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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글기자

    '탈(脫)코르셋'을 바라보는 두 시각

    ‘탈(脫)코르셋’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탈코르셋’은 1차적으로 보정속옷을 뜻하는 코르셋을 탈피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16세기 유럽의 귀족 여성들은 당시 사회가 만든 미(美)의 기준에 맞추기 위해 코르셋을 착용했다. 당시 여성들은 코르셋 때문에 장기가 비정상적으로 변형되는 등의 문제를 겪었다. 이로 인해 코르셋은 여성이 받는 사회적 억압이라는 의미를 상징적으로 갖게 되었다. 따라서 탈코르셋은 사회가 만들어 놓은 미(美)의 기준으로부터 탈피하고, 남 시선을 의식해 억지로 꾸미는 것을 멈추고자 하는 취지로 시작된 사회적 운동을 의미한다. 최근 일부 SNS 사용자들은 탈코르셋 해시태그(#)를 붙여 자신이 탈코르셋을 했다는 것을 인증하기도 한다. 이들은 긴 머리를 짧게 자르거나 화장품을 버리는 것, 치마를 입지 않는 것 등을 통해 자신의 의지를 드러낸다.이들은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남성들의 시선에서 벗어나고, 나아가 성평등 사회를 이루기 위해 탈코르셋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회가 말하는 ‘여성적’인 행동을 하는 것만으로도 여성의 인권은 더 낮아진다는 것이다. 뷰티 유튜버 배리나는 지난 6월 ‘나는 예쁘지 않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업로드했다. 해당 영상은 4개월 만에 조회수 400만 회를 기록했고, 많은 네티즌이 귀를 기울였다. ‘나는 예쁘지 않다. 그러나 예쁘지 않아도 된다. 예뻐지기 위해 자신을 혹사시킬 필요는 없다’라는 문구는 많은 네티즌의 공감을 샀다.탈코르셋에 대한 관심과 동조가 커질수록 반대 의견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들은 ‘내가 예뻐지고 싶어서 하는 행동인데 남이 무슨 상

  • 생글기자

    '몰카 공포증'이 없는 사회를 소망하며…

    촬영죄란 카메라나 그 밖의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수치심 등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하거나 그 촬영물을 배포, 판매, 상영하는 등의 죄를 말한다. 사회와 기술이 발전하면서 전자기기들 또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최근에는 집중해서 보지 않으면 알아차리지 못할 만한 크기의 렌즈를 가진 초소형 카메라가 판매되고 있다. 또한 몰래 촬영을 할 목적으로 제작된 차 키, 볼펜, 시계, 단추, USB 등의 모습을 한 카메라 또한 시중에서 비싸지 않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필요에 맞게 좋은 방향으로 사용한다면 아무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이것을 악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 문제이다.불법 촬영 수단들이 발전하면서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죄는 다른 성범죄들에 비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불법 촬영된 영상들은 대부분 인터넷을 통하여 유포되기 때문에 2차 피해가 심각하고, 범죄의 흔적을 쉽게 지울 수 없다. 사람들 사이에서는 몰래카메라의 줄임말인 ‘몰카’와 공포증을 뜻하는 ‘포비아’의 합성어인 ‘몰카 포비아’라는 말이 퍼지고 있다. 화장실이나 사람이 많은 곳에서 몰래카메라에 찍힐까 두려워하는 현상을 뜻한다. 불법 촬영이 사람들의 생활과 밀접해 있고, 표적이 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생활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에 따라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의 처벌 수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여기에 불법 촬영물을 삭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가해자에게 청구할 수 있다. 하지만 불법 촬영의 특성상 유·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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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한은 북측에 어디까지 허리를 숙여야 하나

    지난 9월 평양회담 당시 방북한 남한 측 기업인에게 이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지금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갑니까?”라는 무례한 발언을 내뱉은 것으로 전해져 파문이 일고 있다. 이는 처음 있었던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국민의 분노를 사고 있다. 본인들은 남한 초청자들을 맞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는데, 우리 측 기업 총수들이 빈손으로 왔다고 기분이 상해 대놓고 면박을 준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식사 자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이 있었다. 이 위원장의 무례한 발언은 지난달 29일 국정감사에서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밝힌 것이다.이 위원장이 남한 측 간부들과 만남을 가질 때 호전적인 발언을 한 것이 비단 이번뿐만은 아니다. 지난 10월5일 고위급회담 당시 시계가 고장 나 늦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에게 “시계도 관념이 없으면 주인 닮아서 저렇게 (늦게) 된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이 위원장의 무례한 발언은 이번이 네 번째가 되며 남한에 대한 북한의 태도에 공식적으로 항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이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여야가 진위 공방을 벌이고 있지만 남한의 대처와 북한에 대한 저자세에 대해서는 비판이 적지 않다.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은 지난 1일 이 위원장의 ‘냉면 발언’에 관해 국가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며 정부 차원의 사과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은 ‘냉면 발언’ 소식을 접한 뒤 이 위원장의 계속되는 무례한 발언에 “누구를 위한 대북정책인가”, “자존심 상하는 발언에 꼼짝 못 하는 정부”와 같은 분노가 섞인 글들을 SNS에 게시했다. 이 위원장의 발언만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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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꼰대'라는 이미지에 대한 위험한 편견

    최근 한 케이블방송 채널에서 젊은 연예인들을 출연시켜 그 사람에게 ‘꼰대’ 기질이 얼마나 있는지를 몰래카메라 방식으로 촬영한 후 10대, 20대, 30대 대표로 참석한 패널단에 보여주고 그들의 투표 결과를 통해 출연자가 꼰대인지 아닌지를 판명해보는 오락프로그램이 방송되고 있다.꼰대는 표준국어대사전을 찾아보면 늙은이를 이르는 은어, 또는 선생님을 이르는 학생들의 은어로 표기돼 있다. 요즘 학생이나 젊은 층은 자신의 경험을 일반화해 그것만이 옳다고 주장하며 남을 가르치려 드는 행동을 일컬어 ‘꼰대스럽다’고 하고, 온라인에서는 꼰대력을 측정하는 테스트도 등장했다. 이를테면 내가 틀렸을 리 없다, 내가 아는 것은 상대방도 당연히 알아야 한다, 묻지도 않은 걸 자꾸 가르친다(TMI: Too Much Information), 남이 틀린 건 반드시 지적한다 등의 문항에 대해 ‘맞다 vs 아니다’를 표시하는 식이다. 은어 꼰대에서 파생된 신조어와 이런 테스트가 매체를 타고 빠르게 퍼지면서 기성세대들은 꼰대, 오래된 것은 나쁜 것, 버려야 할 것이라는 이미지가 고착되고 있는 상황은 청소년들에게 기성세대에 대한 편견과 왜곡된 인상을 심어줄 수 있어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다.사람마다 다를 수 있는 의견이나 성향의 차이를 두고 세대를 나눠 꼰대라 칭하면서 한쪽은 옳고 다른 한쪽은 틀렸다는 식의 흑백논리로 다투는 일은 우리가 자신을 제한된 생각의 틀에 가두는 일이다. 앤드루 클레먼츠가 쓴《프린들 주세요》라는 책에서는 기발한 아이디어가 많던 한 아이가 따분한 선생님의 수업에 대항해 ‘펜’을 ‘프린들’이라고 불렀고, 그 엉뚱한 신조어가 전국적인 인기를

  • 생글기자

    '헨리 조지'식의 '토지 공유화' 경계해야

    옛날에 ‘하늘 아래 왕의 땅이 아닌 곳이 없다(普天之下莫非王土·보천지하 막비왕토)’는 말이 있었다. 과거에 국가는 토지를 국민 전체의 복리 증진을 위한 공동 기반으로서 공적 재화임을 고려해 그 소유와 처분에 대한 적절한 유도와 규제를 가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오늘날은 극소수 사회주의 국가를 제외하고는 토지를 공적 재화가 아니라 사적 재화로 규정하는 토지사유화를 인정하고 있다.진보성향의 국내 지식인들에게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진 미국의 사상가 헨리 조지(1839~1897)는 토지가 사유화되면 지주가 토지의 자유로운 이용을 제한하고 노동자들의 생산물 중 많은 부분을 지대로 빼앗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원천적인 권리가 침해된다면서 토지에 대한 천부적 공유권 회복을 위해 지대를 100% 징수하는 토지단일세를 통해 토지를 ‘공유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그는 어린 나이에 학업을 중단하고 선원으로 일하다가 대륙횡단철도 개통 소식을 듣고 금을 찾아 서부로 향했다. 그곳에서 대륙횡단철도를 따라 땅값이 급등하고, 입지 좋은 땅을 소수의 지주들이 장악하고 있는 현상을 목격했다. 어릴 적 그의 경험이 지대에 대한 불신을 키웠다고 볼 수 있다. 그의 논리 중 하나는 땅 없이는 노동, 자본, 산업이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토지에 대한 사유권 인정을 공기나 물에 대한 사유권 인정에 비유했다. 공기가 사유화된다면 노동의 산물에 대한 사유권 행사는 고사하고 생존 그 자체가 위협받는다는 것이다. 그는 또 토지를 가진 사람과는 아무도 공정한 거래를 할 수 없게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사유화된 토지를 몰수해 국유화하는 것은 결코 최선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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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과 개편으로 새로운 길 찾는 특성화고

    특성화고에 있어 가을은 홍보의 계절이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특성화고에 대한 편견이 지속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저마다 학교의 특색을 내세워 신입생을 모집하고 있다. 최근에는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근로 중심에서 벗어나 학습 중심 현장실습 제도가 도입되면서 학생들의 참여율과 취업률은 점점 떨어져 신입생 모집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래서 학생들의 취업과 진학을 모두 모색할 수 있는 학과 개편을 통해 특성화고의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대전에서도 12개 특성화고 중 6개 학교가 학과 개편을 단행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과학인재를 육성하는 드론전자과, 부사관 자질과 능력을 갖춘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는 부사관과, 기존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제과제빵과, 미용뷰티과 등 다양한 학과를 신설해 교육 수요자의 요구에 맞는 특성화 교육을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내가 다니는 대전신일여고도 올해 기존 예술계열의 만화예술, 디자인에 이어 미디어예술과를 신설해 디지털미디어 시대에 맞춤한 새로운 인재를 육성하고자 하는 교육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 미디어예술과에서는 학생들이 컴퓨터그래픽, 미디어콘텐츠 제작, 광고 제작, 사진 촬영 등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배움으로써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디지털 혁명을 선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새로운 산업 환경에 맞는 인재를 키운다는 게 학과 개편의 목적이다.2018학년도 특성화고 신입생 모집에서 서울, 경기는 물론 전국적으로 대규모 미달 사태가 발생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 특성화고는 학과 개편은 물론 교명을 변경하며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학생들의 관심과 요구를 고려해 이뤄진 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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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화시대에 걸맞은 방역체계 만들어야

    “한창 기세를 떨칠 때는 어떤 사람이 밤중에 죽어서 장례식을 하러 온 친구 2명, 임종을 지켜보러 온 신부, 시체를 나른 사람까지 4명 모두 그 다음날 아침부터 영원히 일어나지 못한다.” “몇몇 친구와 모여서 점심을 먹고 나서는 저녁은 저승에 있는 조상님들과 먹는다.” 이것은 14세기 중세에 유행한 흑사병에 관한 이야기다. 흑사병은 1347년에서 1351년 사이에 7500만 명에서 2억 명의 인구를 죽음에 빠트린 최악의 역병이다. 오슬로대와 페라라대 공동 연구팀은 흑사병의 주원인에 대해서 연구했다. 미국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에 게재된 이 연구에 의하면 “쥐와 쥐가 옮긴 벼룩이 흑사병의 주범으로 인식돼 왔지만,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역사적, 고고학적 증거가 부족하다. 우린 이번 연구를 통해 인간을 숙주로 삼는 이와 벼룩 같은 체외 기생충이 산업화 이전 유럽에서 전염병을 옮겼다고 본다. 인간은 전염병 전파에 쥐보다 더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인간이 아니라 쥐가 흑사병의 주범이었다면 전염속도가 그렇게 빠를 수 없었을 거라는 결론이다.질병을 옮기는 주원인이 인간이라는 것이 확실한 상황에서 우리는 ‘세계화 시대’에 어울리는 방역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흑사병이 유행한 당시 인류의 이동수단이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흑사병은 유럽에 오래 머물렀고, 18세기에 들어서야 점차 사라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근래에 세계를 휩쓴 바이러스 공포를 생각해보자. 지난 20년간 횡행한 가축질병은 무려 600여 종에 이르고, 우리나라만 해도 괴상한 바이러스 질병들이 잊을 만하면 한 번씩 급습했다. 경제 행위가 세계화하는 속도만큼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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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풀 서비스를 계기로 생각하는 '공유경제'의 빛과 그림자

    최근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 도입과 관련해 공유 경제와 그 효용성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공유 경제(Sharing Economy)는 다수의 사람이 재화를 함께 사용하고 소비함으로써 자원 활용을 극대화하는 경제활동 방식으로, 역사적인 맥락에서 본다면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를 기조로 하는 20세기 자본주의 경제에 반하여 생겨난 것이다. 공유 경제는 일종의 상위 개념의 용어(umbrella term)로 협력적 소비, 협력 경제, 피어 경제(Peer Economy)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한마디로 말해 공유 경제는 ‘협력과 나눔’을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 개념이라 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나 파이낸셜타임스의 몇몇 경제 전문가는 공유 경제가 모호하고 잘못된 명칭이라며, 대신 ‘접근 경제(Access Economy)’라는 용어를 제안하기도 한다.공유 경제가 본격적으로 조명받게 된 계기는 바로 에어비앤비(AirBnB)의 등장과 관련이 있다. 2008년 8월 브라이언 체스키와 조 개비아, 네이선 블레차르지크 등이 공동 창업한 에어비앤비는 숙박시설과 여행객을 연결해주는 서비스 모델을 통해 공유 경제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입증한 바 있다. 이와 함께 2010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된 우버(Uber) 서비스는 공유 경제의 또 다른 성공 모델로 각광받았다. 스마트폰 앱으로 택시가 아니라 일반 차량을 배정해주는 교통 중개 서비스인 우버는 우리나라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카카오 카풀과 개념상 거의 동일하다.공유 경제의 장점은 말 그대로 재화를 공유함으로써 얻게 되는 자원 절약과 환경보호, 비용 절감의 측면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공유 경제의 유용성에 주목하는 이유는 사회적으로 공동체 의식과