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생글기자

    책 구매의 진입장벽을 높인 도서정가제

    도서정가제란 모든 서점에 책의 가격을 일정 비율 이상 할인하는 것을 금하는 정책이다. 책값을 인하하는 서점 간 치열한 경쟁으로 인한 도서 출간의 축소 방지, 중소 서점 살리기 등의 목적으로 2003년 처음 도입됐다. 첫 도서정가제의 내용은 발간된 지 18개월 이내의 신간 서적을 19% 이내로 할인하도록 제한한 것이다. 그러나 2014년 개정된 도서정가제가 도입됨으로써 문제가 발생했다. 개정된 도서정가제에 따르면 출판 시기와 상관없이 모든 종류의 서적은 정가의 15%까지만 할인이 가능하다.지난해에는 평균 책값이 처음 2만원을 넘어섰다. 이는 소비자들의 책값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는 추세라는 것을 의미한다. 인터넷이 발달함으로써 독서와 종이책에 대한 관심이 확연히 감소한 상황에서 이후 책값까지 상승해 서적 출판과 판매 업계에 치명타를 줬다.본래 취지인 중소 서점 살리기에도 부응하지 못한다는 통계 자료가 있다. 도서정가제 시행 이후 실시된 설문조사에 동네 서점 이용이 증가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8.3%로, 이는 온라인 서점 48.5%, 오프라인 서점 18.9%에 비해 매우 낮다. 이는 대형 서점이 중소 서점보다 광고 및 홍보에 쓸 수 있는 비용이 더 커서 사람들에게 대형 서점의 좋은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기회가 많기 때문이다. 출판사 또한 매출과 발행 부수가 전년도에 비해 감소 추세를 보였다.도서정가제의 본래 취지는 옳았으며, 중소서점의 부흥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상당히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현재 소비자들의 책 구매에 대한 진입 장벽을 높게 만듦으로써 오히려 서적 관련 업계에 큰 타격을 가져왔다. 책의 구매가 부담되는 이상 독자들을 서점으로 끌어들이기는 쉽지 않다. 독서를

  • 생글기자

    '조조 무덤'의 진위 공방이 시사하는 것

    시대와 세계를 매혹한 중국(위나라)의 초대 황제 조조의 무덤이 발견됐다. 삼국지를 조금이라도 읽어본 사람이라면 그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명석한 두뇌와 뛰어난 병법술로 《위무주손자(魏武註孫子)》를 펴냈다. 또한, 제도를 정비하고 국가 인재를 등용해 위나라 성공의 기틀을 마련했다.역사의 인물로 남겨진 그의 무덤의 베일이 벗겨지자 역사계는 물론 세계가 주목했다. 2009년 12월부터 허난성 안양현에서 발굴이 시작됐다. 무덤의 망자가 ‘조조’라고 추정되는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 남성 1명과 여성 2명, 총 3구의 유해가 발견됐다. 남성이 사망한 나이는 대략 60대 전후로 조조의 사망 시기와 비슷했다. 게다가 무덤 구조와 귀중품, 소장품 등이 진수가 집필한 ‘삼국지 위서 무제기’의 역사 기록과 상당히 일치한다는 점이다. 만약, 무덤의 망자가 조조라는 증거에 확신이 생긴다면 허난성에는 삼국지의 향을 느끼기 위해 찾는 관광객의 수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삼국지와 역사를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좋은 관광자원을 얻은 셈이다.하지만 조조의 무덤이 아니라는 역사학자들의 말이 수면 위로 떠올라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학자들은 허난성 당국이 주장하는 조조의 무덤은 타 유적에 비해 증거물의 수가 적다고 말했다. 게다가 무덤으로 추정되는 곳은 조조뿐만 아니라 다른 제후들도 활동해 정확성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했다.이런 이유와 함께 여론은 섣부른 판단을 내놓은 허난성 당국을 비판했다. 이를 이용해 중국 관광을 유도하는 ‘노이즈 마케팅’ 전략이 돋보였다고 전문가들의 지적도 인용했다. 물질적·금전적인 부분을 중시하는 중

  • 생글기자

    속내를 들여다봐야 하는 미국·중국 무역전쟁

    많은 학자와 전문가가 금방 끝날 거라고 예상한 것과 달리 미·중 무역 전쟁이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더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세계적으로 큰 피해를 일으킬 힘을 가진 무역 전쟁은 겉에서 봤을 때 미국의 독단적이고 무모한 행동처럼 보일 수 있지만 얽혀 있는 이해관계 속에서 다른 면모를 볼 수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저서 《트럼프, 강한 미국을 꿈꾸다》를 통해 ‘중국이 계속해 미국의 앞길을 막는다면, 중국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대통령을 선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책은 2011년 출간됐으며 이로 미뤄보면 중국에 대한 미국의 불만이 상당 기간 지속돼 온 사실을 알 수 있다. 트럼프는 사업가 출신으로 자국이 피해 보는 상황을 최소화하려 하며 그로 인해 이번 무역 전쟁을 통해 미국은 표면적으로 대중 무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적자를 줄이려는 것으로 보인다.중국은 2015년에 발표한 ‘중국제조 2025’를 통해 질적으로 제조 강대국이 되기 위한 전략을 펼치며 첨단 분야에서 단연 1위인 미국을 뛰어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는 미국의 고부가가치 산업에 대한 도전을 의미한다. 미국은 이런 중국에 대응할 방안을 찾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 방법으로 무역 의존도가 높은 중국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는 관세를 선택한 것이므로 미국의 대응 방법이 옳지 않았다고 비판만은 할 수 없다.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또한 미국의 과도한 관세 부과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3월, 미국 청바지 제조사 ‘리바이스’는 중국을 상대로 상표권 침해 소송을 냈다. 이렇게 일상 속의 재화뿐만 아니라 미국 F-35 전투기의 기밀을 빼돌려 개

  • 생글기자

    당신의 '언어의 온도'는 몇도인가요

    ‘섬세한 것은 대개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예민합니다.’이 문구에 대한 예는 우리말이 대표적이다. 한글은 점 하나, 조사 하나로 문장의 결이 달라진다. 친구를 앞에 두고 “넌 얼굴도 예뻐”를 말하려다 “넌 얼굴만 예뻐”라고 말하는 순간, 서로 얼굴을 붉히게 되는 것처럼 언어에는 나름대로 온도가 있다. 용광로처럼 뜨거운 언어에는 감정이 잔뜩 실리기 마련이다. 말하는 사람은 시원할지 몰라도 듣는 사람은 정서적 화상을 입을지도 모른다. 얼음장같이 차가운 표현도 위태롭기는 마찬가지이다. 다른 예를 들자면 말도 의술이 될 수 있다.병원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저마다 힘겨운 싸움을 벌이는 공간이다. 이런 공간에서는 언어가 다른 곳보다 꽤 밀도 있게 전달된다. 특히 암 환자가 돌봄을 받는 병동에서는 말 한마디의 값어치와 무게가 어마어마하다. 환자를 부르는 호칭도 이런 현상에 포함된다. 팔순을 넘기신 어르신들에게도 은퇴 전 직함을 불러드리면 건강하게 일하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바람이 가슴 한쪽에 자리 잡고 있어서 병마와 싸우려는 의지를 더 굳게 다지시게 된다. 그리고 ‘환자’에서 환은 근심 환(患)이 쓰이는데 자꾸 환자라는 소리를 들으면 항상 자신이 환자라는 것을 인식해 병이 악화되거나 치료되지 않을 수도 있다.그렇다면 나는 언어 온도가 몇 도쯤 될까. 우리는 살아가면서 어떤 때에는 온기 있는 언어로 슬픔을 감싸 안아주거나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고민을 털어낸다. 아니면 무심결에 내뱉은 말 한마디 때문에 소중한 사람이 곁을 떠난다거나 나를 향한 마음의 문을 닫을 수도 있다. 이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내 언어의 온도가 너무 뜨겁거

  • 생글기자

    인간 본성에 대한 생각을 던져주는 《파리대왕》

    인간이 선한가, 아니면 악한가? 인간은 이 질문을 스스로 던져왔다. 인간 근원에 대한 이 질문은 그 누구도 선뜻 답을 하지 못한다. 각각의 답변에 반례가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근원적으로 선하다고 주장하는 성선설은 죄책감을 딱히 느끼지 못하는 인간들이 있는 것으로 반박된다. 인간이 근원적으로 악하다고 주장하는 성악설은 극악무도한 범죄자라도 한 번쯤은 사회에서 ‘선하다고’ 여겨지는 행동을 했을 것이라고 반박된다. 인간이 근본적으로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고 습득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성무선악설은 아무리 좋지 않은 환경에서 자랐더라도 선행을 베푸는 사람이 있고 아무리 좋은 환경에서 자랐더라도 악한 사람이 있다는 점으로 반박된다. 어느 주장이 맞는 주장일까? 성선설이 맞는가, 선악설이 맞는가, 성무선악설이 맞는가? 위 질문에 답변하는 데 도움을 줄 책이 바로 《파리대왕》이다.이 책의 제목 《파리대왕》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최소한 긍정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더러움, 추악함의 상징인 파리, 그리고 그들의 왕인 파리대왕(악마 바알제붑)을 제목으로 한 이 책은 전쟁 중 무인도에 추락한 소년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열댓 명 정도 되는 이 소년들은 과연 무인도에서 어떤 행동을 할까? 과연 15소년 표류기처럼 희망찬 생활을 해나갈까? 처음에는 이 책에서도 희망찬 이야기가 펼쳐질 것만 같다. 강력한 리더, 그를 보좌하는 지식인, 단합이 잘 되어있는 단원들에 민주주의적으로 리더를 뽑고 의견도 차근차근 내고…. 수레바퀴 굴러가듯 일이 잘 진행된다. 그러나 점점 이 소사회는 파멸의 길로 접어든다. 인간의 본성인 쾌락을

  • 생글기자

    생물종의 멸종을 경고한 《내 이름은 도도》

    지구상의 생물종이 ‘6번째 대멸종’으로 부를 만큼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생물들은 인간의 탐욕이 불러온 각종 개발과 포획 등으로 점점 사라져 가고 있는 것이다. 매일 수십 종의 생물이 사라지고 있어 21세기 중반 지구상의 생물종 중 30~50%가 멸종 위기를 겪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2018년 ‘바다의 판다’라고 불리는 멕시코 바키타돌고래가 무분별한 불법 조업으로 멸종위기종이 되었다는 기사를 보았다. 내가 읽은 책에 나오는 ‘As dead as a dodo(멸종된)’처럼 생물종의 멸종은 여전히 심각한 문제이다.‘내 이름은 도도’라는 책 속에는 한 생물종이 멸종되기까지 이야기와 그 피해가 다양하게 나온다. 그 중에서 아프리카 모리셔스섬에 날개가 퇴화되어 날 수 없는 도도새와 목재의 무늬가 멋있는 카바리아 나무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1681년 포르투칼인들이 데리고 온 개와 고양이들로 인하여 서식처를 빼앗긴 도도새는 멸종된다. 시간이 흐른 후 인간들은 이미 멸종된 도도새 때문에 카바리아 나무까지 멸종위기종이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카바리아 나무는 도도새가 씨앗을 먹고 배설해야 그 씨앗이 자랄 수 있었던 것이다.캐나다 뉴펀들랜드를 차지한 영국인들은 뉴펀들랜드 원주민인 베오투크인을 학살한 후 뉴펀들랜드늑대조차 포획하여 1911년 멸종시킨다. 이것을 나는 생태적 범죄라고 생각한다. 일제 강점기 때 일본이 한국 호랑이는 일본인들이 한반도를 자유롭게 이동하는데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독도 강치는 가죽과 기름이 비싸다는 이유로 무분별하게 포획하여 멸종시킨 것 또한 같은 것이다. 이러한 생태적 범죄가 다시는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생

  • 생글기자

    몸 안의 유해물질 '바디버든'을 아시나요

    바디버든이란 우리 몸 안에 있는 유해물질과 화학물질의 총량이다. 일상생활에서 환경호르몬을 비롯한 유해물질이 눈, 코, 피부를 통해 우리 몸속에 흡수되어 배출되지 않고 쌓이면 바디버든이 된다. 대표적으로는 화장품에 많이 들어가는 파라벤, 페녹시에탄올과 같은 합성방부제와 생리대에 들어가는 프탈레이트가 있다. 또한 아이들이 사용하는 제품에서도 환경호르몬이 다량으로 검출되는 경우가 많다.이러한 화학물질들은 배출이 가능하긴 하지만 어려운 경우가 많고 완전히 배출하기 힘들어 더욱 문제다. 바디버든의 양이 많아지면 몸에 이상이 생기게 된다. 면역체계를 교란시켜 천식이나 아토피성 피부염을 유발하고, 뇌신경계를 자극하여 행동 과잉 장애나 학습장애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여성들은 생리통과 같은 생리 전후 증후군이나 자궁내막증, 자궁근종, 자궁선근증과 같은 병들의 발생률이 높아진다. 더불어 임신을 하게 될 경우 체내에 축적된 유해물질과 화학물질이 태반과 탯줄을 따라 아기의 몸에 쌓여 성인기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한국에서도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사건, 2017년 생리대 유해성 논란 등이 발생하면서, 생활용품에 함유된 화학성분이 신체에 쌓여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위험성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보았을 때 우리는 꾸준히 바디버든에 관심을 가지고 조절해야 한다.바디버든을 줄이는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첫째,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다. 식이섬유는 지방층에 쌓여 있는 환경 호르몬을 배출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둘째, 일일 권장량 물 마시기다. 충분한 양의 물은 몸속 대사를 활발히 해 체내에 쌓인 환경 호르몬을

  • 생글기자

    우리들의 꿈을 펼친 '비전 프로젝트'

    지난 8월20일부터 29까지는 포항에 있는 영일고등학교에서 자신의 꿈을 설계하고, PPT를 만들어 부모님과 친구들 앞에서 발표하는 ‘비전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두 달, 석 달이라는 시간 동안 자신의 꿈을 탐색하고, 앞으로의 계획을 설계해 나가며 진로에 대해 확신을 하고, 더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다.시작은 8월20일 1학년 1반의 시작으로, 29일, 마지막 7반까지의 순서가 끝났다. 비전프로젝트는 야간자율학습시간을 이용했다. 1부 순서는 1학년 학생들이 탐색한 진로를 프레젠테이션으로 만들고, 그것을 보여주며, 실장부터 시작해 번호순서대로 한 후 마지막 부실장의 발표로 이어졌다. 잠깐의 쉬는 시간을 가진 후, 2부에는 자신의 올해 목표와 그것을 이루기 위해 할 노력이 적힌 선언문을 읽는 시간이 있었다. 1부의 PPT 발표와 달리, 선언문을 읽는 시간은 학생의 양쪽에 담임선생님과 부모님들이 선언문 종이를 잡아주며 함께 서 계셨다. 우스갯소리지만 많은 가족이 나올수록 학생들의 꿈이 잘 이루어진다는 전설도 전해진다. 선포식이 지나고, 행사에 대한 부모님의 소감을 말하는 시간이 있었다. 처음에는 많이 나오지 않으셨지만, 막상 나오시면 진심을 담아 우리에게 꿈을 이루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셨다. 이 시간까지 지나면 기념사진을 찍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비전 프로젝트’의 큰 특징 중 하나는 평소 부모님과 ‘진로’로 많은 벽이 생겼다면, 그 시간에 자신의 꿈을 가족들에게 자세히 말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부모님이 원하시는 직업과 학생들이 하고 싶은 직업이 다른 경우가 많다. 서로 자기의 주장만을 외치다 보면 더 큰 오해가 생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