자는 노동자가 업무 효율을 최고로 높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의무’라는 의견을 제시합니다. 벽돌을 옮기는 단순 노동에서도 한 번에 몇 개의 벽돌을 옮길지, 벽돌을 들어올리는 자세는 어떻게 할지 등을 연구해 노동자에게 알려주면 노동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죠. 책에 나오는 글 중 ‘경영자의 장기이익은 노동자의 장기이익으로부터 나온다’는 구절이 있습니다. 저는 이를 통해 ‘노동자의 이익을 뺏지 않고도 경영자가 이익을 더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습니다. 물론 이는 100년도 전에 나온 책이라서 요즘도 유효한지에 관해선 의견이 분분합니다.

예를 들어 단순 노동보다 창의성을 중요시하는 요즘에는 노동자에게 방법을 제시하지 않는 게 낫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아까도 소개했듯이 중요한 건 여러분만의 의견을 정립하는 것입니다. 책을 읽고 여러분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말할 수 있도록 준비하세요.

두 번째 책은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스튜어트 다이아몬드)입니다. 와튼스쿨에서 유명한 강의를 책으로 옮겼는데요, 이 책에는 여러 가지 협상 전략이 담겨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 책을 어떻게 소개했냐면, “책에서는 협상에서의 감정 비중이 생각보다 훨씬 크다고 이야기합니다. 이전에는 협상이 논리적인 이해관계와 계산을 동반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상대방의 감정을 보살펴주면서 이성적인 생각을 유도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라고 얘기하면서, 실제로 배운 협상전략을 활용한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그럼 저는 책을 통해 생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배운 것을 어떻게 활용하는 사람인지 면접관에게 보여줄 수 있는 거죠. 이렇게 내가 배운 것을 활용한 사례를 소개하면 면접관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답니다. 가치관 정립 도움되는 책도 읽길마지막 책은…, 저도 모릅니다. 대신 여러분이 알고 있죠. 여러분이 인상 깊게 읽었지만 전공과 관련이 없어 쓰지 않은 책이 있다면, 그 책을 추천드립니다. 저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마이클 샌델)을 얘기했습니다. 제목처럼 ‘돈을 벌기 위해 어떤 행위까지 허용할 수 있는가’를 다룬 이 책은, 경영학과와 전혀 관련이 없어 보입니다. 그래도 제게는 가치관을 정립할 수 있도록 도와준 책이라 의미가 깊습니다. 여러분의 가치관을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끼친 책을 하나 소개한다면 면접관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는 데 훨씬 효과적일 것입니다. 그래서 전공과 상관없는 책 하나쯤 준비해둔다면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독서를 하기 싫은 학생도 많습니다. 저도 그 마음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래도 책만큼 여러분의 의견을 정리하기 쉬운 방법도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학생들이 여러 활동에 치여 바쁜 것도 알지만, 수학 문제나 영어 단어 공부하기 싫을 때 책을 읽으면서 여러분의 무기로 삼는다면,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수험생 여러분 파이팅입니다!

김병윤 한국외국어대 경영학과 18학번(생글 12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