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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중단' 블랙아웃, AI 시대에 벌어진다면…
지난달 28일 정오를 조금 넘긴 시각, 유럽 서쪽 끝 이베리아반도에서 대규모 정전 사태(블랙아웃)가 벌어졌습니다. 약 18시간 만에 전력 공급이 정상화돼 스페인과 포르투갈 국민 6000만 명은 일상을 되찾았지만, 블랙아웃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정신이 번쩍 들게 한 뉴스였습니다.지하철·기차·항공기가 멈춰 서고, 신호등이 작동하지 않는 도로는 삽시간에 거대한 주차장으로 바뀌었습니다. 엘리베이터에 갇힌 사람들, 케이블카에서 위험천만하게 탈출하는 인파는 물론, 안전한 도심에 있는 사람들도 인터넷·금융인프라가 올스톱한 상황에서 무엇 하나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습니다. 마트에는 물과 비상식량을 사재기하려는 사람들이 몰렸죠. 시간이 멈추고 암흑천지가 된 이베리아반도는 ‘인류 문명의 중단’을 느끼게 했다는 얘기도 나왔어요.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스페인에선 에너지 생산이 불규칙적인 재생에너지의 비중이 높아 전력망 자체가 불안정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한편으로는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는 인공지능(AI)이 일반화된 시대에 블랙아웃이 발생하면 이를 어떻게 수습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 전쟁·지진·홍수에 비견될 대혼란이 일어나고, 막대한 인명 피해도 불가피할 것입니다.대규모 정전 사태는 왜 벌어지는지, 블랙아웃의 원인으로 재생에너지가 지목되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AI 시대에 블랙아웃의 의미와 예방책 등에 대해 4·5면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스페인 블랙아웃 원인 분분한 가운데 '들쑥날쑥' 재생에너지 문제도 지적돼 블랙아웃은 한마디로 전기가 부족해 벌어지는 현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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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행의 독립성 왜 중요할까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요즘 세계 경제 이슈들을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고율의 관세 부과로 무역전쟁의 파고를 높이더니, 이번엔 기준금리를 빨리 내리지 않는다며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해임까지 압박했습니다. ‘세계의 중앙은행’인 Fed의 독립성에 위협이 가해지자, 세계 금융시장은 주가 급락 등 충격파에 시달렸어요. 예상외의 큰 반향에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을 해임하겠다는 주장을 즉시 철회했습니다. 하지만 Fed의 금융통화정책에 대한 미 행정부의 간섭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정부와 중앙은행이 금리정책을 놓고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도, 미국만의 문제도 아닙니다. 트럼프도 관세정책을 비롯한 자신의 경제정책 때문에 당장은 미국 내 물가가 올라가고 경기가 침체될 가능성을 걱정했을 겁니다. 다만, Fed 의장을 ‘늑장쟁이(Mr. too late)’ ‘중대 실패자(a major loser)’라고 공개 비난하고, 해임 가능성까지 내비치는 압력을 행사한 일이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크게 뒤흔들었습니다.이와 같은 중앙은행의 독립성 논란은 왜 발생하는지, 그 독립성을 보장하는 것이 경제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궁금해집니다. 미국뿐 아니라 우리나라도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여러 제도적 장치를 두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독립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 이유와 독립성을 지켜온 역사적 사례 등을 4·5면에서 공부해보겠습니다. 정부·정치권, 단기적 경기부양에 '관심' 중앙은행에 압력 넣다가 갈등 폭발 한 나라 경제정책의 양대 축은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입니다. 재정정책은 정부가 국민으로부터 세금을 거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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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4일 일하면 모두 행복해질까?
여야가 오는 6월 3일 치르는 조기 대통령 선거의 주요 공약으로 주 5일제 개편을 꺼내 들었습니다. 국민의힘은 현행 주 40시간의 근로시간은 줄이지 않되, 월~목요일 9시간씩 일하는 식으로 금요일 오후부터 주말을 맞이하는 주 4.5일제를 공약으로 내걸겠다고 합니다. 몰아서 일하는 대신 몰아서 쉬자는 거죠. 더불어민주당은 근로시간 자체를 줄여 주 4.5일제, 그다음은 4일제로 나아가겠다고 이재명 전 대표가 지난 2월 국회 연설에서 밝혔습니다.근로일수 단축은 직장인의 일상을 바꾸는 것은 물론, 여러분의 학교생활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금요일 오전 수업을 마치고 하교할 수도 있는 거죠. 대선 본선 레이스가 본격 시작되면 근로일수 단축이 국민의 이목을 끌 수밖에 없습니다.지금의 주 5일제는 2004년 대규모 사업장부터 시행했습니다. 주말을 온전히 이틀간 쉴 수 있게 돼 근로자의 여가 활동이 늘어나고, 소비지출 증가로 내수시장이 활성화하는 긍정적 효과를 낳았습니다. 그러나 근로일수가 줄어도 임금 수준을 유지해야 하는 기업으로선 인건비 부담이 적잖이 커졌어요. 근로일수 단축이 근로시간 규제가 될 수 있는 부분도 걱정입니다. 첨단기술 기업의 경쟁력 강화가 화두로 떠오른 세계경제 환경 속에서 지금은 근로시간 규제를 유연하게 적용해야 할 때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경제이론을 통해 본 근로시간의 결정 과정, 우리나라의 주 5일제 도입의 전후, 노동생산성과의 관계 등을 4·5면에서 살펴보겠습니다.근로시간 단축, 인간다운 삶 내걸었지만기업 부담 늘리고, 고용 질 악화 부작용도일주일에 며칠을 일하고 며칠을 쉬느냐는 문제는 법률에 정해진 것은 없습니다. 현행 근로기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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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최고 안전자산', 美국채에 무슨 일이…
관세전쟁에서 절대 타협하지 않을 것 같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보 후퇴했습니다. 미국이 상호 관세 발효를 미루고 스마트폰 등은 상호관세를 적용하지 않기로 한 겁니다. 관세 맞불을 놓으려던 유럽연합도 일단 숨 고르기에 들어가 다행스럽습니다. 직접적 계기는 미국 국채 가격이 급락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많습니다. 누군가 미국 국채를 대량으로 팔아치우면서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국채금리가 급등했고, 이게 시중금리를 끌어올릴 조짐을 보였기 때문이죠. 경기 전망이 어두울 때, 지금처럼 관세전쟁이 벌어져 세계경제가 휘청일 때 투자자금은 위험자산인 주식에서 안전자산인 채권으로 옮겨가는 게 정상입니다. 그러면 국채금리는 떨어져야 하는데 반대로 올라가는 기현상이 나타난 겁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주식시장보다 채권시장에 관심이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금리가 오르면 재정적자에 따른 정부의 이자 부담, 지지 기반인 중하층 서민의 금융비용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이죠. 그래서 급거 상호 관세 적용을 유예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미국 국채는 가장 안정적이고 유동성(환금성)이 뛰어난 대표적 금융상품입니다. 미 국채금리는 세계 금융시장과 경제의 향방을 알려주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이런 미 국채를 알아야 세계경제를 이해할 수 있겠죠? 미 국채의 종류와 여러 기능, 관련한 경제이론,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국채금리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현 상황까지 4·5면에서 살펴보겠습니다. '통화정책 가늠자' 역할하는 美국채 세계 경제 움직임 보여주는 바로미터죠미국 국채는 채권의 일종이기 때문에 서로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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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도 타격 큰 관세전쟁…트럼프는 왜 집착할까
미국발(發) 관세전쟁의 포성이 울렸습니다. 미국은 최근 철강·알루미늄·자동차 등에 대한 품목별 관세를 25% 부과하기 시작한 데 이어, 세계 모든 나라로부터 수입되는 물품에 대규모의 국가별 관세(상호 관세)를 물리기로 했습니다. 중국과 유럽연합은 즉각 보복관세로 맞섰는데요, 미국은 중국에 145%의 ‘관세 폭탄’을 때렸습니다. 중국 이외의 나라들에 대한 상호 관세는 부과 시기를 오는 7월초로 90일 연기했지만, 계획대로라면 작년 평균 2.5%이던 미국의 관세율은 22%로 급증하게 됩니다.세계 각국이 미국과 관세 협상을 벌이더라도 ‘T(Tariff, 관세)의 공포’는 가시기 어렵습니다. 기본 관세 10%는 세계 모든 나라에 이미 부과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미국민의 규탄 목소리도 나오지만, ‘보호무역주의로의 후퇴’라는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습니다. 세계 경제의 본격적인 침체는 불가피해 보입니다.세계 경제의 미래는 100년 전 역사 속에서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당시 벌어진 관세전쟁은 대공황의 골을 더욱 깊게 했고, 제2차 세계대전 발발이란 불행한 역사로 이어졌습니다. 경제적 불균형과 불안은 물밑에 있는 분쟁과 갈등을 폭발시키는 도화선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왜 보호무역 회귀 주장을 굽히지 않는 걸까요? 경제에 국경은 사라졌고 기업에 국적도 없어진 시대에 과연 보호무역주의가 지속될 수 있을까요? 이런 의문점들을 4·5면에서 살펴봤습니다.역사 속 관세전쟁, 지구촌 궁핍하게 해대공황 심화…"모두를 패자로 만들었다"관세전쟁의 앞날은 관세인상이 경제에 미치는 파급경로와 그 효과를 통해 짐작해볼 수 있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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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쥐락펴락'…펀드, 깊이 파볼까요?
요즘 경제와 관련한 이슈 가운데 유독 펀드와 연관된 게 많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세계 최고의 반도체 회사 엔비디아와 같은 기업을 육성하고 그 과실(배당소득)을 국민이 누릴 수 있도록 하자는 ‘K-엔비디아’ 구상을 최근 밝혔습니다. 그런데 투자 주체로 ‘국부펀드’를 언급해 관심을 모았어요. 각 국가를 대표하는 국부펀드는 대개 하나 정도입니다. 우리나라엔 한국투자공사(KIC)가 있죠. 물론 가만히 살펴보면 싱가포르에는 싱가포르투자청(GIC)과 함께 테마섹이란 국부펀드도 있어요. ‘필요하면 하나 더 만들 수 있는 게 국부펀드구나’라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다음으로 대형마트 홈플러스가 부실기업을 정상화하는 프로그램인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는데요, 그 소유주가 사모펀드(MBK파트너스)여서 이례적입니다. 사모펀드는 주로 기업을 인수한 후 구조조정을 통해 가치를 높이고 다시 시장(인수합병)에 매력적인 매물로 내놓는 일을 합니다. 그 과정에서 차익을 얻는 것을 목표로 하죠. 그런데 이런 일이 항상 성공만 하는 것은 아니란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펀드(fund)는 일상생활에서 참 많이 사용하는 경제용어입니다. 용도와 성격이 다른 펀드들을 뭉뚱그려 ‘OO펀드’로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펀드란 무엇이고, 어떤 종류로 나뉘며, 국부펀드 등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한지 4·5면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여러사람 돈 모아 전문가가 굴려주는 펀드 1970년대 이후 자본시장 활성화에 기여펀드(fund)는 영어 사전에서 “특정한 목적을 위해 어떤 조직이나 개인에게 사용하도록 주어진 돈”으로 정의됩니다. 그런데 금융상품을 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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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체인저" 中첨단기술…저력은 어디서 왔을까?
세계 전기차 판매 1위 업체인 중국 BYD(비야디)가 단 5분 충전으로 400㎞를 달릴 수 있는 초고속 충전 시스템을 출시한다고 지난 17일 발표했습니다. 이는 15분 충전으로 275㎞를 주행할 수 있는 테슬라의 슈퍼차저보다 충전 속도가 빠르고 주행거리는 더 길어 세계 자동차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죠.BYD는 전기차의 충전 시간을 내연기관 자동차의 주유 시간만큼 짧게 줄이는 게 목표라고도 했습니다. 마침 이 회사는 작년 매출에서도 테슬라까지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습니다. BYD가 전기차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되고 있다는 평가(증권사 UBS)가 나오는 게 무리가 아닙니다.급부상 중인 중국 기술기업은 BYD만이 아닙니다. 최근엔 생성형 인공지능(AI) ‘딥시크’의 등장이 큰 화제를 모았죠. AI 모델 개발의 필수 요소인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중국에 수출하지 못하도록 미국 정부가 규제를 가했음에도 저사양 반도체칩으로 미국 오픈AI에 필적하는 AI 추론 모델을 개발해냈기 때문입니다.몇 년 전만 해도 중국은 선진국 기술을 모방하는 나라 정도로 평가받았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순식간에 기술 강국들과 경쟁할 수 있는 결과물을 낼 수 있었을까요? 세계 빅테크들은 이제 중국 기술기업을 견제하느라 바쁠 지경입니다. 한국 기술기업까지 하나둘 제치고 있는 중국 ‘레드 테크’의 면면들, 이를 가능하게 한 원동력은 무엇인지 4·5면에서 살펴보겠습니다.전기차·로봇서 AI까지…中 레드테크 '진격'메모리 반도체 한국의 경쟁력도 '흔들'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정보기술)·가전 전시회 ‘CES 2025’에는 일상생활을 요긴하게 돕는 로봇들이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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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상속세…무엇이 '정의'일까
요즘 상속세 개편이 화두입니다. ‘미국 우선주의’와 트럼프발 관세전쟁으로 경제 여건이 갈수록 악화하는 상황에서 경제의 활력을 되살리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검토하고 있는 겁니다.정부는 배우자와 자녀가 각자 물려받은 유산만큼 세금을 내는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상속세를 개편해 2028년부터 시행하겠다고 지난 12일 밝혔습니다. 유산 전체에 대해 매겨진 세금을 유족이 나눠 내는 현행 유산세 방식을 도입 75년 만에 바꾸려는 시도입니다. 여당은 당정 협의에서 의견을 같이했지만,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부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개편이라며 찬성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상속세를 계산할 때 재산의 일부(5억원)을 빼주는 공제 한도를 높이고 배우자가 내는 상속세는 폐지하는 쪽으로 수용하겠다고 합니다. 부부가 함께 일군 재산에 세금을 붙이는 것은 부의 세대 이전에 세금을 물리는 상속세 취지와는 맞지 않는다고 봤습니다.상속세 문제가 항상 큰 논란을 빚는 것은 상속세만큼 ‘무엇이 정의인가’를 묻는 세금이 없기 때문입니다. 민주당은 배우자 상속세 폐지는 ‘정의롭다’고 본 반면, 유산취득세 변경이나 최고세율 인하 등은 ‘정의롭지 못하다’고 판단한 겁니다. 그렇다면 과연 상속세 자체는 정의로운 것인지, 관련한 철학적 논쟁은 어떠했는지, 시장경제 원칙에는 맞는지 등을 4·5면에서 공부해보겠습니다. 상속세 처음 도입한 로마도 가족은 예외 평등 목적으로 세금 매기는 건 근대의 산물상속세가 역사에 처음 등장한 것은 기원전 1세기 로마제국 때입니다. 당시 로마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는 여러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