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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생글 676호 2020년 9월 21일

Cover Story

가격통제 ''달콤한 유혹''은 왜 계속될까


수요와 공급에 의해 시장가격이 결정된다는 것은 경제학의 기본 상식이다. 수요자와 공급자가 각자 다양한 조건을 내세워 거래를 하려다 보면 자연스레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는 지점에서 가격이 정해진다는 이론이다. 영국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는 이를 ‘보이지 않는 손’이라고 표현했다. 자율적으로 형성되는 가격이 시장 조절의 만능꾼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가격을 인위적으로 조정하려는 시도는 끊임없이 있었다. 서민생활 안정과 지나친 시장 과열 억제 등 여러 이유로 정부가 가격을 통제하려는 시도다.

최근 한국에서도 부동산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로 정부가 가격 통제에 나섰다. 지난 7월 31일 국회를 통과해 바로 시행된 ‘부동산 임대차 3법’이 그것이다. 전세와 월세로 세들어 사는 입주자를 보호하기 위해 현행 2년인 전·월세 계약기간을 1회에 한해 연장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거나(계약갱신청구권제), 임대료를 올릴 때는 기존 임대료에서 최대 5% 이하로만 올려야 하고(전·월세상한제), 계약내용을 신고토록 하는(전·월세신고제) 것이 주요 내용이다. 가격을 5% 이상 올리지 못하도록 제한해 사실상 가격을 정부가 직접 통제하려는 시도다.

부동산시장에서는 시행 한 달 만에 여러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의 8월 전·월세 거래량은 6078건으로 전달(1만1600건)보다 47.6% 감소했다. 작년 8월(1만4865건)에 비해선 절반 이상 줄었다. 서울시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월간 거래량이 최저치를 나타내고 있다. 가격이 제한되고 계약기간이 사실상 두 배로 늘어나면서 전·월세를 놓으려는 집주인들이 거래를 꺼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덩달아 전세 가격이 뛰는 곳도 나타나고 있다.

가격을 인위적으로 통제할 경우 생각지 못한 부작용이 나타나는 사례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있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흔하다. 이른바 ‘시장의 복수’다. 가격에는 누가 무엇을 얼마나 원하는지, 얼마만큼 생산하는 게 최선인지 등 경제와 관련된 모든 정보가 담겨 있다. 경제행위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인위적으로 통제하면 부작용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가격은 과연 통제 가능한지, 그 경제적 함의와 역사적 사례에 대해 4, 5면에서 알아보자.

정태웅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redae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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