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휩쓴 진단키트…치료제·백신 개발도 박차
사진=한경DB.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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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이목이 제약·바이오업계에 쏠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지면서다.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되기 전까지는 코로나19 사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방법은 없다. 국내외 제약·바이오기업이 앞다퉈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도전하는 이유다.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의 임상시험은 세계에서 1200여 건이 진행되고 있다. 임상시험은 사람을 대상으로 의약품의 안전성과 효능을 확인하는 절차다. 임상시험에서 좋은 결과가 나와야 의약품을 환자에게 처방할 수 있다. 미국 다국적 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가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 렘데시비르는 임상시험에서 얻은 긍정적인 결과를 바탕으로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긴급사용 승인을 받았다. 세계 첫 코로나19 치료제다. 국내에서는 셀트리온, 녹십자, SK바이오사이언스 등 40여 개 기업이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후보물질을 확보하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약 개발은 녹록지 않다. 대개 신약 하나를 개발하는 데 10~15년이 걸리고 임상시험에 수천억원이 든다. 초기단계 후보물질 1만 개 가운데 1~2개꼴로 신약 허가를 받을 정도로 성공률이 낮다.

코로나19는 굴지의 글로벌 바이오헬스기업들에 치이던 국내 기업들이 한 단계 도약할 기회이기도 하다. 효과적인 방역과 뛰어난 기술력이 합쳐져 세계에서 국내 기업들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산 의료기기의 우수한 성능이 알려지면서 각국에서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씨젠은 3개월 만에 코로나19 진단키트 1000만 개를 수출했다. 이달부터는 매달 2000만 개의 키트를 생산한다. 지난해 총생산량(600만 개)의 세 배가 넘는 제품을 한 달 만에 제조하는 셈이다. 디지털 엑스레이 생산업체 디알젬은 4개월 만에 올해 해외 수주 목표를 달성했다. 월 생산량을 200여 대에서 800대로 늘렸지만 몰려드는 주문을 감당하지 못할 정도다. 원료의약품, 임상시험수탁기관(CRO) 등 관련 시장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 치료제, 백신 개발 현황과 국내 바이오헬스기업의 활약상을 4, 5면에서 자세히 살펴본다.

임유 한국경제신문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