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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생글 694호 2021년 2월 8일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移木之信(이목지신)


▶ 한자풀이
移 : 옮길 이
木 : 나무 목
之 : 갈(어조사) 지
信 : 믿을 신


나무를 옮기기로 한 믿음이란 뜻으로
약속을 지키는 신의와 신용을 일컬음 - <사기(史記)>


상앙(商)은 전국시대 진나라 명재상으로 제자백가(諸子百家)의 한 사람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법치주의를 바탕으로 한 부국강병책을 추진해 진나라가 천하를 통일하는 데 주춧돌을 놓은 정치가다. 그는 법의 제정과 시행에 매우 신중했는데, 한번은 법을 제정해 놓고도 즉시 공포하지 않고 뜸을 들였다. 그를 신임하던 효공이 그 까닭을 묻자 상앙이 답했다.

“법을 세상에 내놓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백성이 조정을 믿고 잘 따라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백성이 조정을 믿지 못해 법을 우습게 알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저는 백성의 믿음을 어떻게 얻을까 그걸 고민하고 있습니다.”

방안을 고심하던 상앙이 한 가지 생각을 냈다. 다음날 도성 남문 근처에 커다란 나무 기둥 하나를 세우고 그 옆에 방을 붙였다. “누구든지 이 기둥을 북문으로 옮겨 놓는 자에게는 십 금(十金)을 주겠노라.” 사람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나무가 크고 무거워 보이기도 했거니와 그것을 옮긴들 상을 줄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튿날 상앙은 상금을 오십 금으로 올려 다시 방을 붙였다. 그러자 반응이 달라졌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힘 좀 쓰는 사람들이 달려들어 나무 기둥을 둘러매고 북문으로 옮겼고, 호기심이 생긴 사람들은 그 뒤를 따라갔다. 나무 기둥이 북문에 도착하자, 상앙은 약속대로 그 남자에게 오십 금을 내주었다. 그런 다음 법령을 공포하자 백성들은 조정을 믿고 법을 잘 지켰다.

사마천이 쓴 사기(史記)의 상군열전(商君列傳)에 나오는 이목지신(移木之信)은 문자 그대로는 ‘나무 기둥을 옮겨 신뢰를 얻는다’는 뜻이지만, 위정자가 한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의미로 쓴다. 위정자뿐만 아니라 남을 속이지 않고 약속을 지키는 신의와 신용을 일컫는 말로 두루 사용된다.

미생지신(尾生之信)도 약속과 믿음에 관련된 고사성어지만 뜻은 다르다. ‘미생이란 사람의 믿음’이란 의미로, 고지식하여 융통성이 없음을 가리키는 말이다. 춘추시대 노(魯)나라에 미생(尾生)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사랑하는 여자와 다리 아래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고 기다렸으나 여자가 오지 않았다. 소나기가 내려 물이 밀려와도 끝내 자리를 떠나지 않고 기다리다가 마침내 교각을 끌어안고 죽었다는 얘기에서 유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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