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바로가기

생글생글 638호 2019년 6월 24일

Cover Story

''하나의 중국''은 대만·홍콩·마카오 등을 중국으로 간주…대만은 "별개 국가" 주장…미국 파기선언으로 충돌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경제에서 정치의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오랫동안 인정해 온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해 사실상 파기 선언을 한 게 직접적인 계기다. 하나의 중국 원칙은 ‘대만, 홍콩, 마카오 등이 모두 중국의 일부’라는 주장이다. 중국 정부가 어떤 대가를 치르고라도 반드시 지키겠다고 공언해 온 개념이다. 중국 공산당은 이를 근거로 티베트, 위구르 등 여러 지방의 분리독립 요구를 일축해 왔다.

홍콩과 대만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관련해 중국 정부가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지역이다. 홍콩은 1842년 1차 아편전쟁 때 영국에 할양됐다가 1997년 중국에 반환됐다. 이후에도 영국 요구에 따라 ‘일국양제(一國兩制: 한 나라의 두 개 정치 체제)’와 ‘항인치항(港人治港·홍콩인에 의한 홍콩 통치)’ 원칙을 보장받고 있다. 반면 대만은 다르다. 중국 국민당이 1949년 중화민국을 설립한 이후에도 중국 본토와 별개 국가란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대만은 국가가 아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홍콩은 ‘일국양제’

홍콩은 1차 아편전쟁 이후 체결된 난징조약에 따라 영국에 할양됐다. 이후 중국의 정치·경제적 위상이 높아지면서 1970년대부터 홍콩의 반환 문제가 본격 논의됐다. 오랜 논의 끝에 영국은 1997년 홍콩을 중국에 돌려주기로 합의했다.

다만 반환 조건이 붙었다. 사회주의체제 강요 금지가 대표적인 조건이다. 영국 요구에 따라 홍콩은 독립적인 정치·경제 체제를 유지할 수 있었다. 1990년 중국은 영국의 요구 사항을 반영해 일국양제와 항인치항을 뼈대로 한 ‘홍콩특별행정구기본법’을 채택했다. 이에 따라 홍콩은 2047년까지 일국양제를 허용받게 됐다. 홍콩이 아시아 최고 금융허브로 군림할 수 있는 원천이 됐다. 최근 뚜렷해지고 있는 홍콩 정부의 친중(親中) 노선으로 홍콩의 자주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됐다. 2016년 입법회 선거에서 친중 성향 의원들이 대거 당선되면서 중국 정부와 급속히 가까워졌다. 홍콩 정부가 범죄자를 중국으로 보낼 수 있도록 하는 법(범죄인 인도법 개정안)을 추진하자 시민 반발이 커졌다.

‘우리는 별개 국가’ 외치는 대만

대만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9년 설립됐다. 중국 공산당과 국민당 간 협력을 모색했던 국공합작이 실패로 끝난 뒤 공산당과의 전쟁에서 패한 국민당 정부가 대만 섬으로 쫓겨가면서다. 국민당 당수이던 장제스가 본토인구 200만 명을 이끌고 대만섬으로 이주한 뒤 중화인민공화국과 구별되는 중화민국 정부를 설립했다.

중국 공산당 정부는 지금까지 대만을 별개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중국 헌법은 “대만은 중화인민공화국의 신성한 영토의 일부분이다”고 명시하고 있다. 1971년 중국이 유엔에 가입하자 대만은 유엔 회원국 지위를 박탈당했다. 일본 미국 등과 차례로 외교 관계가 단절되면서 대만은 국제사회에서 고립됐다. 우리나라도 1992년 중국과 수교를 시작하면서 대만과 단교했다.

2016년 대만에서 반(反)중 노선을 천명한 민진당의 차이잉원 총통이 집권하자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는 악화일로를 달리게 됐다. 중국과 대만은 영토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에서 군사 훈련을 벌이며 하루가 멀다하고 서로를 위협하고 있다. 최근 중국과 무역분쟁을 시작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대만을 공식 지지하고 나서면서 양안 갈등이 첨예화되고 있다.

티베트·위구르 등 독립투쟁

중국 정부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강조하는 건 특별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대만 홍콩 마카오 등 여러 지역 중 하나라도 떨어져 나갈 경우 중국 전체가 붕괴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자리 잡고 있다. 중국은 56개 민족으로 구성된 세계 최대 다민족 국가다. 중국 공산당의 강력한 1당 독재 체제 아래에서도 티베트, 위구르, 네이멍구 자치구 등에서는 분리·독립을 위한 투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다만 중국 정부의 억압이 역풍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사회주의체제와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강요할수록 각 지역에서는 법치와 독립에 대한 요구가 오히려 거세지고 있어서다. 최근 홍콩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시위가 이런 사실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NIE 포인트

중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반드시 지키려는 이유 를 생각해보자. 티베트 위구르 등 각 지역이 분리·독 립을 주장하는 까닭이 무엇인지 정리해보자. 미·중 갈등 국면에서 우리나라가 어떤 입장을 취하는 게 좋을지 토론해보자.

정연일 한국경제신문 국제부 기자 neil@hankyung.com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