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로 유입되는 외국인 유학생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 등록금 동결과 입학금 폐지, 강사법(고등교육법 개정안) 시행 등 대학의 재정 상황을 악화시키는 정책이 잇따르자 대학들이 앞다퉈 ‘돈이 되는’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국내 외국인 유학생은 지난 4월 기준 16만165명으로 전년 대비 12.6%(1만7960명) 증가했다. 5년 전인 2014년(8만4891명)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많다. 이동은 국민대 국제교류처장은 “외국인 유학생은 재정적인 측면에서 각 대학에 크게 기여한다”며 “어학연수생까지 포함하면 전체 등록금 수입의 20%가량을 유학생에 의존하는 대학도 있다”고 말했다.

학령인구 급감에 따른 입학정원 감소는 대학의 외국인 유학생 의존도를 더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서울대와 고려대 등 서울 주요 대학 열 곳 중 아홉 곳은 재학생 중 외국인 유학생이 차지하는 비중이 10%를 넘어섰다. 서울의 한 사립대 경제학과 교수는 “상당수 대학은 재정적인 이유로 유학생을 무분별하게 유치해 제대로 관리도 못하고 있다”며 “유학생들이 한국어가 서툴러 수업 진행이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교육부는 더 강력한 대학 구조조정 방안을 들고 나왔다. 평가에 따라 정원 감축 인원을 각 대학에 지정하는 방식 대신 대학 자율적으로 입학 정원을 줄이도록 했다. ‘강제’에서 ‘자율’로 방침이 바뀌었지만 대학이 느끼는 압박감은 더 커졌다. 평가에서 신입생과 재학생 충원율 지표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대학들이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나선 이유는 무엇인지, 정부가 대학에 강력한 구조조정을 압박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등을 4, 5면에서 자세히 알아보자.

박종관 한국경제 지식사회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